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에 인색한 사회, '사과의 기술'부터 배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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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권 문학칼럼]
왜 사과에 인색할까? 지식층, 권력층부터 사과의 기술을 배워라!
1
매일의 뉴스는 사건사고와 그에 따른 사과로 넘쳐난다.
최근의 몇 끔찍한 ‘사고’보다 더 인상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은
바로 사과의 내용과 태도에 있음을 유심히 보게 된다.
담백하고 진정성 있게 사과하는 법은 무엇일까?
※ 다음 사례는 12월 18일 기준 부각된 News 중 무작위로 뽑은 것으로,
교육 심리학적 관점에서 쓰인 칼럼으로 정치적, 상업적 의도와 무관함을 밝힌다.
1) 12월 15일 :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2 20번 출제 오류 인정. 응시자 92명 정답취소 처분 소송에서 승소하여 평가원장 출제 오류의 책임을 지고 사퇴 발표.
_수험생들 반응 : 잘못된 문제 출제하고서 신중하게 오류를 검토하기보다 우리가 지불한 돈으로 3천만 원 고액 변호사를 선임하여 낭비한 죄가 크고 끝까지 잘못을 시인하지 않으려는 고의적 행태다
2) 11월 23일 : 전두환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 수많은 시민들이 무참히 희생되었지만 유족들에게 사과 한 마디 없이 사망. 판사가 ‘전직 대통령까지 했고 5.18 민주화운동에 실질적으로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이 헬기 사격에 자성하고 사죄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지만 그는 끝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3)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씨 허위 학력, 경력, 수상 기재, 논문 표절 논란
_김건희씨 사과? : ‘허위 이력서, 돋보이려는 욕심이다. 믿거나 말거나 기억나지 않아. 정확한 경위를 확인하겠다’.
4) 이재명 후보 아들 도박 사건으로 사과 : ‘아비로서 머리 숙여 사과한다. 자식을 기르는 부모의 입장에서 부적절한 처신 모두 사죄하겠다. 모든 일 책임지고 속죄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치료받게 하겠다.’
5) 정청래 의원 : ‘통행세 받는 해인사 봉이 김선달꼴’ 발언에 사과
6) 문재인 대통령 : ‘방역 조치 다시 강화에 송구함, 일상 회복 중단에 사과’
2
사과하는 태도에 따라 잘못이 종결될 수도 있고 반면에 사과 이후 진짜 큰 사고가 시작될 수도 있다. 사과는 사고의 끝이자 시작인 셈이다. 과연 어떤 사과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까?
‘진정성 있는 사과’는 오히려 잘못을 수용해주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지 않는가?
허나 사과를 누가, 언제,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에 대해 우리 사회는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먼저 사과하면 ‘지는 것’이고 ‘손해보는 것’쯤으로 여긴다.
‘끝까지 버틸 때까지 버텨야 이기는 것’이 실속있는 처세술인 것처럼 통용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특히 식자층이나 권력층에 속하는 사람들일수록 사과보다 변명하는 데 익숙해져 있음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사과의 기술’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볼 시간을 가져보도자 한다.
3
최근 사건 중 가장 손해를 본 사과 형태가 바로 허위 학력, 경력 기재에 관한 건이다.
