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Be Doctor [1059585] · MS 2021 · 쪽지

2021-05-08 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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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7525528



안녕하세요!


의대생/의대지망생을 위해 진로 영상을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투비닥터'입니다.

지금까지 신경과, 정형외과, 피부과, 흉부외과 선생님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오르비에 공유했었습니다! 이번에는 정신과 교수님을 만나 말씀을 듣고 정리해보았습니다.


의학도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신경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243


<정형외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280


<피부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338


<흉부외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https://orbi.kr/00037525422




<자기소개>

반갑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를 1996년에 졸업하고 고려대학교 부속병원에서 인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를 마쳤습니다.

그다음에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소아청소년정신과 전임의로서 수련을 받았었구요.

2005년에 고대 구로병원으로 돌아와서 지금 현재까지 교수로 근무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입니다.



<정신과는 어떤 과?>

정신과 안에도 매우 다양한 분야가 있는데 지금 정신과 내에 20여개가 넘는 하부 학회가 있습니다.

다루는 환자의 연령대에 따라서 소아청소년정신과, 노인정신의학과로 나뉘기도 합니다.

또 어떤 질환에 초점을 맞추는가에 따라서 조현병 전문인 선생님도 계시고, 기분장애, 조울병을 주로 다루는 분도 계십니다.

또 연구하는 방법론에 따라서 정신 치료를 전공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그 외에도 정신분석학, 정신약물학 등 다양한 세부분야를 연구할 수 있습니다.



<정신과의 매력>

인생은 한 번 사는데 정신과 의사로서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을 대신 경험할 수가 있다는 것이 상당한 장점인 것 같아요.

정신과 의사로서 생활하다 보면 시야가 넓어져요.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다양하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사람들하고 공감을 하게 되고 환자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대리 경험을 하게 되기도 하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눈이 넓어질 수 밖에 없어요. 그런 장점이 있습니다.

또 다른 장점이라면 의학에서 다른 과들과는 다르게 정신과는 호흡이 길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고 할 때 그 사람에 대해서 파악을 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순간의 변화로 되는 게 아니라 보통 상당히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렇게 템포를 느리게 환자를 본다는 점이 경우에 따라선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정신과의 힘든 점>

앞에서 말했듯이 정신과는 호흡이 길고 환자한테는 무슨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길게 봐야 될 필요가 있는 과입니다.

그런데 그런 것이 맞는 사람이 있고 또 안 맞는 사람들이 또 있더라고요.

예를 들면 수술계열 과에서는 어떤 처치를 해서 바로바로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그런 식으로 즉각적인 문제해결 같은 것들이 바로 되지 않습니다.

환자분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장기간에 걸쳐서 변화를 유도를 하고, 그것이 어느정도 쌓여서 결국은 최종적으로 원하는 목표에 이르게 하는 방식의 치료를 합니다.

이 방식이 맞는 사람은 정신과에 대해 되게 만족을 하는데 이게 안 맞는 분들에게는 힘들 수 있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을 거쳐서 정신건강의학과에 들어와 전공의 수련을 하다가도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 분들은 업무가 힘들어서라기보단 "아, 이 과가 정말 나의 속성하고는 맞지 않는다" 라고 해서 그만둔 경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과가 자신과 맞을지를 미리 잘 생각해봐야 해요.



<정신과 의사로서 기억에 남는 순간>

정신과 의사로서 자살과 관련된 것들을 빼놓을 수가 없죠.

제가 1997년에 정신과 전공의 1년차 때 일입니다.

제 두 번째 환자분이 자살을 하셔서 돌아가셨는데, 전혀 그것을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 환자분이 한때 되게 많이 좋아졌었거든요.

조증이 조절되면서 기분이 들뜬 것도 조절돼서 가라앉고, 환자 상태가 정말 좋아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세상물정도 모르고 "아 이제 나는 기분 장애 환자는 잘 치료할 수 있을 것 같다" 라고 하며 자신감이 생기던 때였습니다.

