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기자 [1035341]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2-08-09 00:42:14
조회수 831

누가 대단하다거나, 누가 뛰어나다거나... 그런 것보다 다같이 수학하는 것을 꿈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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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쉬운 수학을 해도 좋다고 생각했다.


내신 수학....

친구들과의 유대....


하지만, 결국은 경쟁이었다. 서로 자기가 뛰어나다며 우기며 싸우기 바쁘고,

좋은 학벌이라고 자랑하고...


'그게 전부, 나는 단지, '즐겁게 수학을 토론' 하고 싶었는데.....,'




나는 국어, 영어를 못 했다. 스스로도 인정한다.


과탐을 물2 화2 를 선택하는 아이들이 모인 반,

반 9등, 11등, 14등이 UNIST (울산과학기술원) 에 진학하고, 부반장이 반 2등으로 연세대 의대를 갔다....

전교에서 뛰어나다는 애들은 모두 모여, 지금의 자사고를 훨씬 상회하는,

과학고를 쫓아가려는 아이들이 모인 반.....




나는 고3 때 거기에 있었다.


반에서 수학 경시대회를 고3 까지 팠던 학생은 전교에서 나 뿐이었다.

수학 올림피아드.... 국어, 영어를 망치면서 내신을 버리면서, 나는 수학적 깊이를 얻는 것이 너무나도 즐거웠다.


반 친구들은 모두 좋은 아이들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교실에서 웃고 떠들고, 수학 문제를 주고 받고....




하지만 졸업장을 쥔 순간... 모두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집요하게 연락을 하자, UNIST (울산과학기술원) 에 진학했던,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너한테 속았다...' 라고.... 너도 수학 경시대회도 하고 하니, 우리처럼 뛰어난 엘리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UNIST 면접장에 온 너를 봤다. 교수가 너에 관해,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이유를 물으니,

자기가 제멋대로 면접을 끊어버리고, 나가버렸다... '라고.....


그 날 교수는 내게, '우리는 수학 계산만 잘 하는 학생은 그다지 필요없는데....' 라는 말을 했다.

그 말에 나는 수학에 관해 나만의 새로운 생각을 전개했다. 그걸 듣고, 교수는 오! 껄껄껄 공부 얼마나 잘 했어요?

라고 말하였고....


나는 국어 영어도 망치고, 화학2 도 망쳤기에, 그냥 나가버렸던 거였다...


'네가 우리한테 실력도 안 되면서, 비빌려고 했다는 게 소름돋는다.' 라는 말을 했다....




솔직히, 수학에 공부하는 시간의 절반만 다른 과목에 신경 썼어도 그 지경이 안 됬다.


하지만, 그런 소리를 하고 있다가는, 가장 최정상의 실력은 될 수 없을까봐 겁났다....


그리고 다른 과목을 모두 버리고 수학만 파면서, 극단적으로 올림피아드도 파보고, 영재고 커리큘럼도 파봤다.


영재학교 교과서는 검인정교과서협회에 끈질기게 설득해서 얻어냈고 (본래 학교 재학생이 아니면 구할수도 없었다.)

나머지는 중고나라에서 샀다.




........ 나는 나만의 길을 가야 했다. 나는 왜 수학을 그렇게 집요하게 공부했는가?


친구들과 즐겁게 수학 토론을 하는 게 좋아서? 아니었다.....


나도, 물리, 화학, 생명과학을 나만의 수학적 사고로 재해석하여, 모든 자연과학을 수학으로 만들고 싶었었다.


하지만, 헛된 망상인지도 모르겠는 것이, 내 주장이 맞다 틀리다, 다들 아무 말이 없다....

그 날 UNIST 의 어느 석좌교수만이, 내가 말도 안되는 발상을 했다며 칭찬해 줬다....




....... 지금에 이르러, 나는 내 길을 찾아야 한다. 그 때의 명문대에 진학했던 친구들을 뛰어넘겠다는 생각보다는,

나는 단지 최정상의 실력이 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수학적 지식을 끌어모아서,

할 수 있는 모든 자연과학을 수학으로 재해석하는 일이 하고 싶다.


화학적 반응부터, 체내의 단백질 합성과 분해, 그 외 유전물질에 이르기까지,

때문에 시뮬레이션 위주로 생명과학을 배우며 컴퓨팅과 연계하려 했고,

화학은 분석화학 위주로 이 세상 모든 물질을 탐구해나가는 것에 포인트를 두려 한다....




........... 그러려면.....


그런 말도 안 되는 비정상적인 것을 해내려면,




수학은, 남들처럼 하면 안 됬다.


세계 각국의 올림피아드는 기본이고,

각기 어려운 새로운 발상을 모아놓은 새로운 모든 서적을 계속 탐구해나가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학적 능력을 길러야 했다.




그런데..... 학원 일은 그게 맞지 않았다.....




지금에야 돌이켜 본다면......

왜 이 아이들은,


그 끔찍한 경쟁 속에서도,,,,,,, 단지 웃고 떠들고 놀기만은 좋아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공부하고 싶어도, 기초수급 가정에, 부모님은 낮은 학벌.....


,,,,,,,,,, 더군다나 엄마는 당뇨병에..... 병원 신세........ 하아................




더군다나 집에서는 매일같이 부부싸움에, 지속적인 구타에 노출되기도 했다.


그런 집의 연속에서도, 필사적으로 살아 온 나는....


떠들고,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 속에서, 나의 인생이 농락당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렇게 망가져도 되는가? 여기까지 얼마나 필사적으로 살아왔는가?




............ 그것을 생각했더니, 답은 나왔다. 내가 망가지더라도, 남들이 내가 잘못됬다고 손가락질 하더라도,

나는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야만 했다....


아무도 없다, 다들 내가 잘났다, 내가 명문대다 떠들기만 하고,


내가 추구하는 어려운 수학 문제를 묻는 순간에 다들 입을 닫아 버린다.


그리고 이런 걸 몰라도, 서울대/카이스트/포스텍/ 의대 등.... 일류 명문대 다 갈 수 있다고만 말한다....




애초에 나와 갈 길이 달랐다.....


나는 나와 교류할 누군가를 쫓아 명문대를 추구하였다.


남들처럼 잘났다고 자랑하고 싶은 것이 아닌.....




그 날 처럼...... 고등학교 고3 교실에서처럼, 다들 즐겁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토론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최근에서야 깨닳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좋으니, 나는....... 그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글을 남기게 됬다. *(어쩌면, 더욱 망가져가는 내 모습에 더욱 반감이 들 수도 있고,

더욱 잘못됬다고 지적질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자아는 결국, 나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쪽을 택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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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학문제싸개 · 502715 · 08/09 00:46 · MS 2014

    누군가 "낭만"이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이 글을 보여줘도 괜찮지 않을까?

  • 끝까지뚜벅뚜벅 · 883005 · 08/10 09:58 · MS 2019

    동네 포장마차에서 마티니, 꼬냑을 내놔라고 하는 느낌입니다. 원하고 절실하면 좋은 환경으로 가야죠. 서울대 수리과학부 목표로 다른 과목들도 같이 공부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거기 가보면 아저씨같은, 혹은 더 뛰어난 사람들로 지금 원하는 공부 원없이 할수 있을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