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실주의 [1054259] · MS 2021 (수정됨) · 쪽지

2021-04-08 22: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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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 칼럼] 문과와 이과에게 모두 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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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점점 더 황폐해져가고 있다. 한국사회의 현대사를 "둘로 나뉘어 서로 물어뜯음" 으로 대체해도 전혀 과언이 아닐만큼 우리는 지난 70년간 꾸준히 싸워왔다. 고전에서 시작하여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지는 좌파와 우파부터, 산업화를 겪으며 급부상한 빈과 부의 프레임, 외환위기 후 팍팍해진 성공의 관문으로 인한 세대 간의 갈등,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의 가장 뜨거운 관심사인 젠더갈등까지. 



그런데 요즘 이러한 갈등의 트렌드가 10대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 바로 문과와 이과 간의 갈등.



사실 줄곧 우위를 차지해왔던 "진영"은 문과였다. 조선시대의 주류는 단일 문과였으며, 현 4~50대가 입시를 치루던 시기만 하더리도 서울의대보다 입결이 높았던 것이 서울 법대였고, 통상적으로 자본주의에서 더 "진또배기"로 평가받던 진영은 문과였다. 



그러나 정치계의 몰락, 법대의 폐지, 기업 내 핵심 업무의 변화, 금융업의 위축, 순수학문(ex: 철학과) 및 어문계열의 도태로 인해 문과는 지속적인 하락세를 타게 되었다. 이에 반해, 4차 산업혁명의 여러 키워드와 맞물리며 공돌이라고 은근히 비하받던 공대는 트렌드에 맞춰 세분화되며 그야말로 떡상하였고, 비워진 왕좌의 자리는 의대가 차지하였다.



이런 시류에 신은 두가지 방안으로 이과의 손을 다시 한번 들어주었다. (문과 입장에서는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겠지만)  첫번째는 문이과 통합이다. 사실 말이 좋아 통합이지, 이과의 "문과 인수 합병"과 비슷한 형국이 되었는데, 사실 실질적인 변화는 수학이라는 과목을 문과와 이과가 공통과목(수1,수2)에서 동일한 문항으로 시험을 치르게 된것밖에 없기 떄문이다. 문과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성적 산출이 이과와 같이 된다는 것인데, 이과가 문과보다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당연히 기존 수학(나)형이었다면 1~2등급을 받을 학생들이 이제는 3~4등급을 받게 생겼으니 엄청난 악재일 수 밖에 없다. 



어찌 되었든 이로 인해 화두에 오른 문,이과 이슈는 이과로 하여금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불만에 대한 표출을 불러 일으켰고 (ex: 높은 등급(or학점)을 받기 위해 요구되는 살인적인 공부량) 그 표출의 대상은 기존 입시제도에서 나름 꿀을 빨던 문과에게 돌아가며 이과는 우월함이라는 감정에 사로잡혔다. 심지어 1등급을 받은 인문계열 학생 A에게 5등급을 받은 이공계열 학생B가 꼽을 주는 사태까지 벌어진다. (물론 이의 경우, B가 ㅂㅅ이다)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이 우월감은 사실 근거 없는 허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이과가 수학은 물론, 국어도 영어도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이는 기존에 공부 자체를 잘하던 아이들이 이과로 많이 진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교육 특구 소재 명문고등학교 내 전교권을 살펴보면, 이과가 태반을 이루고 있다.



여기서 문과가 살아남는 방법은 단 하나다. 이과 애들이 과탐이랑 미적분 하면서 허우적 허우적댈 때, 문과는 사탐이랑 확통을 서둘러 끝내고, 그 전력을 수학 공통과목과 국어에 쏟아야한다. 그래서 국어 과목에서는 우월성을 확보하고 수학 과목에서도 나름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한다.( 물론 사회탐구 과목을 맹목적으로 ㅈ밥으로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경제, 정치와 법,지리 과목들은 생각보다 난이도가 있는 과목들이다. 너무 경시하지는 말자.)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이과의 문과비하는 참 생각이 어린 병ㅅ 짓거리인것 같다. 물론 그들의 논리에 어느정도 동의는 한다. 허나,어차피 목표가 "성공" 이라면, 문과나 이과나 똑같이 힘들다. 그저 공부하는 과정이 도전적인 길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그 이후 과정이 더 도전적인 길을 택할 것인지 그 차이이다. 그냥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길을 선택하고 묵묵히 그 길을 따라가는 자가 승자인 것이다. 10년,20년이 지나 누가 레인지로버를 타고 롤렉스를 손목에 찬 채 개인 자산 관리사의 전화를 받으며 미소를 짓고 있을 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마당에 뭐하러 서로를 비난하고 비하하는가. 성공한 사람이 이과라서 더 박수받고, 문과라서 더 경시받는 경우는 없지 않은가.




(짧고 굵은 매운맛 버전인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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