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실패하고 존경하는 분(박경철)에게 보낸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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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에 실패했네요..
고1때부터 평균 십여시간이상은 수능준비를 한거 같은데..
고3때도 어느정도 성적은 나왔지만 이상하리만큼 큰 꿈 때문에..
혹은 독학재수를 하는 기간 자체가 앞으로 제 인생에 많은 변화를 줄꺼라는 확신 때문에
아니면.. 아무것도 없는 제자신.. 대학으로 포장해서 좀 ‘폼’나게 살아보겠다는
부끄러운 이유일 지라도..
납득할 수가 없네요..
일년에 수천시간씩 공부를 하며
남들은 비범한 성공을 이룬다는 만시간을 노력해도
작은.. 사회로 가는 문하나 열지 못하네요..
물론 ‘성적’은 내가 아니죠..
‘성적’에 상관없이 열심히 노력한 ‘나’는 남죠..
근데
그걸로 언제까지 자기위안을 삼을 수 있죠?
대학타이틀이 중요하지않다면..
중요하지않은 것도 제대로 못하면 나중에 중요한건 어떻게 하죠?
공부만해왔는데도.. 공부도 못하는 정말.. 잔인한 상황속에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하는거죠..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 바꾸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하신적있는데..
도대체 이렇게 가다가는 어떻게 바꿀 수 있는 힘을가질지 모르겠네요..
또 뭔가가 잘못되어서 바꿔야 한다면..
그 전제는 ‘본인’이 뭔가가 잘못된지를 알고 있어야한다는건데..
그냥 책상앞에서 쭈구리(?)로 살아온 제가 알 수있는건
교육뿐이네요..
교육을 단순히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보는것도 좀 문제지만..
우리나라는 교육문제라고 하면 ‘무상급식’ ‘사교육경감’ ‘반값등록금’
사실상.. ‘교육‘이아니라 ’경제‘문제인것들 뿐이고
물론 저런것 들이 ‘기회’와 관련되있어서 우선순위가 낮은것들은 아니지만
저것만이 교육의 다라고는 못하겠네요..
투표권을 가진 학부모에게서의 교육이라고 해야하나..
진짜교육은 투표권이 없는것 같기도하고..
정작 교육을 결정할 수있으신분들은.. 수십년전에 교육을 받고 그 기억을 모두 잊으신분들이니..
원장님이 For the 청춘 이라면..
저는 In the 청춘 인데..
청춘이 가장 힘든 이유는..
누구나 다 알듯이.
‘안정적이지 않다’인거 같네요. 이런말이 가장 많이 들려오니..
물론 저는 저런 이야기에 살짝 부정적이죠..
안정만이 능사는 아니니..
하지만 우리가 ‘왜’ 안정을 원하는지 생각해보면..
사회가 너무 불안감을 조성하는거같네요..
고등학생에게 가장 안정적인 직업을 위한 발판은 ‘의대’인데
의대를 가도 십여년 이상은 공부해야하니 앞날이 또 멀고
또 현직의사들은 ‘예전 같지않다’ 소리만하시고 ㅠㅠ
회사도 대기업아니면 위태위태하다고하고
막상 대기업은 정년퇴임이 빠르다고 하고..
근데 도대체 전 이삼십년 전에는 있던 ‘안정’들이 어디갔는지 모르겠네요..
어디로 이동한것도 아니고 그냥 사라져버리다니?;;
경제학에서 행복이 가진것/욕망이라면..
우리가 욕망을 줄이지 못하는 것은 ‘상대비교’때문이 아닐까요..
인터넷에선 자기 잘난점만 말하니 상대적박탈감때문에;;
;;;
도대체 제가 무슨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방향’을 못잡겠다는 이야기 같네요..
교육이 ‘다수’를 향해야하고 교육을 받는 객체가 능동적으로 참여해야한다면..
학교도 좋지만.. 억지로 가는아이들도 많으니
지금 아이들이 좋아하는 TV나 인터넷을 이용하며 소통해보고 싶은데..
일단 대학에가서 공부해보려해도.. 이과라 그쪽으로 가기도 애매하고
참 난감한 상황이네요;;
으..
그저 결과에 상관없이 '노력'만 하다보면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질 수있나요?
물론 제가 말하는 결과가.. 바꿔야할 기득권을.. 갖겠다는건데..
저는 이거말고는 사실상 어떻게 해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밀란쿤데라가 말하길
청춘의 세가지 이름은
'연애, 시, 혁명' 이라는데
요즘 저를 둘러싼 환경이나
현재의 제 자신, 그리고 1~2년전의 제자신을 바라보면
쿤데라의 말에는 엄청난 통찰이 있다는게 느껴지네요..
참고로 박경철씨는 제 메일 수신확인도안함 ㅋ..
그냥 메일정리하다 있길래 신기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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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공무원 시험 보시는게 좋아요. 안정적이고 퇴직후엔 죽을때까지 연금도 나오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행시를 통해 장관ㅡ국회의원이 되시면 되는데...그럴 자신이 없으시면 요즘같은 세상엔 공무원 시험 추천해드려요
슬퍼요.
우리 청춘시대의 꿈이
언제부터 안짤리는 사람이라니..
글을 보니 그당시 심정이 지금의 저한테 오버랩되는 것 같네요...
그런데 막상 지나고보니 훨씬 더 성숙해지지 않던가요?
네.
현재에 최선을 다한다는 전제조건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