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예비시행 국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5432208
진짜 개 오랜만에 국어칼럼
쓴 이유 : 과외 학생이 이 지문 물어봤는데, 읽어보니 마지막 파트가 논리전개가 잠깐 이해가 안가서 좀 정리해보고 결론 얻은거 공유
일단 지문 아래.
다른 파트는 많이들 다른 칼럼에서 설명 하셔서 패스하고, 마지막에 다산/정약용,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적용 범위 관련 내용을 정리 해 보려고 함. 사실 여기 읽으면서 ???했던 학생들 좀 있을거임. 근데
이 파트 관련된 문제가 8번인데, 단어만 도치시키면 풀리도록 쉽게 나와서 그냥 패스하고 넘어갈 수는 있지만., 좀 짚어보고자함.
우선 라이프니츠의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는 이거임
"A와 B가 동일하다면, A와 B의 특성은 구분할 수 없다."
근데 마지막 문단에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쓸 때 사용되는 특성이 의심이나 생각을 포함하는 경우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그 논증이 다음과 같음
"다산과 정약용은 동일한데,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썼다고 생각해도 다산이 썼다는 것을 의심하는것은 가능하다."
이거만 보면 무슨 개소리인가 싶은데, 이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진짜 사용방법'에서 기인함
사실 "A와 B가 동일하다면, A와 B의 특성은 구분할 수 없다." 이 명제 자체는 너무 당연해서 어따 써먹나 싶지만 이 명제의 대우를 취하면 다음과 같음
"A와 B의 특성이 다르다면 A와 B는 동일하지 않다"
지문의 윗 부분에서, "어떠한 물리적 대상도 갖지 못할 특성을 정신이 갖는다면, 정신은 육체와 구분된다"라고 서술한 부분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의 진짜 사용방법의 힌트를 제시함. 사실은 대우를 써먹는거임.
A랑 B가 무언가 속성이 다르므로, A와 B는 다르다. 이게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이용한 실제 논증인거
여기서 다산/정약용을 쓴 논증을 깊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순서를 가짐.
0. 정약용=다산을 우선 모른다고 생각하자. 또 목민심서의 저자는 정약용/다산임이 알려져 있다.
1. 나는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썼다고 생각한다.
2. 나는 목민심서를 정약용이 쓰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3. 1.과 2.는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4. 나는 목민심서를 다산이 쓰지 않았다고 의심한다.
5. 1.과 4.는 논리적으로 모순이지 않다.
6. 따라서 "정약용"은 "내가 목민심서의 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다산"은 "내가 목민심서의 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속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
7. 따라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를 6.에 적용하면 다산은 정약용과 다르다.
8. 하지만 다산은 정약용과 같다. 따라서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에 의심이나 생각은 적용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지문에서 하고싶은 말은 생각/의심은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에 적용 안되니, 데카르트가 "의심"을 통해 정신과 육체가 다르다고 논증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것. 철학에서 이런식으로 반박하는 경우가 많음. 대충
"님 논증과정중 하나 반례있으니 틀렸다" 이런식
여튼 이 지문은 흐름 따라가기가 많이 어려운 대신, 문제가 꽤 쉬운편. 흐름만 캐치해서 동일론/이원론 대비만 하면 풀 수 있었음. 다만 가능세계 같은거 처럼 흐름만 잡아서 안 풀리는 지문이 나올 수도 있으니 대비는 철저히 하는걸 추천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명문대도 진짜 어이없게 차단당하고 학교생활에 재미 1도 없고 고시공부하느라 아는...
-
한석원 기출강좌 0
주볒에서 수학 기출 다 풀고 회독해야한다고 하는데, 한석원t는 기출강좌가 따로...
-
그 사람은 바로 깨봉수학임
-
공부 끝날때까지 오르비 안들어오기 도전
-
현재 문학은 피램 생각의 전개 교재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교재에서 선지판단 태도는...
-
비문학 고민 0
실전에서 비문학 풀때 지문을 완벽히 다 이해하고 푸시나요 아니먼 핵심내용, 비교,...
-
그때 "기출 다 끝내라" 라는 말이 진짜 14, 15, 22 이런 킬러급 문제들까지...
