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쿠트 [1102657] · MS 2021 · 쪽지

2022-06-29 21: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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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사태] 현재 전황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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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베르쿠트입니다.


지난 3월 이후 거의 전쟁 상황 업뎃을 안해드렸는데, 마침 시간도 나는 겸 해서, 지금까지의 전황을 전선별로 분석해드리고자 합니다. 구독료 및 잘 봤다는 의사표시는 좋아요로 받겠습니다.




1. 오데사 일대

 사실상 러시아군이 장악할 방법은 사라졌습니다. 종전때까지 오데사항을 봉쇄시키는 현 상황이 최선으로 보이며, 그로 인해 괜히 러시아군이 오데사항 앞바다의 뱀섬에 병력을 계속 꼴아박는 것도 그 이유입니다.


 3월 말 베르단스크 항 공습으로 상륙함이 제대로 깨진 것이 오데사 장악 작전이 어긋난 것이었고, 4월 중순의 모스크바함 격침은 이에 쐐기를 박았습니다. 당장 터키가 보스푸르스 해협을 봉쇄한 상황에서, 러시아군이 추가로 증원할 수 있는 해군은, 빈약한 카스피해 분견대 병력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피격당한 배들의 유의미한 전력이 될 수는 없구요.


 터키가 보스푸르스 해협을 열어주면 러시아로써는 해볼만 하겠지만, 안그래도 이번 전쟁 때문에 매설된 기뢰 등으로 타격을 입어 짜증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미국에게서 스웨덴&핀란드의 나토 가입 조건으로 쿠르드 반군에 대한 테러단체 지정과 f-16의 개량을 약속받은 상황에서, 터키는 현상황을 지킬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오데사가 완전히 안전한 건 아닙니다. 트란스니스트리아 지역의 병력은 오데사 좌측의 부자크 지역과, 르비우-오데사를 잇는 도로, 루마니아-우크라이나를 잇는 도로 등을 위협할 수 있지만, 그 병력은 고작 1500명이며, 그마저도 전쟁 개전 이후 봉쇄로 인해 증원이 막혀버린 상태입니다. 칼리닌그라드는 배로나마 증원이 가능하지만, 여기는 그런거 없습니다.


2. 헤르손-미콜라이우 전선

 러시아군이 헤르손 일대에 교두보를 만들고, 미콜라이우 동안을 점령하기까지 했지만, 미콜라이우 일대에서 철수한 이후로 지금까지 아주 큰 변화는 없습니다. 


헤르손 지역이 크림 반도로 가는 물을 제어하고, 또 러시아군에게 점령된 주요 도시 중 하나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높은 편입니다. 또한 미콜라이우의 경우 이 도시를 함락할 시 오데사로 가는 육로 및, 북쪽으로 올라가는 루트를 열수 있게 됩니다.


우크라이나군이 몇차례 공세를 하고 있긴 하지만, 러시아군이 방어테세로 들어가서 그런지 별 소득이 없습니다. 그나마 우크라이나군이 유일하게 병력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는 지역이나, 기계화비율이낮은 우크라이나 군에게 이 지역에 대한 공략은 힘든 점이 많습니다. 가끔씩은 헤르손 남쪽의 드네프르 강에서 막았었다면…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3. 자포리자 전선

 제가 없는 동안, 마리우폴은 함락되었습니다. 뉴스에서는 5월 중순에 공식 항복했다고는 하나, 실제로 병력 이동으로 볼 때는 4월 말 즈음에 아조프스탈 일대로 후퇴하면서 끝난게 맞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러시아 측 군대가 꽤 갈린건 사실입니다만, 우크라이나 정예군 수천명도 포로가 되거나 갈려나간 점도 감안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양측 다 피를 너무 흘렸으며, 러시아군의 원 목표가 아조프 해 일대를 빠르게 장악하는 것, 그리고 옆도시인 베르단스크와 멜리토폴의 장악 시점과 비교하면, 러시아군에게 아픈 승리가 된 건 맞습니다.

 러시아군 입장에서 전선 후방의 베르단스크와 멜리토폴은 친우크라이나 파르티잔에 의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유의미한 피해가 일어난 지역으로, 헤르손 지역의 우크라이나 공세를 막기 위해 이 지역의 병력들을 헤르손 일대로 재배치하면서, 이런 상태는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안막기엔 뭐한것이, 이 지역 철도망이 아작나면 돈바스 점령지와 크림반도를 잇는 교통로가 박살나는 거라… 현재 시리아군(님들이 아는 아사드의 시리아군 맞음)을 동원해서 치안유지를 시킨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이 지역이 꽤나 문제되는 건 맞나봅니다.


