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STASY [980003] · MS 2020 · 쪽지

2021-01-26 14:3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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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學) 이별을 앞둔 오르비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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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그리운 가슴 가만히 열어 

한 그루

찔레로 서 있고 싶다.


사랑하던 그 사람

조금만 더 다가서면

서로 꽃이 되었을 이름

오늘은

송이송이 흰 찔레꽃으로 피워놓고

 

먼 여행에서 돌아와

이슬을 털 듯 추억을 털며

초록 속에 가득히 서 있고 싶다.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아픔이 출렁거려 

늘 말을 잃어갔다.


오늘은 그 아픔조차 

예쁘고 뾰족한 가시로 

꽃 속에 매달고


슬퍼하지 말고

꿈결처럼

초록이 흐르는 이 계절에 

무성한 사랑으로 서 있고 싶다.



 문정희,「찔레」



성숙한 마음의 무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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