_김건희 씨 : ‘돋보이고자 하는 욕심, 그게 죄라면 죄’라는 말. ‘믿거나 말거나 기억나지 않아’라는 반응, 태도의 문제점 : 지난 주 본 칼럼에서 ‘허영심이라는 감정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심리 속에 내재된 ‘잘 드러내고자 하는 기본적인 욕구를 그릇된 사회적 행동으로 이어난 간 것이 문제’라는 점에서 논지가 동일하다. 김건희씨는 오히려 ‘욕심 자체는 사실 죄가 아님’을 구별할 줄 알아야 된다. 누구나 욕심이 있다고 해서 학력, 경력 등을 허위 기재하는 범죄적인 행위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자신의 욕심을 무감각하게, 또는 의도적으로(?) ‘자연스럽고 보편적인 욕구’ 정도로 덮어버리는 듯한 발언을 통해 자신의 ‘부도덕함’과 ‘뻔뻔함’을 오히려 ‘당당함’ 또는 ‘솔직함’ ‘자유로움’ 정도로 착각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무엇이 잘못인 줄 모르는 듯한, ‘그게 병이라면 병인 것이다’
_윤석열 후보 : ‘사과 아닌 듯한 사과?’라는 뉴스제목에서 세간의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것 같다. 김건희씨를 대신하여 조건을 붙이며 여당의 기획 의도였음을 강조할수록 그의 표가 깎이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특히 이런 ‘사과 같지 않은 사과 행태’에 이어 강사 비하 발언으로 인해 급기야 전국교수노조의 집단시위를 불러 일으키는 악영향을 끼쳤다. ‘사법적 판단이 아니면 사과할 수 없다’거나 ‘막판에 몰려 어쩔 수 없어 사과한다’는 뉘앙스가 짙게 배어나옴을 어쩔 수 없다보니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여지지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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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권력층, 지식인층일수록 ‘사과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의도적이고 집중적으로 해야 한다. 그 이유는 4가지이다.
첫째, 사람은 과실을 범할 수밖에 없는 한계적인 존재라는 원론적인 이유 때문이다. 사고도 사과도 불가피한 것이다!
둘째, 상대나 대중들에게 큰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이다. 사과를 받을 때 상처입은 마음은 비로소 누그러지고 분노의 늪에서 빠져나와 안정을 되찾게 된다.
셋째, ‘진정한 사과 훈련’을 통해 결국 ‘사과할 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사과하는 연습이 없으면 나이, 직책을 떠나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5
담백하고 여운을 남기는 사과는 누가, 언제, 어떻게 하는 것인가?
사과는 당연히 사고의 당사자가 직접 나서서 해야 한다.
사고를 낸 즉시 곧바로 나서서 사과해야 한다.
그렇다면 ‘진정성 있는 사과’를 연습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
1) 자신에게 먼저 사과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려면 우선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온전히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과는 자책이나 자기비하, 자격지심을 키우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자신이 인정하지 않는 잘못을 타인이 받아들여줄 수 없지 않는가? ‘나 자신, 잘못한 거 맞아!’ 흔히 하는 말로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사과’인지 아닌지를 먼저 점검해야 한다.
2) 조건을 붙이지 않는 ‘무조건적인 사과’이어야 한다.
‘네가 기분나빴다면...’ ‘국민의 높은 기대치만 아니라면....’ 이렇게 어떤 조건이 붙은 사과는 이미 변명에 속하는 것이다.
3) 사과하는 것은 지는 것이 아니라 가장 주체적인 삶의 형태를 깊이 자각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사과는 내 자존감을 더욱 살리고 삶을 당당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과할수록 위축되는 것이 아니라 홀가분해진다는 것을 직접 느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4) 솔직하고 담백한 사과는 메타인지를 높이고 삶을 당당하게 만든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껴야 한다.
자, 이제 누군가에게 사과할 일이 있었는지, 어떻게, 언제 사과할 마음이 있는지 자발적으로 생각해봐야 되지 않겠는가? 삶은 사과할 일로 가득차 있다! 그때 삶이 비로소 생기를 찾고 담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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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 탓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하는 사과가 중요하다는 말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다 정치공학적인 계산 하에 행동하는 거죠. 매번 미디어에 나와 달달볶이는 거 보다보면 하찮게 보이기 쉽상인데 중견급 이상 정치인들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거 이상으로 똑똑합니다. 수백 수천만명 되는 이익집단을 대변하는 거물급 정치인의 부적절한 사과 행태에 인격적 미숙함을 논하시니 좀 공감하기 힘듭니다.
ㅎㅎ 정치인들 똑똑하지 않다고 한 글이 아닌데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허위 학력, 경력 문제의 심각성 & 정치 권력층들일수록 즉각 사과하지 않는 '오만함'을 '당당함'으로 오해 or 본받아서는 안 됨을 그냥 강조한 것인데요.^^ 뭐 공감 여부를 떠나서 ...기성 정치인들의 모순에 대해 말한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