4. 포파스나 일대(돈바스 전선 남부)

 5월 중순, 포파스나 참호선이 붕괴되었습니다. 사실 이 지역은 2014년 돈바스 위기 때 우크라이나군이 참호를 쌓고 8년간 그 방비를 굳게 한 지역으로, 주변 지역보다 고지대+그나마 평지 지역 중 도심지라는 스탯으로 개전 후 3달 동안 방어를 하고 있었습니다만,결국 러시아군이 뚫어내었습니다. 

 사실 이 지역이 저는 큰 위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포파스나 방어선을 나와서, 진격할 수 있는 방향이 다양합니다. 밑에서 말할 이지움 지역의 돌출부와 연결하여, 돈바스 지역에서 가장 거대한 포위망을 만들수도 있었고, 혹은 포파스나 방어선에서 우측으로 틀어서, 당시 세베로도네츠크 등의 방어병력들의 남쪽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고, 돈바스 전체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초기에 비해 지금은 포파스나 일대의 공세여력은 매우 줄어든 상태입니다만, 밑에서 말할 졸로테 포위망 등으로 미루어보아, 아직도 위협이 되는 요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5. 세베로도네츠크 일대(돈바스전선 중부)

 이 글을 쓰는 현재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군에게 남은 돈바스 지역의 주요 도시는 리시찬스크, 크르마토르스크, 슬라뱐스크 등이 있습니다. 개인 입장에서, 러시아의 목표인 돈바스 장악의 마지막 스텝은 크르마토르스크 일대라고 봅니다. 2014년 돈바스사태 이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주의 주도였으니까요.

 리시찬스크 일대의 경우, 사실상 러시아군이 다 잡았다고 봅니다. 리시찬스크를 방어하던 남쪽의 졸로테라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포위를 당했습니다. 얼마나 갇힌건진 모르겠는데(사실 각자 측마다 주장하는게 너무 달라서), 대강 수십~수백 정도는 갇힌 것 같으며, 졸로테를 방어하던 병력들이 모두 괴멸당하진 않은 것으로추정됩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러시아군이 리시찬스크를 점령하는건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하지만 크르마토르스크까지 가는덴 시간이 걸립니다. 일단 리시찬스크 등의 크르마토르스크 우측의 도시들을 모두 먹고, 전투로 인한 피해 및 누적된 피로를 회복해야하는 것도 필요하니까요. 


6. 이지움 일대(돈바스 전선 북쪽)

 주요 거점인 이지움은, 러시아군이 22개 btg를 꼴박해서 4월 중순에 점령했습니다. 이때 이지움에서 모인 대규모 병력들이 돌출부를 만들었으나, 만들기가 무섭게 공세능력을 상실했습니다. 하지만, 존재 자체로도 위협적이기에, 우크라이나군은 이 돌출부의 측면을 공략하는 것을 시도하고는 있죠. 이지움 일대의 돌출부 그 자체가 이제 하는 일은 현재 기준으로 얼마 없어보입니다. 오히려, 지금까지 돈바스 일대에서 그나마 잘해온 전선은 돈바스전선 남쪽과 동쪽이니까요.

 4,5,6번을 통틀어, 돈바스 전선에 대한 제 의견을 말씀드리자면 결론적으로는, 돈바스 일대에선 러시아가 앞서곤있으나, 언제 끝날진 모르겠다입니다.


7. 하르키우 전선

 돈바스가 끝난다면 러시아군이 노릴 거 같은 다음 목표이지만, 상태가 영 좋진 않습니다. 개전 직후 하르키우 시내까지 진입했던 러시아군이지만, 국경 50키로 앞의 도시조차 먹지 못하는 건…말을 맙시다 그냥.

 현재 기준으로는, 러시아가 그나마 있는 병력도 돈바스로 집중시켜서, 하르키우에 대해선 우크라이나가 승기가 있다고 봅니다. 물론 잠깐이긴 했지만, 전쟁 전 국경까지 우크라이나군이 도달하기도했었구여. 러시아도 하르키우 공략에 동원한 병력들이 큰 손실을 입었기에, 현재는 국경 너머에서 포격을 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을 견제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군도 돈바스에 집중하느라, 하르키우 전선은 부차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거 같아보이구요.


