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트인 [834163]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2-01-19 22:06:36
조회수 1,074

오늘의 TMI: 뚫고 싶습니다, 4시간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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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김승리 패러디


우리는 어딜 갈때 고민합니다

버스? 지하철? 기차? 자동차? 비행기? 아님 걍 걸어가??

대충 거리에 따라 달라지겠죠

코앞이거나 걸어서 몇분 안걸리면 "까짓꺼 걸어가자"

도로가 막히는데 지하철 몇정거장이면 "지하철 타야지"

이것처럼 우리는 교통수단을 선택합니다

제목의 4시간의 벽은 기차와 비행기의 경쟁입니다.

본디 일본에서 시작된 용어로 고속철도가 4시간 이내로 갈 시 기차가, 그 이상은 비행기를 많이 탄다는 경향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기차와 비행기를 비교를 해보면 우선 기차역이 상대적으로 가깝습니다. 서울역과 김포공항만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보통 한국지리에선 문전 연결성이 좋다고 표현합니다.

그리고 철도는 상대적으로 정시성이 높습니다. 만약 엄청난 강풍이 분다면? 기차는 저속주행을 하지만 비행기는 결항됩니다.

아무튼 각각 일장일단이 존재하는데 사람들은 이를 분석했습니다. 과연 언제부터 비행기가 철도를 상대로 우위를 점하는가?


이에 대해서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다음과 같은 식을 만들어냈습니다.


여기서 x는 철도의 이동 시간이고, y는 철도의 점유율입니다.

해당 식의 그래프는 위와 같습니다.(그래프는 시간 단위인 60t 기준.)

그래프에서 볼 수 있다시피 정확히는 3시간 40분부터 점유율이 역전됩니다.


그렇다면 과연 어디 정도가 이에 해당할까요?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이를 쉽게 확인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은 좁은 국토의 특성상 그나마 가장 거리가 먼 경부선마저도 3시간 안으로 주파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은 섬인 제주도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선 철도가 항공기에게 점유율 우위를 가져갑니다.

실제로 2016년 서울-부산 간 여객 수송분담률은 항공 18%, 철도 69%로 철도가 압승을 거두었습니다.

한때 서울-여수, 서울-포항은 어느 정도 항공의 점유율이 있었으나 각각 전라선의 호남고속선 합류와 건철연결선의 경부고속선 연결로 KTX가 연결되면서 항공수요가 많이 감소했습니다.


한편 이 4시간의 벽이 가장 잘 쓰이는 사례는 아무래도 유래된 일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녀석이 바로 도쿄-히로시마 간 노선입니다. 도카이도 신칸센과 산요신칸센을 연결해 직통으로 갈 수 있는데, 현재는 고속철도가 68:32로 우위입니다.

철도 연장은 약 821km, 직선거리인 767km보다 약간 멉니다. 고속철도의 소요 시간은 대략 3시간 50분. 항공기는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항공기가 착륙할 히로시마 공항이 히로시마 시외에 있어서 점유율 하락의 원인이라고도 나무위키는 평합니다.


이번엔 홋카이도입니다. 도쿄-하코다테 간 노선입니다. 이 녀석은 항공이 29:71로 우위입니다.

도쿄-하코다테는 철도의 최단기록이 대략 3시간 57분일 정도로 사실상 4시간 이내 주파가 현재로는 쉽지 않습니다.

이마저도 모리오카역에서 소요된 5분을 제외한 기록입니다. 실제 기록으론 4시간 이내에 도달한 적이 없습니다.

고속철도 연장은 823km, 직선거리는 785km입니다. 항공기로는 약 1시간 20분이 소요됩니다.

도호쿠 지역의 일부 역 이북부터는 260㎞/h를 넘을 수 없고, 아오모리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 세이칸 터널에선 컨테이너 분리 문제로 140㎞/h 이상 주파를 금지시켰지만, 2020-2021년 연말연초에 일부열차에 한해 터널에서 210km/h까지 증속을 허용했고, 앞으로도 260km/h까지의 증속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홋카이도 신칸센의 개통, 세이칸 터널 통과속도 증속 등으로 4시간의 벽이 깨질지가 이슈거리입니다.


이번엔 미국의 보스턴-뉴욕 간 노선입니다. 철도 소요시간은 약 4시간 미만.

직선거리는 한국의 서울-광주 수준을 조금 넘지만, 여러 사정이 겹쳐서 경합중입니다.

비행기가 뜨는 JFK, 라과디아, 뉴어크 모두 뉴욕 외곽에 위치(뉴어크는 아예 뉴저지)에 있으며 맨해튼까지 거리는 대략 1시간 안쪽입니다. 또한 철도의 메인역인 펜실베이니아역은 맨해튼 한복판에 있습니다.

그럼 철도가 당연히 이겨야하는 것 아니냐 하실 수 있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철도가 느립니다.

나무위키에 따르자면 대부분의 구간에서 해당 철도는 120㎞/h 수준의 속도를 내며, 이 덕에 철도와 항공이 열심히 경합중이라고 하네요...


이처럼 철도와 항공은 오늘도 서로의 파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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