뀨마 [1058679]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6-23 13: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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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의 그때 그 시절 (5) 수련회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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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어--. 반갑다.

구구마라고 한다.



오늘의 추억 칼럼 주제는


"초중고등학교 수련회"


이다.



본격적인 글 작성에 앞서

한 가지 이해해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이 추억 칼럼은 글 작성자인 구구마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하는 것이라

필자의 경험 속에 없으면 반영이 안 되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이게 왜 없노 ㅋㅋ"

와 같은 발언은 삼가하여 주기를 바란다.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여 보도록 할까.


대한민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수련회 라는 것을 가보았을 것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가보지 못하였던 이들은

이 칼럼을 읽으며 아하! 틀닥들은 이러고 놀았구나!

라고 생각하여 주길 바란다!)


라떼는 야영 이라고도 불리었는데

초등학교 재학 당시 야영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땐



이런 것을 하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그것이 나의 커다란 착각이었음을

인지하기까지는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지.



다같이 들뜬 마음을 안고서 고123속 달려 도착한 곳은

"청소년 수련원"

이었다.


위에서 말하였듯 야영이란 단어 하나로

캠핑을 연상하였던 고작 12살의 필자에게는

크나큰 실망과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무튼 도착 후 이런 강당에

초등생의 경우 5학년이

중고생의 경우 1학년이

다같이 모이게 되는데



"2박 3일 간 무엇을 할까 두근두근!"


기대를 하며 웅성이는 아이들 앞으로


이런 선글라스를 낀 교관이 나타나서

갑자기 시끄럽다며 기합을 주기 시작한다.



?????????


(아, 참고로 수련회는 학생들이 돈을 지불하고

놀러가는 것이다. 인성 교육을 받으러 가는 게 아니라.)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는 1박 2일 (2박 3일) 동안 여러분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천사가 될 수도 있고

악마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알겠습니까!"



흠 내가 사실 군대를 왔던 것일까?


아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나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은 

여기에 돈을 내고 놀러온 것이다.


그렇게 한바탕 군기를 좀 잡은 뒤

휴대폰을 포함한 모든 전자기기를 걷어가기 시작한다.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전자기기를 안 낸 학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지품 검사 들어가봐야 정신 차리겠습니까!"


"저희가 말로만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있는 것 같은데

진짜 검사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믿기에 검사는 하지 않겠습니다."



?????????


그리곤 또 다시 군기를 잡는데..


"PT체조 10회 실시! 마지막 구호는 뺍니다!

알겠습니까?"


네-


"대답이 작습니다!

알겠습니까!"


네!



속으로 see bird see bird 를 되뇌이며

열심히 pt 체조를 하다보면

어느덧 10회가 되는데



이때 정신 안 차리고

열! 을 외치는 바보같은 친구들이 존재하기에

우리는 이것을 10회로는 끝낼 수 없다.

(최고 기록 130회 ㄹㅇ로)



군기를 어느정도 잡았다 싶으면

학교마다 구호를 정하는데

이때도 선글라스 교관 아재는


"(학교 이름)!! 목소리가 이것밖에 안 됩니까!"


"하아.. 이때까지 여기에 온 학교들 중에

여러분들 학교가 가장 형편 없습니다.

알겠습니까!"


분명 우리는 놀러 왔는데 왜 자존감이 깎여가는지

현타가 올 때 즈음 방을 배정하고 

단합 활동 시간을 공지 받은 뒤 해산하게 된다.



오후 5시 즈음 

방을 배정 받은 학생들은

그래도 방은 좀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들어가보지만..



어림도 없다! 암!


저 방 하나에 학생 7~8 명이 들어가서

2박 3일 동안 생활한다.


게다가 발냄새가 심한 아이가 끼어있을 경우

지옥의 문이 열리게 된다.


왜냐고? 환기가 안 되거든.



게다가 옷을 갈아입을 만한 마땅한 장소도 없기에

모든 아이들이 있는 앞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이게 제일 마음에 안 들었다.)


게다가 샤워실 또한 공용이기에

친한친구와도 목욕탕을 가보지 않았던 필자는

충격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된다.



단합 활동 시간까지 각자 방에서 시간을 보낸 뒤

강당으로 모이라는 방송이 들려오면

다들 일제히 체육복으로 갈아입고서

강당으로 호다닥 뛰어간다.


그렇게 모인 단합 활동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



바로 "응 원 전" 이라는 것을 한다.

여기서는 당시 유행하던 몸으로 하는 게임들


예를 들자면 릴레이 경주, 피구, 발야구,

허수아비 등과 같은 게임들을


여기서도 어김없이 선글라스 교관 아재의 입담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진다.


"응원 제일 잘하는 반에게 100점 쏩니다!"


와아ㅏㅏ아아아아!!


"2반 100점!"


(근데 이 점수 사실 아무 의미도 없다.

기분만 좋을 뿐)


호롤ㄹ롤롱ㄹ롤~~!~!


