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꼬운 라이언 [833621]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1-01-28 20:25:36
조회수 13,829

(사이다)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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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지나서 디엠 대화 내용 사진은 삭제~~)


제가 현역 때 받은 수능 점수가 진짜 공부하면서 본 모든 모의고사에서도 한 번도 맞은 적이 없는 점수를 받았습니다..네 개박살이 났죠.


저는 재수를 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지거국 국립대에 진학했습니다.


물론 처음에 원하는 점수로 간 것이 아니니까 그만큼 학교에 정도 안 붙고 불만도 많았습니다.

근데 학교를 다니면서 만난 친구들,형들,누나들을 만나고 공부하고 놀면서 생각은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지방대든 지거국이든 항상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잘하는 사람들은 존재한다는 것.

여기에 수능 당일에 망해서 온 사람은 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등등


그렇게 학교를 1년을 다니고 집안 사정이 조금 나아지고 재수를 해서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재수하는 1년 간 정말 힘들었지만 지금 센츄리온 신청도 해놨고 신입학 준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네, 아무리 망한 수능이라지만 수능 당일 점수가 본인의 실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거국 수준에서 여기까지 정말 힘들게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1년 간 학교를 다니며 저의 인식을 바꿔준 학교와 친구들,선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고

수능이 마무리 되고 한 명씩 소식을 전달했고 정말 기뻐해준 친구,선배들을 보며 나중에 꼭 만나 좋은 친구와 후배로 남고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딱 한 명을 제외하구요.


느끼셨겠지만 네...저 형입니다...


저 형도 지거국을 삼수를 해서 들어왔습니다.

재수를 위해 휴학계를 내기 전에 마지막 학기 때 대충 가까운 사람들에게는 '재수를 하게 될 것 같다. 좋은 소식 생기면 알려드리고 설령 돌아오게 돼도 날 너무 미워하진 마라'라고 웃으며 얘기했는데 다들 열심히 하라고 기프티콘도 주고 응원도 해주고 재수학원으로 편지도 써줬습니다.


반면 저 형은 재수 얘기를 꺼낸 뒤로부터 계속 '해보니 안 되더라, 그냥 군대나 가자, 대학 공부해보니 수능은 힘들지 않겠냐....등' 갖은 말들로 저의 도전을 비꼬고 회의적인 말들을 계속 했습니다. 꾹 참고 그래도 잘 하고 오겠다 말하고 재수를 했고



네... 학교를 바꾸게 됐네요...

현재는 입대한 저 형이 얼마 전 연락이 오길래 안 받고 있다가 무슨 얘기를 하나 읽었는데 고생했다, 수고했다는 말도 안 해주고(이건 뭐 그냥 개인적 섭섭함...?ㅎㅎ) 마치 제가 본인과 동류인 것처럼 '복햑이냐?'부터 물어보길래

방금 자퇴원 뽑아서 사진만 보냈습니다....

정말 힘든 시기에는 이 순간을 생각하며 버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는데...그 날이 왔네요!



그냥 갑자기 수능이 끝나니 지난 힘든 시기들이 떠오르면서 주저리 주저리 있던 얘기만 적었습니다...


저도 그렇고 저 형님도 그렇고 혹시 모를 경우를 위해 그냥 오늘이 가기 전에 글은 지울 생각입니다...ㅎㅎ


주저리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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