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ine9x [927620]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1-11-19 19:38:54
조회수 2,132

인생이 무너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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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적표는 내렸습니다. 응원해 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항상 겸손한 자세로 공부하겠습니다. 다들 코로나 조심하시고 모두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라요!!



사람 하나 살린다 생각하고 조언 부탁드려요.. 


 서울대 공대가 너무 가고 싶어서 부모님께 제 입으로 재수시켜달라 부탁하고, 부모님께서는 일 년 후회 없이 보내봐라 하시고 제가 원하는 재종, 특강, 단과, 인강, 교재 다 지원해 주셨어요. 아마 4000만 원도 넘게 투자하셨을 텐데 현역 때보다 성적이 안 나왔어요. 


 국어는 아무리 못 봐도 백분위 90밑으로는 떨어져 본 적이 없었는데 진짜 믿을 수가 없어서 세 번이나다시 채점했어요.. 6, 9 때도 나란히 11 뜨다가 왜 하필 어제 그랬는지 하..제 원점수도 안 믿기는데 백분위보고 머리가 띵했어요.. 오히려 어제는 괜찮았었는데 오늘은 하루 종일 울었네요.. 


 엄마 아빠 생각만 하면 진짜 숨이 안 쉬어지고 졸도할 것 같고.. 제가 봐도 국어 수학 3이면 공부 안 한 점수랑 다를 게 없는데 이번 수능으로 진짜 제 한계를 체감한 것 같아서 재도전이 너무 끔찍해요.. 수능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지만 수능 하나만 바라보고 2년 동안 달려온 제 인생이 부정당한 느낌이고 그동안 수능 공부만 해 왔어서 앞으로 뭘 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친구들은 대학 가서 예쁜 옷도 입고 남자친구도 사귀고 여행도 다니는데 저는 운동도 못했고 건강도 안 좋아지고 화만 많아지고 예민해지고.. 얻은 것보다 잃은 게 너무 컸던 20살이었네요.. 공부한다고 반년 넘게 연락 안 하고 오는 연락도 무시했는데 그동안 저 기다렸다면서 4시 37분 맞춰 수고했다는 문자 받자마자 그냥 그만 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사설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물리 점수 보니 착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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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랑나라를보앗니? · 1089323 · 21/11/19 19:54 · MS 2021

    글쎄요...서울대를 바라보시는 분이 이 성적 이용해서 대학을 걸어놓는 게 의미가 있을까요

  • cosine9x · 927620 · 21/11/19 20:00 · MS 2019

    작년에도 대학교 안 걸어둬서 돌아갈 곳은 만들어야할 것 같아요.. 재도전한다면 현실적으로 목표를 잡아야하니까요..

  • 파랑나라를보앗니? · 1089323 · 21/11/19 20:21 · MS 2021 (수정됨)

    아 그러시군요... 국숭세단쯤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이건 조언이 될 지 모르겠지만 수능의 압박감중 한 편엔 재수비용을 대주시는 부모님께 보여드려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있을거같아요. 책 살 금액 부탁드릴때도 알게 모르게 심적으로 부담감이 쌓일테구요... 그래서 혹시 주말에 짧게 아르바이트라도 하셔서 적은 금액이라도 버시면서 공부하시는 건 어떨까요? 한 달에 20정도만 벌어도 충분하구요. 용돈정돈 스스로 해결한다는 작더라고 자기효능감도 생기고 좋더라구요

  • cosine9x · 927620 · 21/11/19 20:48 · MS 2019

    현실적인 조언 정말 고맙습니다. 너무 tmi 이긴 하지만 자퇴생이어서 학교를 안 다닌 지 햇수로 3년 차인데 스스로 사회에서 도태되고 있다는 생각으로 제 자신을 자꾸 깎아내리고 있었네요. 공부 외적인 부분에서 오는 스트레스도 현명하게 이겨내겠습니다. 말씀대로 작은 알바부터 알아봐야겠어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파랑나라를보앗니? · 1089323 · 21/11/19 21:01 · MS 2021

    조언이 되었다니 다행이네요 ㅎㅎ 꼰대같지만 정말 진심으로 말씀드리면 지금 하고 있는 고민과 겪고있는 감정들, 생각, 노력 하나하나가 다 결국 본인이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와요 그게 지금 당장 눈으로 안보여서 그렇지. 경험치가 쌓이고 있는 과정일 뿐 레벨업은 한순간에 이뤄지니까 도퇴라고 생각 안하셔도 돼요. 아무쪼록 지금 수능 막 끝나서 심적으로 힘든건 당연한거니까 충분히 스스로를 챙기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그럼 이만!

  • eeaeeae · 691203 · 21/11/19 20:20 · MS 2016

    무조건 힘내고 좀 쉬고 다시 공부해봐요 너무 수고 많았어요ㅠㅠ

  • cosine9x · 927620 · 21/11/19 20:51 · MS 2019

    친한 친구들에게 듣는 위로만큼 마음에 닿는 것 같아요. 조금 쉬면서 스스로를 돌보다가 다시 공부 시작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빨요정 · 896940 · 21/11/19 22:14 · MS 2019

    제 작년보는것 같아서 맘아프네요
    기숙학원 1년다니고 작년 9평 수학 90점맞고 수능 40점대 후반나왔어요..ㅋㅋㅋㅠㅠ지금 너무 힘들고 자살충동들고 그러시겠지만 시간이 해결해주드라구요..ㅠ

  • cosine9x · 927620 · 21/11/20 20:51 · MS 2019

    상심이 너무 크셨겠어요.. 그쵸 시간이 해결해 줄 때까지 긍정적인 생각만 하면서 보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하트오브화투 · 1052670 · 21/11/20 00:15 · MS 2021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cosine9x · 927620 · 21/11/20 20:52 · MS 2019

    위로 고맙습니다. 잘 헤쳐나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