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 한의대 간 꿈을 꾼 사람 [850790] · MS 2018 · 쪽지

2021-07-23 22:3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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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어느 약대생의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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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약대생이니까...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약사...그것을 위해 공부하는 약대생이니까..





어느날 나는 대학원생 친구 철수에게 열변을 토했다.


"약사는 금연 상담 서비스, 자살 방지 상담 서비스 등을 통한 직능의 다변화를 꾀하고 있어"


"앞으로는 의사와 약사 간의 협업 관계 형성을 통한 약료서비스의 발전이 이루어질 거야"


................


부끄럽다...나는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럴때 나는 속으로 수십번씩 외쳐댄다...약대가 최고다 약사가 최고다....

그러면 잠시 괜찮아진다....

하지만 곧 캠퍼스를 걷는 의대생들을 본다... 언제나 그들의 발걸음은 어쩐지 자신감 넘쳐 보이는 것이다.



페라리 앞의 인력거처럼 도저히 상대조차 되지않는...완전히 다른 범주의 대상 앞에서

우리는 주눅과 열등감을 숨기려 '약료'따위의 구질구질한 접사를 붙여 마치 의학이 우리들의 '약학'과 대등한 관계인 양 교묘하게 어감을 맞춰넣는것이다..


오후 6시 반....모든 수업이 끝나고 시내로 나가 동아리 동기들과 선배들과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신다

가라앉은 분위기 속에서.... 졸업을 앞둔 선배가 약학의 우수성을 열심히 설파한다....우린 모두 끄덕거리며 동의한다...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있다....약학이 얼마나 열등한지를... 우리는 평생 의학과 의사에 열등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것을...

그들이 매일 빠르게 축적되는 데이터로 눈부신 의학의 상아탑을 쌓아올릴때.... 우린 때묻은 조제기기나 만지작거리며 틀에 박힌 식후 30분 복약지도와 처방전만을 받아먹는 직능에서 한발자국도 나아가지못했고

그들이 무서운속도로 새로운 술기와 처방을 발전시킬때 우린 아직 약사의 역할조차 정립시키지 못하고 있는것이다....

이렇게 ...모두들 신입생때부터 이어온 무겁고 음울한 생각 한 가닥씩을 뒤로 숨기고....술에 젖은 억지 웃음을 지으며 쾌활하게 큰 목소리로 건배를한다.

졸업을 앞둔 선배는 술이 오를대로 올라 계속 약학의 위엄을 미친듯이 떠들어댄다..


이때 술집의 낡은 문이 열리고...의대 예과생들 다섯이 웃으며 들어온다... 선배는 입을 다물고... 꼭 짜기라도 한듯이 이제 아무도 약사에대해 입을 열지 않는다.. 우리의 대화주제는 자연스레 학우들의 밀애사와 추문 같은것으로 옮겨간다....


두시간 후....


다들 술이 오를대로 오른 우리 동아리는 어깨동무를 하고 술집을 나온다...

의대생들이 아직 이야기꽃을 피우고있는 그 술집에서 충분히 멀리 떨어졌을 즈음

동기인지 선배인지....누군가가 외치기 시작한다...그리고 다들 한마디씩 크게 외쳐본다...

"지방만 가도 월 500!!!"

"우리가 qol하난 최고야!!!!!"

"성분명 처방!!!!"

"전문의 로딩 14년!!!!"

어쩐지 힘이없는 외침들... 비내리는 저녁의 공허를 담은듯 너무도 쉽게 골목 뒤로 바스라진다...

만취한 선배가 계속 외친다... "워라밸은 최고!!!!"

ㅡ아직 약사의 거품이 완전히 꺼지지 않았던 수년 전..... 선배는 의사들은 마누라만 좋은 직업이라는 말에 편하게 돈을 벌고 싶어 여기로 왔다고 했다.....


"워라밸은 최고!!!!"

ㅡ 푸르고 푸르던 초등학생 시절...그의 꿈은 의료낙후국가로 가 인술을 펼치는 외과의사였다고 했다...

"워라밸은 최고!!"



하늘과 같던 선배가 이토록 초라하게 무너진다...

약사에 회의와 의구심이 들 때마다 나를 꽉 잡아주던 선배가...


"워라밸은 최고!!"

20년의 긴 울음을 삼킨 외침이다...

선배는 완전히 실패했다...그는 진정 헌신적인 의사가 될수도 있었다....

그는 되돌릴 수 자신의 젊음을 댓가로 처방전 받아먹는 기계가 된 것이다.... 그 댓가로...

"지방만 가도 월 500!!"


무엇이 선배를 무너뜨렸을까... 선배는 비겁한 사람일까? 아니 단지 한명의 피해자일 뿐일까?

어쨌든 그의 인생은 이제 처참하게 무너졌다...그의 졸업 후 급여는 얼마일지 모르겠으나...적어도 의학에 뛰어들어 한몸 불사르려던 재기넘치는 소년 ooo는 이제 죽어버린것이다..




"워라밸은 최고!!"





선배를 보내고... 집으로 가는길


뒤를 돌아보았더니


학교 언덕 위 눈부시게 희고 큰 대학병원 건물이 보인다... 그 아래를 한개의 작은 점처럼...비틀대며 걷는 선배의 등이 오늘따라 쓸쓸하고 허전해보인다...





나는 의대생들이 부럽다...
오늘도 그들을 보며 나는 열등감에 이를 간다....

내가 의대생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이유는 오직 하나다.

난 약대생이니까... 의사의 처방전이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약사...그것을 위해 공부하는 약대생이니까..


ㅋㅋㅋㅋ 약대 커뮤니티사이트가져온건데

약사라는 직업을 까는데

그 까는 도중에 심리묘사와 

"지방만 가도 월 500!"하는 플룻 장치들이 너무 웃겨서 가져옴 ㅋㅋㅋ


물론 전 약대  보내준다면 공중제비 3번하고 

6년간 3보 1배하면서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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