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1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9247065
열정과 관성
열정의 기본값은 식는다는 것. 1년 365일 불타는 심장으로 살 수는 없다. 가슴을 뜨겁게 달궈주는 것들도 유통기한이 있다. 영원한 것은 없다. 결국 질리기 마련이다. 고려대를 생각해보자. 나의 고등학교 3학년을 그 무엇보다 뜨겁게 해준 고려대였다. 그런데 1년 반 남짓을 우려냈더니 재수를 시작할 즈음 고려대를 생각해도 더 이상 나의 가슴은 뛰지 않았다. 재수 기간, 나는 오히려 의연하고 담담하게 공부했다. 고3이 뜨겁고 역동적이었다면 재수는 차갑고 우직했다. 이는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열정의 역할과 성공의 key를 엿볼 수 있다.
열정의 힘은 당장의 나를 변화시킬 강렬함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변하려면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 공부를 안 하다가 갑자기 공부를 하려고 의자에 앉아 있는다고 생각해보자. 주리가 틀린다. 주의가 산만하다. 그러나 순간의 욕구에 굴복하면 변화는 없다. 이때 열정은 그 순간을 버틸 수 있게 해준다. 이상에 대한 갈망, 즉 열정은 변화를 막 다짐한 순간의 충동과 저항을 억제하는 데 그 쓰임새가 있다.
그런데 열정은 식는다. 어느 순간부터는 가슴이 뛰지 않는다. 그러므로 열정이 식기 전에 내 몸을 길들여야 한다. 다행히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내가 이미 바뀐 다음에도 적용된다. 그리고 생각보다 사람이 바뀌는 시간 자체는 짧다. 지난 몇 년의 습관은 가까운 몇 주의 노력으로 바뀐다.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일단 바뀐다면 그 다음부터는 열정이 없더라도 큰 마음의 저항 없이 그냥 할 수 있다. 말그대로 ‘그냥’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성공의 key는 ‘관성’이다. 관성은 꾸준함과 연결된다. 꾸준함의 힘은 백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루 밤새서 공부하는 것보다 매일 조금씩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하다.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도 훨씬 덜하다. 관성의 저항이 아니라 도움을 받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휴식도 중요하다. 휴식 없이 달리면 퍼포먼스의 등락폭이 크다. 이틀 공부하고 일주일 뻗을 수 있다는 것이다. 휴식은 효율성과 지구력 모두의 보존을 함축한다. 그러므로 오히려 처음 공부를 할 때는 불타오르는 마음을 의식적으로 누를 필요가 있다. 그 에너지를 비축해 두었다가 나중에 쓰기 위함이다. 공부를 막 시작하면 너무 잘될 것이다. 휴식은 필요 없을 것 같다. 공부가 잘되는 현 순간을 끊고 싶지 않다. 그러나 하루 종일 안 쉬고 공부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결국 쉬어야 한다. 그런데 앞서 너무 달리면 그에 대응하는 휴식 시간이 비효율적으로 급증한다. 후반부의 공부 효율도 떨어지고 그런 식으로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 효율성과 지구력 모두를 잃는 것이다.
공부의 많은 부분은 이성적 사고를 요한다. 그럼에도 초반의 점화에는 감정 만한 것이 없다. 쇠를 불로 녹이고 찬 물에 담가 단단하게 만드는 것과 같이, 사람도 열정으로 바꾸고 관성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관성은 꾸준함을 용이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이때 꾸준함을 위해서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휴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자는 사람 2
있나
-
있음? 아니면 그에 준하는 정도라도 (강k17회차 많이 얘기하던데
-
랭 돌리는중 ㅁㅌㅊ?
-
73 떴는데 3인가요
-
배고프다 14
쥐엔쟝
-
참고로 수학 3임
-
대치갈일 있어서 추천부탁드려요 ㅅㅅ
-
숨이 턱턱막히네 80점 15 21 22 28 29 11번 오른쪽부터 a b 조건...
-
내가 당첨안되었으니 주작임.