그러다가 다음번에 가족이 오셔서 그 환자분이 우울증 심해져 결국은 자살로 돌아가셨다라고 안부 전할 때.

그때 느꼈던 충격 같은 것들이 정말 쓰라린 경험입니다.



<정신과의 미래>

정신과가 결국은 신경과학(뉴로사이언스)과 관련이 있거든요.

그래서 신경 쪽 연구에서 '이거는 신경외과, 이거는 신경과, 이거는 정신건강의학과.' 이렇게 말하기가 사실은 좀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근데 예전에는 뇌 영상을 다시 판독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했었다고 하면, 지금 이제 거기서 더 나아가서 이 뇌영상을 가지고 환자의 진단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머신러닝에서 기계학습을 사용하기도 하고요.

요즘 더 나가서 치료 효과 예측, 예를 들어서 우울증으로 어떤 환자분이 왔을 때 그 환자분에서 특정 치료가 얼마나 잘 먹힐 것인가를 예측하는 연구를 합니다.

사전에 여러가지 검사들 통해서 치료결과 예측을 할 수 있다고 한다면 개별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를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인공지능 기계학습을 사용한 치료 이런 것들은 요즘 특히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는 분야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신과 의사에게 인문학적 소양의 중요성>

정신과 의사가 되려면 인문학적 소양이 꼭 필요한 거 같아요.

환자분을 전인적으로, 전체적으로 보고 그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거든요.

그 때 세상을 보는 눈이 필요하게 되고 책도 좀 많이 보고 폭넓은 세상을 좀 경험을 해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문학적인 소양 같은 것들은 분명히 필요하다라고 생각이 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소아청소년정신과 의사인데 입원한 고등학생이 "나는 무슨무슨 작가의 책을 요즘 열심히 읽는다." 라는 이야기를 할 때 나는 그 책이 뭔지 모르면 말이 통하지 않아요.

이런 거부터 시작해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지 않고 시야를 좀 넓혀 놓지 않으면 환자분을 볼 때 그게 확실히 걸림돌이 됩니다.



<정신과 전문의 취득 후 진로>

우선 임상으로 환자를 보는 진로로는 대학병원, 종합병원에서 근무를 할 수 있습니다.

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 병원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또 취직을 해가지고 진료를 할 수도 있습니다.

좀 더 나는 라이브하고 생생한 환자를 보겠다고 하면은 개인 클리닉을 열어서 환자분들 진료를 할 수도 있죠.

진료를 하는 형태도 이렇게 좀 다양하고 심지어 어떤분들은 보험 진료를 안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정신분석이나 정신치료 같은 것들을 하신 분들은 상담센터에서 비보험으로 철저하게 정신치료 위주로 전공을 살려 가지고 하시는 분도 있거든요.

한편으로 교육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대학병원같은 데에서 있을 수도 있고 전공의를 수련하는 다양한 병원들이 있어요.

대학병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여러가지 공공 병원들이 있거든요.

그런 데 가서 근무를 하면서 전공의들을 수련하는 교육자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행정과 관련된 일도 할 수 있는데 국립정신건강센터 라든가 공공 병원 연구기관이 있습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병원이지만 병원 안에서는 국가의 정신보건 정책에 대해서 설계를 하고 연구 사업 디자인 같은 것들을 하는 정책적인 일들을 하는 공무원 자리들도 있거든요.

또 정신과의사로서 봉사 쪽으로 일을 한다면 여러 봉사 센터들이 있습니다.

그런 센터들이 점점 숫자가 많아지면서 센터장 같은 길로 진출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보건과 관련된 지역사회정신보건과 관련된 업무들을 할 수도 있죠.

사업 쪽으로 컨설팅 회사 같은데도 진출하신 분들이 있어요.

회사에서 정신건강 관리 같은 것도 컨설팅하는 회사를 창업을 한다든가, 직장 정신건강연구소 같은 것들을 차리기도 하구요.

