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리 [936072] · MS 2019 · 쪽지

2022-05-14 08: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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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허리병신되고 만기전역해서 억울해서 반수하는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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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간 말년병장 ㅎㅇㅎㅇ


원래 내가 고 3(19년도 때) 공부하다가 스트레스 심하게 받아서 수능 끝나자마자 발목에서 종양 제거 수술 받았었거든

그 이후로 어머님도 몸 아프고 나도 몸 아파서 현역 정시 3합 6 맞춰놓은 거 가지고 건대 붙어서 1년 다니다가 2학기때 학점 썰리고 종강 3일만에 12월 군번으로 군대 들어감



1. 허리디스크


군대 가기 전까지는 꼴에 과외로 돈 번다고 힘든 일도 안해서 허리 아픈 일이 하나도 없었는데 신병 교육대 들어가고 나서 단체기합 받다가 2, 3일 후부터 다리가 땡기고 아프더라?


근데 이걸 단순 근육통인 줄 알고 그냥 버티면서 지냈고 자대 가서도(월급루팡) 군의관이 "어차피 우리도 다리아픈 이유 모르니까 못참겠으면 외진 가라" 했었지.

일병 초봉~ 일꺾(5호봉) 될 때 까지 수통은 한번도 꿈도 못 꿨고 오히려 뜀뛰기 뛰고 기초체력 운동 빡세게 하니까 오히려 버틸만 해서 하루에 구보 5키로씩 하고 다녔었다.



잠깐 허리 디스크 통증에 대해서 얘기하고 가자. 


일반인들은 허리 디스크가 있다고 하면 그냥 허리가 아파서 앉아있는게 힘들거라고 생각하지만(그게 맞음)

반대로 척추 디스크가 수핵이 비정상적으로 튀어 나와서 척수 신경 오른쪽 왼쪽 중 하나 이상을 압박하는 증상이  잇음. 그걸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함. 나는 허리 통증 보다 다리 통증이 훨씬 더 심했는데 다리에서 뇌로 이동하는 척추 신경 중 요추 4번, 5번이 좀 심각하게 디스크가 허리 신경을 눌러버렸지.



2. 훈련은 훈련대로 하고, 아픈건 아플대로 아프고


8월에 전투장비 지휘검열(운전병이라서 차량들 맨날 수입, 정비함)

9월에 XXX전술 훈련 (전투준비태세+ 추가점령인데 나랑 선탑 간부 혼자 중대 창고에서 1.5톤 정도 되는 짐을 소산지까지 다 상하차해서 싣고 가는 것만 3번 반복했지.)

10월에 호국 훈련: 전 군이 모두 하는 훈련이라 따로 군사보안을 지킬필요는 없어 보이네. 이때도 불편한데서 자고 상하차도 많이 했다.,



11월 대망의 유격 훈련 


가장 ㅈ같았던 훈련. 훈련하는 동안  PT체조랑 급속행군 전장순환 운동만 주구장창 했고 이때 상병 3호봉인데다가 최선임 병이라서 편할 줄 알았는데 우리 짬 아래로 싹 다 부상 + 처음 받는 훈련에 멘탈 터져서 최선임병이라 유격 열외 하고 싶었어도 애들 끌고 가면서 훈련 참여함.


이때 PT 체조 8번 11번 주구장창 하면서 허리가 뚜둑 하는게 느껴졌는데 마침 근처에 허리 삐어서 앰뷸 실려가는 병사 보고 나는 이정도로 아프진 않구나 했고 계속 훈련 받았지.

근데 이때부터 허리통증도 생기고 다리통증도 많이 심해졌다.


결국 12월 휴가 나가서 예전에 갔던 대치동 정형외과 가가지고 엑스레이 한번 찍어봤는데 바로 허리디스크라더라.

그거 듣고 " 아..."소리밖에 안나오데.


