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해도즐겁게 [1026561] · MS 2020 · 쪽지

2021-07-28 19: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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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시가를 "유기적"으로 풀어봅시다(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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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두 번째로 쓰는 글입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번에는 현대시를 유기적으로 풀었다면, 이번에는 고전시가를 유기적으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고전시가를 풀 때 배경지식을 상당히 중요시합니다. 여기서 배경지식이라고 하면 기출이나 EBS에 나온 모든 고전시가를 외우라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다 알고 있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입니다. 

 제가 말하는 배경지식은 자연이 나오면 대부분 자연친화적이고 긍정적인 내용들이 전개될 확률이 높다는 것, 자주 나오는 고어들(예를 들면 홍진=속세)들을 숙지하는것 등입니다. 이런 것들은 기출문제를 열심히 분석해가다보면 자연스레 학습되는 것이므로 높은 등급대를 가진 학생들이라면 뇌 속에 내재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부족하다면 기출문제를 확실하게 정복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문제풀이 들어갑시다. 2022학년도 6월 모의평가에 출제된 시로 가보겠습니다.


편의 상 두 행 씩 끊어서 풀이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김시습의 「유객(有客)」입니다.


(1, 2행)

청평사의 나그네

봄 산을 마음대로 노니네


 여기를 읽고 "아 '나그네'는 '봄 산'을 노니는 존재구나" 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문장이 있는 그대로 읽어 주시면 됩니다. "아 '봄 산'이 뭘까?" 하면서 고민하고 있으면 실전에서 시간이 부족해집니다. 고전시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충분히 쌓여있는 분들이라면 "어차피 자연이니까 긍정적이겠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 위에서 말했던 배경지식을 이용하는 겁니다. 물론 뒤에서 이 '봄 산'이 부정적인 공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때 가서 처리하면 되는 것이고, 일단은 "자연친화적 시일듯?"하고 넘어가면 됩니다. 그렇다고 "자연친화다!"하고 확정짓고 넘어가시면 안 됩니다.


(3, 4행)

고요한 외로운 탑에 산새 지저귀고

흐르는 작은 내에 꽃잎 떨어지네


 이제 여기서 혼란이 옵니다. "외로운 건 부정적인 거니까 탑은 부정적인 공간이이지 않을까요?" 하고 해석을 하는 순간 이 시는 풀리지 않습니다. 전 글에서도 말했듯이 "유기적"으로 풀어야 합니다. 시는 사전적 의미로 읽지말고 맥락적 의미로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위에 있는 행과 계속 연결지어가면서 풀어야 합니다. '고요한 외로운 탑'은 위에서 있는 '봄 산'에 속해있는 어떤 곳이라고 해석이 됩니다. 그럼 아직은 긍정적인 곳이겠죠? 긍정 표시해놓고 가면 됩니다. 


(5, 6행)

좋은 나물은 때 알아 돋아나고

향기로운 버섯은 비 맞아 부드럽네


 '좋은 나물'과 '향기로운 버섯'은 '봄 산'에서 나는 것들입니다. 이 쯤되면 긍정적인 시어들이 맞다고 생각이 들어야 하고 자연친화적인 것을 주제로 하는 시가라는 것을 캐치해야 합니다. 고전시가에서 자연의 것들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이 시도 자연친화적인 시가로 볼 수 있습니다. 고전시가는 주제들이 비슷합니다. 특히 자연친화적인 부분들이 많이 보입니다. 이러한 것들을 알아야 처음보는 시가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습니다.


(7, 8행)

시 읊조리며 신선 골짝 들어서니

나의 백 년 근심 사라지네


 '신선 골짝'은 당연히 긍정적, '백 년 근심'은 자연친화적인 태도로 인해 사라지게 된 것이니까 굳이 따지자면 부정적인 시어가 됩니다. 여기서 화자가 시를 읊조리며 '신선 골짝'에 들어간다고 했습니다. 시를 읊조리는 행위 또한 자연친화적인 시가에서 자주 나오는 행위입니다. 알아가면 좋습니다.




 도형으로 보여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전에서도 이렇게 해석해야 합니다.


 다음은 김광욱의 「율리유곡(栗里遺曲)」입니다.


