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ssy 경제학 [1143880] · MS 2022 (수정됨) · 쪽지

2022-04-30 22: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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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매 칼럼] 1. 문장 짜임, 어떻게 풀어야 하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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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PROLOGUE


언매는 크게 나눴을 때 언어와 매체로 나뉩니다. (최근에 직접 풀어봤는데 매체 문제는 제가 이전에 보여드렸던 화작 칼럼에서의 문제 방식과 상당히 유사하게 풀립니다. 시도해보시길ㅎ)


다시 언어는 말하기와 쓰기로 나뉘는데, 말하기는 음운의 변동을 위주로 쓰기는 문장 구조를 위주로 공부를 하게 되죠.


문장 구조는 형태소 단위, 품사 단위, 단어 단위, 문장 단위로 나뉩니다.


그 중에서도 단어 단위로 이루어지는 문장 짜임에 대한 접근법을 소개해드릴게요.



2. PLOT


학창 시절 주변을 둘러보면(저 때는 국어가 통합, 수학이 분리된 시절이었습니다.)

주변의 거의 모든 친구들이 언매 공부를 할 때 인강 강사들이 준 예시를 벅벅 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가 없었죠. 우리가 평생 살면서 써 온 언어를 도대체 왜 외워서 풀려고 하는 것인가. 국어는 한국인의 본능이고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건데...




여기서 누군가가 질문을 던집니다. 그럼 언매 틀리는 샛기들은 한국인도 아니냐?



아 이게 아니라;;


언매는 절!대! 단순 암기로 푸는 것이 아닙니다. 극히 일부의 예시를 제외하고는 정말로 저희가 경험적으로 느낄 수 있는 체계를 바탕으로 이해를 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합니다. 다 외우기에는 그정도의 암기량을 감수하면서까지 얻는 이익이 크지 않으니까요.



정말 간단한 예시를 들어볼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음 체계표를 그냥 외웁니다. 네, 그냥 외우죠.




사실 저도 외웠습니다. 하지만 그냥 외우는 것과 이해를 하는 것에는 정말 큰 차이가 있죠.


ㅣ ㅔ ㅐ는 왜 고모음, 중모음, 저모음이냐? 아무리 발음해도 혀가 낮아지는 느낌이 안 나는데?


정확히는 혀가 낮아지는 게 아니라, 저 아래쪽으로 갈 수록 입이 벌어지면서 혀도 같이 내려갑니다. 다른 모음들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런 예시들은 범위가 정해져 있으니 암기를 하면 된다지만...




3. ANTIDOTE



철수 : 나는 다른 집이 좋다. - 관형사


영희 : 너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 형용사



이제 시작입니다. '다른'의 형용사와 관형사 용례 구분입니다. 사실 이런 건 암기로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똑같이 생겼는데 무슨 수로 구분합니까? 심지어 이런게 다른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그런', '헌', '외딴' 이외에도 존나게 많습니다. 이래서 이해가 중요한 겁니다. 단편적인 이해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며 사용하는 언어라는 것을 인지하며 전체적인 수준에서 말이죠.






누군가는 '다른'을 의미론적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관형어 '다른'은 OTHER로 해석되고, 형용사 '다른'은 DIFFERENT로 해석된다구요. 네, 훌륭합니다. 반쯤, 아니 어쩌면 7할은 맞는 답입니다. 저렇게 구분을 할 수는 있으니까요. 실제로 위로 들어준 예시도 그렇게 풀 수 있으니까요. 다른 집은 OTHER HOUSE이고 다른 생각은 DIFFERENT THOUGHT니까요. 근데 이게 왜 완벽한 답이 못되냐구요? 아래 에시를 봅시다.



스터딘 : 이것말고 다른 건 없어?



사시로 : 나는 너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구분해보던가. 못할 겁니다. 당연히. 어떻게 해석해도 DIFFERENT로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미경님 저는 C)가 OTHER로 해석되던데요?


미친;; 억지부리지 마세요. 저 두 예시는 문맥상 구분이 불가능합니다. 둘 다 OTHER이거나 둘 다 DIFFERENT면 그랬지 다르게 해석하는 건 받아들일 수가 없어요. 의미론적 해석이 이런 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저는 저런 풀이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거기에 대한 KEY로 저는 '서술성'을 제시하겠습니다.


