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공 일기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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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ck'이란 자료구조가 있다. 입구는 열려있지만, 출구는 막혀있어서 가장 마지막에 들어온 자료가 첫번째로 꺼내지는 선형적 구조인데, 이 구조는 수많은 컴퓨터 시스템에 많이 차용되곤 한다.
컴퓨터 시스템은 아니지만, N수를 통해 스스로가 이 구조의 마지막 자료처럼 될 수 있다면, 그것이 꼭 '시간 낭비'에 그치지는 않는다고 자부한다.
가장 느린 것 같지만, 실상은 가장 빠른 길.
가장 늦게 들어온 것 같지만, 가장 빨리 나가는 길.
N수를 미화할 생각은 죽어도 없다. 하지만, 삶을 살아보니까 그렇더라. 4수를 겪어보니까 그렇더라. 그때는 틀린 줄 알았는데, 지나보면 나는 그저 다른 것이었더라. 어떤 선택을 하든 간에, 그 선택을 내린 자신을 믿고 존중하고, 위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더라. 수능 성적표에 찍힌 거대한 숫자들은, 끝내 그런 나를 굴복시키지는 못하더라.
대입 체제에 찌든 좀비가 되느냐, 남과는 다른 방향과 장소에서 스스로의 자존을 기르느냐의 문제다. N수라는 건.
유베이스와 노베이스라는 기준치로 이 시공간을 나누기엔,
젊음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은 너무나도 원대하다. 성적이 좋다고 해서 과연 'Stack'의 Top이 될 수 있을까. 아니. 이미 그런 세상은 끝났다. 세상은 '서울대'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서울대'를 비웃을 수 있는 독창성을 가진 문제아를 원하지 않는가. 점차, 다양성과 창의성에 대한 담론이 사회를 적시면서, 근대가 발판 삼았던 '학벌'이라는 카르텔이 무너지고 있다. 그러기에, 젊음의 힘은, 명찰로부터 나오는 것이라 보기가 힘들다. 적어도 지금은.
내가 생각하기엔 성적은 조금 안나오더라도, 또 수능을 처절히 망치더라도, 내적 성장과 자존이 삶의 동상이 될 때, N수라는 것은 가장 빠른 길이 될 것이고, 가히 'Top'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 N수의 종점에서 성적에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보는 주의다. 조금 부족해도, 대학으로 내달려. 아니, 대학이 아니어도 좋다. 나만의 시공간으로, 미래로 내달려. 성적보다도 중요한 것이 자존이고, 그것으로부터 나오는 나만의 특별함, 그리고 방향성일 테니까.
저기, 하늘에 호올로 빛나는 별은 어두운 지금도 빛의 속도로 나에게 달려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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