8. 변수

 개인적으로 4월달부터 군사적으로 분수령이 된 지점을 뽑아보라면, 키이우 전선에서의 러시아군의 성공적인 철수, 러시아군 총사령관의 교체,그리고 최근의 러시아군 총사령관의 재교체 등이 있습니다.

 4월 중순에 돈바스 전역과 동시에 새로 임명된 러시아군 총사령관의 전략은 어느 정도 유효했습니다. 튼실한 화력을 바탕으로 서서히 밀어나가는 점에선 말이죠. 그렇게 돈바스 전선에서 승기를 잡았구요. 하지만, 이 점이 푸틴을 자만하게 만든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 총사령관이 바뀌었는데, 개인적으로 이건 푸틴의 패착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나마 잘하고 있는 총사령관을 갈아치우는 건 도대체 무엇일까요.

 경제재재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으실텐데, 러시아 자체가 국력이 국력이니만큼 직접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을 겁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타격이 꽤 심할꺼고, 중국에 경제적으로 예속될 거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서방과 러시아 중 어느쪽이 더 버티냐의 싸움에 되어가는 건 사실입니다. 물론,서방은 자기들은 살이 깎이는 수준을 예상했고, 러시아는 중상을 입는 것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서방은 근육이 다치면서 근육통이 좀 심하게 왔고, 러시아는 팔 하나와 다른 신체기관 일부가 아작난 수준입니다. 장기적으로 볼 땐 하지만, 러시아의 상황은 악화될 겁니다. 당장 러시아의 교역 비중 중 중국 및 인도의 비율은 늘어나고 있으나, 이들은 련재시세보다 엄청나게 후려쳐가며 받고 있어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득될 게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국이 간보는 입장에서, 전후에 언젠가는 중국이 경제적으로 러시아를 침탈할거라는 것은, 러시아 수뇌부들도 알고 있고, 두려워 합니다.


9. 사상자 등 비율 추정

 글쓴 당시를 기준으로, 우크라이나 군에서는 35000명 정도의 러시아군 측 전사자를 주장하지만, 당연히 뻥카가 들어가있습니다. 그렇다고 러시아군 발표를 믿느니 안듣는게 낫구요. 흥미로운 점은, 도네츠크 반군이 제시하는 수치는 꽤 정확해서, 양측의 옹호자들에게 공평하게인정받고 있다는 겁니다. 이점 등을 고려한 제 뇌피셜로는, 현 시점기준 2만 명~2만 5천명 언저리라고 봅니다. 절대 적은 수치가 아닙니다. 3달 동안 2만 5천명이라고 치면, 하루에 150명 가까이 죽는거니까요.

 우크라이나 측 사상자에 대해서도 말이 있고,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주장하는 수치가 있지만, 프로파간다로 생각하고 여러가지로 계산해보면, 대강 1만 5천에서 2만 사이가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돈바스 전역 이후로 피해가 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략 교환비가 1:1.5 정도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측에서는 러시아가 교환비에서 압도한다거나 등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다만, 러시아가 초기의 촉수메타를 줄인 이후로 사상자 증가가 줄은 건 맞습니다.


10. 결말?

 개인적으로는 전쟁은 이번 겨울 내로 종전 못하면 전선이 돈바스 지역을 러시아가 먹고, 현재 상태에서 고칙될 거 같습니다. 마치 핀란드의 동카렐리야처럼, 아마도 돈바스는 러시아가 가져갈 것이라는 게 제 의견입니다만.

 문제는 러시아가 이 땅을 얻고 장기적으로 얻는 이익이, 이번 전쟁에서 흘린 피보다 많냐는 겁니다. 당장 우크라이나의 흑해 접근 차단도 실패했고, 우크라이나를 자극했다가 스웨덴과 핀란드가 나토에 들어갔으며, 유럽이 단결해버렸고, 자국은 웃음거리가 되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결말도 겨울전쟁처럼 될꺼고, 전후 취급도 겨울전쟁 당시의 소련처럼 될껍니다.


P.S. 궁금한 점은 댓글로 달아주세요. 제가 너무 두서없이 글을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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