정신과적인 진단이 붙는 그런 환자분들을 보는 게 아니라 컨설팅 같은 것들 하고 회사를 하시는 분들도 있고 웰빙, 헬스 프로모션, 정신건강증진 이런 쪽 사업 같은 것들을 하시는 분들도 있죠.

임상 내에서도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어요.



<정신과 의사의 다양한 역할>

교육, 연구, 진료가 제일 기본이 되는 거고 거기에 추가해 가지고 요즘은 점차 역할이 확대되고 있어요.

창업같이 좀 더 진취적으로 앞에 나가는 일을 하고, 교육, 연구, 진료 이런 것들 통해서 얻어진 전문적인 지식들의 부가가치를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사업, 창업 이런 쪽도 이제 많이 중요해지는 추세입니다.

거기다 더 나아가서 정신건강의학과의사의 경우에는 봉사의 측면도 상당히 강조가 되고 있습니다.

그 봉사활동에서 나도 많이 성장하는 기회가 되는 거구요.

특히나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거든요.

저도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지금 맡아서 운영을 하고 있는데 다양한 센터들이 있어요.

정신건강복지센터도 있고,자살예방센터, 치매안심센터, 중독센터들도 있고 심리적인 외상과 관련돼서 안산의 온마음센터와 같은 센터들이 있고요.

여기 근무 하시는 분들 중에는 의사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훨씬 더 대다수는 의사가 아닌 간호사라든가 임상심리사라든가,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다양한 직군들의 사람들이거든요.

이 사람들과 같이 팀을 이루어 일하는데 그 중에서 중심을 잡아주는건 의사여야지 되니까 의사로서 리더쉽을 가지고 함께 지역사회에서 기여를 하는 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또 차원이 많이 다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는 거는 '나는 더 돈을 내고 진료를 받겠다.'라는 동기부여가 된 상태에서 이미 와서 진료실에서 진료 보는 거잖아요.

근데 우리가 지역사회로 나와 가지고 보면 진료실에 왔던 환자분들보다도 훨씬 더 심하고 문제가 좀 더 심각하고 그에 비해서 사회적인 지지 시스템은 훨씬 더 빈약한 그런 사람들이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치료 받게끔 교통정리 해 주고 그런 사람들을 도움을 받을 수 있게끔 끌어내는 것도 사실 지역사회 정신의학의 역할이고 가치 있는 일이에요.

진료실에서만 갇혀있는 것보다 훨씬 더 넓은 세계가 밖에 있습니다



<훌륭한 정신과 의사가 되려면>

사람을 좋아해야 될 것 같아요.

직접 사람과 호흡을 하고 이야기를 해나가면서 장기간에 걸쳐서 사람을 변화시켜 나가는 과다 보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있지 않는 한은 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리고 정신과 의사는 하면서 다른 사람과 공감을 하는 능력이 되게 중요하거든요.

다른 사람과 공감이 돼야지 내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그 사람의 행동 같은 것도 이해할 수가 있기 때문에, 결국 기본적으로 밑에 깔린 거는 사람에 대한 선호도가 좀 있어야죠.

사람들하고 이야기하는 그런 거를 즐기는 그런 사람들한테 좀 맞는 직업 같아요.



<정신과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를 하겠다는 팬들이 있는데, 사실 제가 말하고 싶은 거는 역설적으로 너무 '나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할 거니까 뭐 이런 거는 필요 없어.' 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거에요.

전반적으로 기본기를 다지는 게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자신이 세상을 보는 눈 같은 것들이 어느 정도 좀 시야가 넓으면 이게 확실히 도움이 많이 되거든요.

아까 이야기한 인문학적 소양 같은 기본적인 소양들. 그런 것들을 좀 다지면 좀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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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으로 보고 싶은 분은 여기로 오시면 됩니다!

https://youtu.be/XLwh6ksJa-o






더 이야기를 듣고 싶은 과, 영상에 대한 피드백은 댓글이나 tobedoc2020@gmail.com로 메일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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