(제1곡)

도연명(陶淵明) 죽은 후에 또 연명(淵明)이 나다니

밤마을 옛 이름이 때마침 같을시고

돌아와 수졸전원(守拙田園)*이야 그와 내가 다르랴


 '도연명'은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고, 무릉도원을 노래한 시인입니다. 이것을 알고 시작하면 좋겠지만, 몰라도 괜찮습니다. '도연명'이 죽고 또 '연명'이 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밤마을 옛 이름'이 같다고 합니다. 그럼 당연히 이 '밤마을 옛 이름'은 '연명'이랑 같다는 뜻이겠지요? 그리고 '수졸전원(守拙田園)'이 '도연명'과 내가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제8곡)

삼공(三公)이 귀하다 한들 이 강산과 바꿀쏘냐

조각배에 달을 싣고 낚싯대 흩던질 때

이 몸이 이 청흥(淸興) 가지고 만호후*인들 부러우랴


 '삼공'이 귀해도 '이 강산'과 바꾸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 강산'은 자연일테니 이 시가도 자연친화적인 시가라고 생각이 슬슬 들어야합니다. 결론적으로 자연 친화적인 시가가 맞구요. 그리고 2연에서 낚시를 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3연에서 '청흥(淸興)' 가지고 '만호후'도 부럽지 않다고 합니다. 이 '청흥(淸興)'은 위에서 말하고 있는 자연친화적인 태도입니다. 긍정적인 시어죠.


(제10곡)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 다 주어 내던지고

필마(匹馬) 추풍에 채를 쳐 돌아오니

아무리 매인 새 놓였다고 이대도록 시원하랴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를 다 내던지고 '필마(匹馬) 추풍에 채를 쳐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이렇게만 두고 보면 무슨 뜻인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기적"으로 읽는다면 쉬워집니다.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는 화자가 내던져버리는 것입니다. 고로 부정적인 시어가 됩니다. 그리고 '필마(匹馬) 추풍에 채를 쳐 돌아오니'는 위에서 말했던 자연친화적인 태도가 됩니다. 돌아오는 지향점이 되는 것이죠. 

 자연친화적과 반대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바로 속세입니다. 즉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는 속세를 나타내는 말이 되는 것입니다. 

 

(제15곡)

세버들 가지 꺾어 낚은 고기 꿰어 들고

주가(酒家)를 찾으려 낡은 다리 건너가니

온 골에 살구꽃 져 쌓이니 갈 길 몰라 하노라


 다 자연친화적인 것입니다. 속세를 벗어던지고 자연으로 들어와 행복해하는 모습입니다.


(제17곡)

최 행수 쑥달임 하세 조 동갑 꽃달임 하세

닭찜 게찜 올벼 점심은 날 시키소

매일에 이렇게 지내면 무슨 시름 있으랴


 제15곡이랑 똑같습니다. 자연에서 행복해하는 모습입니다.


이렇게 해석이 끝났습니다.  「율리유곡(栗里遺曲)」은 딱히 긍정 부정을 나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서 도형 사진은 넣지 않겠습니다. 세모를 칠 곳이 제10곡에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를 제외하고는 딱히 없습니다. 생략하겠습니다. 

 두 시가 다 자연친화적인 모습을 적어낸 시입니다. 이러면 풀기가 쉽습니다.


문제로 가 보겠습니다.


22번에서, 

① 자연물의 속성에 주목하여 교훈적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A) 두 시가 다 자연물의 속성에 대한 서술은 있으나, 교훈적인 의미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없는 내용입니다.


② 설의적 표현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있다.

 A) (가)에서는 설의적 표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나)에서는 설의적 표현이 계속 나타납니다. 둘 다 자연친화적인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있는 것은 옳습니다.


③ 먼 경치에서부터 가까운 곳으로 시선을 옮기며 심리의 변화를 드러내고 있다.

 A) 말을 바꿔보면 원경에서 근경으로 시선을 옮겼냐고 묻는 선지입니다. (가)에서 '청평사'가 나옵니다. 하지만 이 '청평사'가 원경인지 근경인지 판단할 수 없습니다. '봄 산'에서 '고요한 외로운 탑'이 원경에서 근경이라고 볼 수 있을수도 있지만, 시선을 옮기는 모습은 나오지 않습니다. 시선을 옮긴다고 하면 먼저 먼 산을 보다가 점차점차 내 눈앞에 있는 곳으로 와야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나)에서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④ 화자가 자신을 객관화하는 표현을 내세워 내적 갈등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고 있다.

 A) (가)에서는 '청평사의 나그네', (나)에서는 '연명(淵明)'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적 갈등에 대한 내용은 두 시가 다 나오지 않습니다.


