악기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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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기바리.
동아시아사,세계사 아쎄이들의 악기를 키우는 전통.
개념 1바퀴를 끝내고 나서 교사들 앞에서 기출이나 N제를 그냥 펼쳐놓고 제대로 풀 새도 없이 악으로 몇 천 문제씩 풀어야 한다.
철모르던 아쎄이 시절, 나도 빙 둘러앉은 교사들 앞에서 기출과 각종 N제를 거의 1천 문제를 풀어야 했고
까끌까끌한 종잇장을 허겁지겁 침도 없이 넘기느라 손가락이 까져서 계속 아렸다.
300문제 쯤 푸는데 목구멍에 ㅈ나 맛없었던 ㅈ반고 급식이 확 느껴지면서 삼킨 급식이 속에서부터 올라왔다.
위액 섞인 급식을 물고 얼굴이 벌게져서 있는데
황근출 선생님이 호랑이처럼 달려와 내 가슴팍을 걷어차고 귀싸대기를 올려붙였다.
당연히 입에 머금고 있던 토사물은 책 위에 뿜어졌다.
나는 그날 황근출 선생님께 반병신이 되도록 맞았다.
구타가 끝나고
황근출 해병님이 책 위에 떨어진 급식 토사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악으로 먹어라. 네가 선택해서 푼 동아시아사, 세계사다. 악으로 먹어라"
나는 공포에 질려서 무슨 생각을 할 틈조차 없이 토사물들을 주워먹었고
황근출 선생님의 감독 하에 갈등과 화해 파트까지 전부 풀었다.
그날 밤에 황근출 선생님이 나를 불렀다.
담배 두개를 입에 물고 불을 붙여 한 개비를 건네주며 내게 말했다.
"실수로 틀린 네 문제지를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여기는 너희 집이 아니다. 아무도 네 실수를 묵인하고 넘어가주지 않아. 여기 쌍사가 없는 종합학원에서뿐만이 아니다. 사회가 그렇다. 아무도 네가 틀린 것들을 알려주고 넘어가주지 않아. 그래서 무슨 일이 있어도 악으로 깡으로 이 악물고 사는 거고, 그래도 실수를 했다면 네 과오는 네가 1년을 더 다니면서 되돌려야해.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그래서 다시 풀라고 한 거다."
"명심해라, 쌍사러는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그날, 나는 소주를 먹지 않고도 취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난 그날 쌍사 N제의 해병정신을 배웠고 해병정신에 취했다.
황근출 선생님의 말씀처럼, 우리 학원에는 쌍사가 없다. 여기서 도망쳐 서울에 있는 학원을 알아본다는 것은 자신의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다. 쌍사가 없는 학원을 선택한 것은 오로지 나의 판단에 의한 것이다. 쌍사가 없어도 그 학원에서 악으로 깡으로 이악물고 문제를 푸는 재수생들이 많은데, 그저 내가 하는 두 과목이 없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학원을 옮기는 것은 부모님에 대한 불효요, 쌍사를 고른 내 선택이 불러온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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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럽습니다..ㅈ반고 시절엔 한국사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는데 지금른 질문할 사람도 없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