"이 반에서 내가 제일 잘생겼다 하는 남학생 올라오십쇼!"


"우리 학생이 잘생겼다고? 누구야 누가 그랬어."


뭐 이런 말들로 아이들을 웃겨주었는데

이때만큼은 초반에 우리에게 기합을 줬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재밌는 사람이더군.


그 외에도 당시 유행하던 노래들을 틀어

그 노래에 맞춰 막춤을 추고

춤 잘 추는 반에게 점수를 준다던지의

활동도 했었다.


그러고선 선글라스 교관 아재가 하는 말


"여러분이 지금까지 온 학교들 중에

제일 잘 노는 것 같습니다!

모두 100점 추가!"


?????


이럴 거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싸워온 것일까?



그렇게 단합 활동을 끝내고서

다들 지친 몸을 끌고 방으로 올라와서

모두 샤워를 끝내면

점호 시간이 있었는데


방에 방장 (반장 X) 을 제외한 인원이

3명씩 1줄로 앉아야 했었다.



그렇게 앉아있던 우리들은 바로 맞은편 방에 있는

친구들과 수신호를 주고 받으며 히히덕 거리다

방장들이 불려가서 기합을 받고 오기도 했었다.


와중에 그놈의 점호는

왜 빨리 안 해주고 시간을 질질 끄는 건지

아직도 생각하면 미스테리군.



점호가 끝나면 불을 끄고 자야 하는데

이때마저 밖에서 교관들이 돌아다니며

소리가 나는 방의 문을 벌컥 열어젖히고

아이들을 다 깨워서 기합을 줬었다.


(안 떠들어도 문 열어젖히고 기합을 준다.

그냥 미친 수련회다.)


"방금 떠든 놈들 누구야."


"지금 떠든 너희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까지 피해를 보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이게 단체 생활입니다.

앞으로 처신 똑바로 하십시오."


ㄹㅇ 지금 생각해봐도 꼴받는다.



ㄹㅇ로 수련회 갈 때마다 엄마가 보고싶었다.

엄마 사랑해.



대망의 캠프 파이어 시간!

이때는 안 우는 아이들이 없었다.


이때도 역시나 선글라스 교관 아재의 입이 문제다.


"지금 이 시간만큼은 마음껏 노십쇼!"


와아ㅏㅏ아앙아!!


"옆 사람 간지럽히기!"


엌ㅋㅋㅋㅋㅋ


"자 이번에는 수건 돌리기 게임!

걸리는 사람은 원 안에 들어가서

장기자랑 하는 겁니다. 알겠습니까!"


이렇게 재밌게 놀던 와중에


"자 우리.. 1분만 쉬도록 합시다."


이러면서 뭔가를 주섬주섬 가져오더니

학생들 손에 다 쥐여준다.


이게 뭐지 하고서 보면 양초인데

그렇다.

이 양초는 고작 12년, 15년 산 인생을

돌아보게 해주는 마법의 양초였던 것이다.


"자, 여러분들의 손에 있는 양초의 불을 켜봅시다."


"여러분들의 손에 있는 양초가 자신의 몸을 희생하며

불을 밝히고 있습니다.

9시가 넘어가는 이 시각, 여러분들의 부모님은

무엇을 하고 계실까요."


와중에 배경음악 당신은 사랑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십 ㅋㅋㅋㅋㅋ)


"우리 아들, 딸이 다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계실 겁니다.

우리는 이렇게 친구들과 놀고 있는 와중에도

우리 부모님들은 자녀를 생각하며

무사히 집에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실 겁니다..

여러분 모두 집에 가게 되면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 한 마디 해주시고

부모님께 잘 해드리세요."


이제 여기서 아이들 반응이 갈린다.


첫 번째, "교관이 기합만 안 주면 평화로웠던 거 ㅇㅈ? 

ㅇㅇㅈ~

와중에 1분 쉰다 해놓고 애들 울음바다 만드는 거

마음에 안 들쥬~?"



두 번째, 흥엉ㅇ엉어ㅓ 허룰 ㅇㅇ웅우 엄마 사랑해ㅔ에에ㅔㅇ에구우융유우우!!



세 번째, (두 번째 유형의 친구를 달래주며)

ㅋㅋㅋㅋㅋㄱㅋㅋ 야 이 새끼 운다 ㅋㅋㅋㄱㅋㄱㅋㅋㄱ




그렇게 캠프 파이어 까지 마치면

집에 돌아가는 날이 밝아오는데


이때 만큼은 선글라스 교관이 좀 착하게 대해주지

않을까 기대해보지만

기재는 언제나 우리를 빗나가는 법.


그렇다.


아 시x꿈이다.



마지막 날까지 우리에게 기합을 줘

다리를 터뜨려놓고는


"여러분, 여러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몸 건강히 잘 지내십시오."


(훈훈하게 미소를 지은 채 

손을 흔들며 배웅해주는 교관들)


?????




seebird!


-수련회 편 (완)-


rare-반전 오리비 rare-중2 오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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