다른을 의미상으로 구분하려고 하기 전에, 이미 저희는 '다른'이 하나는 관형사, 하나는 형용사의 관형어형인 것을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는 것으로부터 풀어나갑시다.(<이거 굉장히 중요한 태도입니다. 모르는데 알거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재수를 야기합니다.)



관형사 < 불변어입니다. 수식언이구요. 이 친구는 항상 이 형태로만 쓰입니다.

형용사 < 가변어입니다. 이 친구는 지 맘대로 형태 변환이 가능해서 우리 국어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입니다. 하지만 형태가 바뀐다고 자신의 본래 성격을 버리지는 않죠? 그중에서도 이 녀석의 특징은,, 서술성을 띄기 때문에, 완결된 문장에서 결코 혼자서는 쓰일 수 없다는 겁니다.


완결된 문장이라 함은 생략된 표현이 없음을 의미합니다.


말할 때 우리는 '싫어'라고 하지만, 글로 쓸 때는 '나는 민트초코가 싫어.'라고 써야 하죠. 수능 언어도 그래야만 합니다. 중의성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그럼 왜 형용사(+동사)가 혼자서는 쓰일 수 없냐? 서술어가 있으면 기본적으로 주어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 보십쇼.


나는 노래했다. < 노래하다는 주어를 필요로 하는 1자리 서술어입니다.

나는 노래를 불렀다. < 부르다는 주어, 목적어를 필요로 하는 2자리 서술어입니다.

나는 네게 여지를 주었다. < 주다는 주어, 목적어, 필수적 부사어를 필요로 하는 3자리 서술어입니다.


이렇게 각 용언들은 무조건 이런 걸 필요로 하고, 이것이 바로 관형사와의 차이가 되겠습니다.



스터딘 : 이것말고 다른 건 없어? - 관형사



사시로 : 나는 너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 형용사



바로 예시 보겠습니다! 하나는 관형사고, 하나는 형용사입니다. 형용사 다른의 원래 형태는 '다르다'입니다. 이 친구 서술어로 쓰이면 필수 성분 몇 개를 요구하죠? (필수 성분을 찾을 때는, 어색하지 않으면서 가장 짧은 문장을 상상하십시오.)


나는 너와 다르다. < 2개입니다! 주어, 필수적 부사어를 요구합니다. 필수적 부사어로는 부사격 조사 '와'를 사용한다는게 특징이죠!


스터딘의 발언을 봅시다. 이것 말고 다른 건 없어?


말고 < 이거 조사입니다. 네? 부사인지 조사인지 구분 어떻게 하냐구요? 네~ 이미 힌트 다 주고 있었습니다~ 조사는 앞말에 붙여쓰니까요. 이 친구는 완벽한 문장임에도 불구하고 부사어가 없으니, 관형어입니다.


사시로의 발언은요? 너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 필수적 부사어 '와'를 찾았습니다! 이 녀석은 형용사겠네요.



감이 조금 오시나요? 조금 빡센 예시 하나 더 보고 마무리하겠습니다.


1)

조안나 호두맛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이다.



2)

후루룩후룩(수의대지망생/관람객) : 사자, 호랑이 어딨나요?


돌아온 법과 정치(동물원 관리자/덕코 토토 총판) : 사자와 호랑이는 다른 동물원에 있습니다.


둘다 '와'가 있어서 구분하기 힘들죠? ㅋㅋ 이미 힌트는 다 드렸습니다.


이번에도 둘 중 하나는 관형사, 나머지 하나는 형용사입니다. 제가 바로 답을 공개하지는 않을테니, 의미상말고 문법상으로 구분해주시는 첫댓글께 10000XDK 드리겠습니다.





4. PERFECTION


뭐 따로 더 드릴 말씀은 없네요. 단편적인 예시를 들어주었지만, 이런 식의 접근이 오히려 암기보다 훨씬 더 효율적이면서도 깊이있는 공부를 할 수 있음을 꼭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다들 열공하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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