-
기출 ㅊㅊ 수학 1
한완수 수1수2 끝내고 기출 하려는데 수분감vs한완기 미적 진도땜시 마더텅 자이는 못함)
-
모르는 사람이 보면 서로 다른사람인줄ㅋㅋ
-
학교가여하는데 샤워를몬해 아아악 학교가는데샤워안하는거면평범한공대평균이긴한데,,
-
R.I.P
-
해산….
-
아침 빨간 국물은 든든해여..!
-
끄라니까?
-
체감이 되네 사실 지금도 내가 맞게 하고있는지 모르겠음
-
지루한 수업 12
다 아는 내용;;
-
나도ㅠ모르게 잠들어버림 다행히 10분 좀 지나서 흠칫 거리면서 일어남 너무...
-
휴학한 의대생들은 의대 증원되면 학교 업글하고 싶으려나? 내신으로 수시 반수하거나...
-
S로 시작하는 대학 특 23
존나 재미가 없다 Ex) 서울대 서강대 성균관대
-
우리학교는 스누라이프 이런거왜없냐
-
아니내가뭘<<< 왜 독포먹은지 아는사람 있음?
-
곧 비가 우당탕탕 올 것 같아여..! 거기도 그래여?
-
저 지12하는데 2
둘다 오지훈 커리타니까 그러면 십지훈? 엌ㅋㅋ앜ㅋㅋ
-
호림원일병 저격합니다 33
자리가 마음에 안 들어서 교사를 기절할때까지 폭행한 사건의 가해 학생이 퇴학이 아닌...
-
걍 누렁이나 들어야지 에휴
-
글을 진짜 기똥차게 잘읽을 필요는 없는거같음 막 씹어먹을듯한 이해 까지 읽지말고...
-
아침부터 수업이라니..빨리 준비를.. ..?
-
18학년도 6월 가형 26번 이에요
-
얼버기 4
ㅎㅇ
-
동아리 4지망까지 입력하라길래 1지망 과학동아리부터 해서 최대한 이공계 관련...
-
넵
-
화가나는 화요일 지루한 출근 Let's Go 오르비언들 화이팅
-
수학 N제 1
지금 한석원쌤 알테 워크북 빼고 다 했는데 워크북 풀고 N제로 가는게 나을까요 그냥...
-
김기현t 기출 2
김기현t 풀커리를 타려고 하는데요, 시발점 듣다가 뒤늦게 커리를 갈아타서 이제...
-
심리학과는 1
대학도 물론 중요하지만 대학원이 더 중요한가요?
-
순삽 쥐약이얐는데 3강만에 개안시킴
-
올해도 들으려고 하는데 잡도해랑 생글생감 다시 들어야할까요?
-
이야 ㅋㅋㅋ
-
작년에 고민 하다가 안 풀었는데 흐음..
-
ㅇㄷ감?
-
입시, 학부생활, 취업, 그 외 다 가능
-
공부해야 하는 건 알겎는데 저는 왜 공부를 안 할까요 찡찡찡 식단이랑 운동 해야...
-
2차시험장은 갈 거 확실한데 앞이 막막하네 붙어야 은행가서 대출받고 연수원갈때까지 숨통 트일텐데
-
안녕하세요 06현역입니다ㅠㅠ 사정 상 수학을 1년 넘게 놨었어요…(ㄹㅇ 한번도...
-
과제시발 4
개시발
-
ㄹㅇ만세임 누군가는 이 학과 왜 가냐고 하겠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팀플이 없어서 내향인은 최고야
-
강대s관 질문 3
강대s관 학번에 있는 숫자 무슨 뜻이에요?제 학번이 7804이던데 자기 반이랑 관련있는 숫자인가요?
이게 뭔 소리고
올린지 30초도안됐는데
결국은 수능에 논리학이..
사실 2문단이 '동일자 식별 불가능성 원리' 자체가 아니라 그 명제의 대우를 사용한다는 점을 파악을 못하면 3,4문단 중에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없죠 ㅋㅋ
그러게요. 이렇게까지 꼬아낸 지문은 수능 기출에선 처음본 것 같네요. 콰인포퍼정도가 비슷하려나
오..혹시 logistics 개정은 언제쯤 될까용 잘보고있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