1월에 혹한기 훈련하고 훈련 끝나자마자 수도 병원 가서 진단서 제출하고 허리 MRI 를 예약해서 2주간 기다렸는데///



3. 부대에서 코로나 200명 넘게 터짐 ㅋㅋㅋ


부대에서 부사관 간부들끼리 영외로 점프 뛰어서 놀러갔다가 그대로 확진 떴는데 하필 2개 대대 간부들이 몇명 빼고 싹 다 걸려버리고 용사들도 싹 다 걸렸다.

수도병원 가는 외진 배차는 싹 다 짤려버리고 부대에서 생활관에서 확진자 발생하자마자 건물 안에 간부 용사 할 것 없이 격리했는데 나도 결국 걸려버림 ㅋㅋㅋㅋ

그 떄 행정고시 1차 준비하고 있었는데 시험 4일 전에 걸려가지고 시험도 못보고 멘탈 겁나 꺠졌지 아마.


2월을 그렇게 보내고 3월에도 긴급 파견 투입되서 요리왕 비룡이 되었다. 계속 서서 일하고 그랬는데 다행히 쓰레빠 신고 일하니까 버틸만 했다.


4월이 되고 나서야 MRI를 찍고 5월 2일 결과가 나왔는데 허리디스크가 엄청 심하데. 말년 병장이라 안타깝지만 의병전역을 해야한데



?????????병장 3호봉에 의병전역? 그게 맞아?


내가 병원 군의관한테 그 얘기 듣고 나서 원래 남들한테 싹싹비는거 절대 안하는데 진짜 무릎꿇고 싹싹 빌었다.


내가 잘못을 한것도 아니지만 내가 전역전 휴가 나간 기간동안에 입원해가지고 4일동안 입원해서 의무조사를 받아야하는데 내가 병장 3호봉에 의병전역 할 생각은 없고 그대로 휴가 소진하면서 만기전역해야하는데 그럼 휴가가 몸 아프단 이유로 4일 넘게 잘리는거지.

그래도 우리 소대장님이 나 기본권 보장 받아야 한다고 의무장교들이랑 10분 넘게 싸워서 전역전 휴가가기 3일전에 퇴원할 수 있었다.


결국 MRI 상에서는 척추관 협착증이 심해서 50%가 넘게 협착되면 의병전역인데 나는 64%래. 괜히 다리 아픈게 아니더라고. 걸어다닐때도 우측하지 다리 아프고 차렷자세로 1분넘게 못 서있었으니까.


결국 나는 전역 후에 허리디스크 수술 받고 보훈대상자나 국가유공자 등록 요건이 되서 심사받을 계획이다.

군대에서 받은 고통은 평생 갈게 뻔하니까.


이번주 목요일날 결국 수도병원에서 휴가출발했다.

근데 부대 간부님들한테 인사 못드려서 부대 들렀다 집가니까 5시 되더라. 그래도 인사 드릴 사람들 많아서 잘했다 생각이 든다


금요일날에 남부터미널 21세기 병원에서 진료 받으라 해서 진료 봤는데 얼떨결에 입원해버려서 신경 성형술 받았다. 수술비 대충 250만원 나왔던데 여기 의사 선생님이 너무 잘 해주셔서 다리 땅기는게 거의 80% 이상 사라졌다.

5월부터 반수하기로 생각해서 허리 다리 아픈거 어떻게 버틸지 걱정 많았는데 3~4개월은 끄떡 없겠다.


아무튼 난 좀이따 퇴원하고....

 이틀 후에 대치동 러셀 들어간다. 

머리짧고 커블체어 들고다니는 아저씨 있으면 난 줄 알고 군대 질문해봐라 ㅋㅋㅋ



내 주변에 신검에서 공익 면제따리들 엄청 많길래 가라로 군대빼는거 이해 안 갔는데 이제는 이해 할 만하다

그래도 군대에서 배우는 건 많으니까 꼭 군대에서 다치지 마라


다치면 서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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