-
재수의 무서운점 3
재수를 하면서 느낀점이 일단 사람이 부정적으로 변해요 원래는 학창시절에 매일웃고...
-
평소에 원점수 96 100 나오는 분들이겠죠.. 존경합니다 그냥..
-
택시 3만원으로 모고 보러 가는 게 의미가 잇을까요 6
낼 송파 메가로 수모의고사 보러 가는데 택시비가 3만원이거든요 이 돈으로 그냥...
-
빌드업+기어시 2회독 드리블 진도(의외로 금방함) 하프타임 모의고사 수특 10월...
-
일과 끝내고 침대에 누워서 오르비 킬 때
-
협곡에서도 이거 반만하면 되는데…
-
문해전 2회독 후에 드릴5 수2 미분 유기한거 끝내고 바로 설맞이 들어가면...
-
한지-이기상쌤 이만복(이것이 만점 복습노트다) 그냥 통암기하고 위치다 하면 일단 2는 뜰까요?
-
이 문제가 기출학습 열심히 했으면 쉽게 풀리는 문제라고들하지만 ebs기준 정답률...
-
제발공부해 제발 0
시험끝나고놀아도돼 제발 제발공부해줘 제발
-
시간이 빠르구나
-
적도 용승은 항시적으로 일어나나요? 연안 용승같은건 풍향에 따라 달라지는 걸로 알고...
-
과탐 몇점씩 나와야 인설의 가능함? 47 44까진 되려나
-
잠에 들려다 무서워서 깼는데 갑자기 귀에서 환청 들리고(이거 소리가 점점 커지는데...
-
ㅋ
-
퀄리티 자체나 시험지 분위기가 대체로 교육청이 수능이랑 더 유사한가요?
-
국어 공부방향 1
수능때 적어도 2등급은 받고싶은데 시간이 너무 모자라요 ㅠ 일단 독서론 포함 비문학...
-
Yes~?? Whatever TV~???♂️ That TV~???♀️ Anmul...
-
남자들 책임도 없다고는 할 수 없다 남자들도 단합 좀 해야됨 스윗남들과 별개로...
-
어떤 편이었나여?? 작년 수능보다 어려운건 아니앗죠??
-
방금 컴퓨터 끄려고 했는데 거의 손가락 절반 정도 되는 모기가 내 눈앞을 지나감 밤새워야지
-
토탈리콜이랑 실모랑 병행할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다 풀고 갈 마무리 n제 추천...
-
아 2
A
-
수2<~joat 7
ㄹㅇ개노잼과목
-
김승리라는 이름도 흔치않은데 국어 가르치는것도 신기하네 오히려 저분이 먼저 시작하셨을라나ㅋㅋ
-
외롭네요 1
고3 현역인데 일반고다녀서 그런지 그래도 나아가겠습니다
-
투표해주시면 감사하겠씁니다
-
서강대 축제 끗 2
재밌었다
-
와 그래도 많이 발전했구나 나... 좀만 더해보자
-
수직주내용이 쉬4맞는게 목표인사람한테도 도움이 될까요
-
물론 수업마다 다르겠지만 딴거푸는사람, 자는사람, 폰보는 사람들 좀 있어요?
-
24 6평 88..? 24 9평 79 24 수능 2 (가채점표 못 썼어요) 25...
-
문학에서 시간좀 넘치긴했는데 기분은 좋네요 찰떡이와 뾰죡이<<별기대 안했는데 의외로 도움됨
-
영어7인데 2
지금부터 하루 두시간씩 해도 3 못 만들져?
-
밤하늘 8
-
버튜버보던 짬인지 3d도 나름 괜찮고 노래도좋도 연출도 신기한것들도있었고 주인공도...
-
인간적으로 친해질수잇음?
-
고대 영어 반영 0
고대 정도면 영어 반영 어떤편인가요...? 낮은편일까요?
-
어그로 죄송합니다 아직 학교다니는 현역인데 밤에 뭔가 집중도 잘되고 해서...
-
지구1 0
작수 47 더프 33 어떡하냐
가슴을 뜨겁게 했던 건 고대인데
연뱃을 달고 계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