계절을 드러내는 시어를 사용하여 시기에 부합하는 자연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A) (가)에서는 '봄 산'. (나)에서는 '세버들', '살구꽃' 등의 시어를 사용해 계절을 드러내고 있고, 자연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는것도 맞습니다. 정답


23번에서, 

① <제1곡>에서는 지명에 주목하여 화자의 지향을 드러내고 있다.

 A) '연명(淵明)'이 나고 '밤마을 옛 이름'이 이것과 같다고 했으니 맞습니다.


② <제8곡>에서는 자연의 가치를 부각하여 화자가 즐기는 흥취를 강조하고 있다.

 A) 1행인 '삼공(三公)이 귀하다 한들 이 강산과 바꿀쏘냐'에서 알 수 있습니다. 


<제10곡>에서는 화자의 현재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바탕으로 자연물에 대한 연민을 드러내고 있다.

 A) 화자의 현재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내는 것은 옳지만, 자연물에 대한 연민은 찾을 수 없습니다. 


④ <제15곡>에서는 다양한 행위를 연속적으로 나열하여 화자가 누리는 생활의 일면을 제시하고 있다.

 A) 버들의 가지를 꺾고, 고기를 꿰어 들고, 다리를 건너는 등의 행위를 제시해 생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⑤ <제17곡>에서는 청자를 호명하며 즐거움을 함께하려는 화자의 마음을 전달하고 있다.

 A) '최 행수', '조 동갑'이라고 호명하고 있습니다.


24번은 (다)에 대한 내용이므로 패스


25번에서, 

(나)의 ‘도연명’과 (다)의 ‘판교’는 각각 화자와 글쓴이가 행적을 따르고자 하는 인물이다.

 A) 화자는 자신을 '도연명(陶淵明)과 다르지 않다고 하며 동일시하고 있습니다. 옳은 설명입니다.


② (나)의 ‘삼공’과 (다)의 ‘성격 파산자’는 모두 세속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을 가리킨다.

 A) 세속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한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③ (나)의 ‘세버들 가지’와 (다)의 ‘청수한 한 폭 대’는 각각 화자와 글쓴이가 자신과 동일시하는 대상이다.

 A) 그런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④ (나)의 ‘고기’와 (다)의 ‘송사리’는 각각 화자와 글쓴이가 자신을 보잘것없는 존재로 비유한 표현이다.

 A) 그런 내용은 찾을 수 없습니다. 


⑤ (나)의 ‘시름’과 (다)의 ‘욕’은 각각 화자와 글쓴이가 자신을 억압하는 존재를 염두에 둔 표현이다.

 A) '시름'은 매일 매일 자연과 같이 지내면 '시름'이 있을까? 하고 표현한 것이지 자신을 억압하는 존재는 아닙니다. 


26번은 (다)에 대한 내용이므로 패스


27번에서,

① (가)의 ‘신선 골짝’은 화자가 지향하는 공간으로서, 이에 대립되는 곳으로 ‘백 년 근심’이 유발된 공간이 이면에 전제된 것이라 할 수 있겠군.

 A) '신선 골짝'은 화자의 지향점인 자연이고, '백 년 근심'은 지향점과 대립되는 곳으로 볼 수 있습니다. 


(나)의 ‘낡은 다리’는 ‘주가’와 ‘온 골’이라는 대비되는 속성을 지닌 두 공간의 경계를 표현하여, 양쪽 모두에 미련을 버리지 못한 화자의 상황을 상징하고 있겠군.

 A) '주가'와 '온 골'은 둘 다 자연을 의미하는 시어입니다. 고로 대비되는 속성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③ (나)에서 화자가 돌아온 곳은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로 표상되는 공간과 대비되는 공간으로서, ‘이대도록 시원하랴’와 같은 반응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것이겠군.

 A) 화자가 돌아온 곳은 지향점인 자연입니다. '어지럽고 시끄런 문서'는 속세가 된다고 해석했습니다. 옳은 설명입니다.


4,5 번은 (다)에 대한 설명이므로 넘어가겠습니다.


 끝났습니다.


 고전시가는 비교적 어려운 부분이 맞습니다. 적힌 시점이 옛날이여서 고어들도 많고 지금은 쓰지 않는 말들이 많이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계속 틀릴 수는 없지 않습니까? 확실하게 공부하면 풀 수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려도 됩니다. 수능장에서만 맞추면 되는 겁니다. 다들 고전시가에 대한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떨쳐냈으면 좋겠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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