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破亂국어 [890512] · MS 2019 · 쪽지

2021-01-13 12: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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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파란문법v5.1]에 관한 더 자세한 이야기 + 국어자료모음(자작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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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문법 v5.1 espresso 2022_맛보기.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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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문법익힘책 CleanX v2.2 [10~16] 7개학년도.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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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U문학개념 v1.3.pdf

  안녕하세요? 11년차 국어교사 파란국어 박지성T입니다.


  오늘은 파란문법을 시작으로 해서, 제가 만든 교재들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자료들을 업로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만, 오늘은 그 중에서도 저에게 굉장히 의미 있고, 또 소중한, 세 가지 교재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교재 제작 총론 

: 시중에서 구할 수 없는 교재만 만든다


  제가 만든 모든 교재들은 모두 제가 필요해서 만든 것들입니다. 물론 교사생활 초기에는 시중에 있는 문제집으로 충분했습니다. 방과후수업도 EBS 교재나 다른 유명 출판사 제품을 선택해서 썼습니다. 학교에 있으면 온갖 문제집을 교사용-연구용으로 가져다 주기 때문에 그것들 중에 잘 고르기만 하면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교사로서의 경험이 쌓이고, 수능을 준비하는 방법론에 대한 주관이 형성되면서, 기존의 교재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결국 직접 만들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죠. 지금은 정규수업과 방과후수업 모두 제가 만든 교재로 수업을 합니다. 그래서 편집도 최대한 깔끔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스스로가 수업을 준비하고 공부하기 편하도록, 줄간격이나 폰트까지 모두 여러 버전으로 출력을 해서 직접 필기를 해보고 조정한 교재들입니다.



첫 번째 교재  

: 2022 파란문법 v5.1 espresso


 

  제가 만든 첫 번째 교재는 파란문법입니다. (Atom - 파란문법 v5.1 espresso 2022

파란문법은 현대청운고 3학년 문법 수업을 하면서 한 학생에게 질문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되어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2016학년도 수능B형 11번 문제였는데, 정답은 5번이었습니다.



  사실 <보기>를 따라 이해하면 정답을 고르는 것 자체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쉬운 문제였어요. 그런데 한 학생이 질문을 하는 겁니다. 


  "쌤, 예전에 '읽히고'처럼 겹받침이랑 ㅎ이 만났을 때 축약이 일어날 수 있으면 다른 변동보다 축약이 먼저 일어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왜 이때는 반대로 되는 거예요?"


  대답을 바로 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전에 수업을 하면서 '젖히다', '읽히다'를 예로 들면서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나 자음군단순화보다 축약이 우선한다고 수업에서 말한 적이 있었거든요. '젖히다'를 막 음절의 끝소리 규칙이 먼저 적용되고 축약이 되고 구개음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바로 축약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표준발음법에도 비슷한 예가 버젓이 등재되어 있다고 그렇게 설명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했었습니다. 공부해서 다음에 알려주겠다고만 말하고 멋쩍게 돌아섰던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자리에 돌아와서, 독서와 문법 교사용 지도서, 문법 교재 등을 샅샅이 뒤져봤습니다. 인터넷 검색도 열심히 해봤죠. 그런데 제대로 설명해주는 곳이 하나도 없었어요. 전공 서적도 제가 가진 것들에는 마침 안 나와 있더라고요. 그래서 국어국문학과 교수인 후배에게 (마침 음운론 전공) 물어보고, 제가 사야 할 책 리스트를 얻었어요. 그리고 전부 다 샀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 읽고 소화하는 것만이 학생들의 질문에 대처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또 3년 연속으로 3학년 문법만 가르치는 행운이 주어져서 진짜 끝까지 간다는 마음으로 파고들었습니다. 


  그렇게 수능기출문제와 전공문법서적을 동시에 파고들면서 마침내 모든 기출문제에 대해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공부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아이들에게 최종점검 자료집으로 제공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개념의 폭은 잡다하지 않게, 수능에 출제된 적이 있는 개념으로만 엄선하되, 그 원리를 설명하는 부분은 깊이 있게 다루는 심화교재, 그런 교재를 만들어보자, 지금의 나는 만들 수 있다, 그런 생각이 들어서 2017년 겨울부터 2018년 여름까지 신나게 작업했습니다.


  교재는 수능을 대비하는 최종점검자료인 만큼 고도로 압축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독성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최대한 타이트하게 서술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문제를 제외한 본문 분량은 70여쪽에 그칩니다.) 그림이나 여백은 당연히 없고요. 대신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표준발음법 규정이라든지 그런 부분들은 모두 싣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기출 문제집을 이미 갖고 있는 친구들에게 줄 교재인데, 굳이 기출문제를 수록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어서 제가 지금까지 출제했던 내신 문법 문제 중에 유의미한 문제를 선별해서 수록하였습니다. 저는 서술형 평가 문항도 기출문제를 변형해서 출제해왔기 때문에 그것도 실력확인용으로 함께 수록하였습니다.


  그런데 파란문법을 완성하고 보니, 제가 생각한 것보다 괜찮은 교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고밀도 최종점검자료를 만들겠다고 시작한 것이었는데, 다 쓰고 보니 최종점검자료도 되겠지만, 그냥 문법을 처음 공부하는 친구들에게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수험생 커뮤니티에 업로드해서 공유하기 시작했고 조회수를 합하면 몇 만 건을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종이책으로 출판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더라고요. 물론 이미 교재 원문 PDF가 통채로 공유되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뜻 출판사에서 허락을 해줄 리가 없었죠. (이미 오르비에도 업로드했던 시점) 이때 이해황 선생님께서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셨습니다.

 

   (이해황 선생님께서 홍보도 많이 해주시고, 오르비와 다리도 놓아주신 덕분에 파란문법은 종이책으로 나올 수 있었죠. 정말 감사합니다! 갓해황! 갓해황! 갓해황!)



  수능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문법 개념만 압축적으로 담되, 그 원리까지 깊이 있게 다룬다는 의미에서 파란문법의 부제는 국어문법 에스프레소로 지어주었습니다. 조그마한 컵에 담긴 커피지만 맛과 향은 훨씬 더 진하니까요. 세상에 없던 문법 에스프레소, 파란문법은 그렇게 추출되었습니다.



두 번째 교재

: 파란문법익힘책 CleanX


  파란문법을 만들 때 약속했던 것이, 문법 기출문제를 n회독 할 수 있는 무료교재였습니다. 무료교재는 PDF로 뿌리게 되는데, 제본을 하게 되면 비용이 들어서 오히려 시중의 문제집이 더 쌀 가능성이 있으니 프린트해서 막 볼 수 있는 형태로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떤 형태가 좋을까? 기존의 교재들과 다른, 프린터로 뽑아볼 때 가장 이익이 되는 교재 형태는 무엇일까? 그런 고민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프린터로 뽑은 A4 교재는 당연히 제본이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럼 제본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더 좋은 교재는 없을까? 생각을 해보니, 하루 한 장씩 들고 다니는 교재라면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매3문 판매량이 엄청난 걸 보면 하루에 몇 개씩 푸는 학생들이 꽤 있다는 것이니까요. 그래서 저는 A4 한 바닥에 2문제씩, 한 장에 4문제가 들어가도록 설계했습니다. 하루 한 장씩 들고다니면서 하루 공부를 마치는 것이죠. 그래서 파란문법익힘책에는 한 장씩 뽑아쓰는 형태라는 뜻에서 크리넥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틀리는 일(X)을 깨끗이 없앤다는 의미도 있고요.



세 번째 교재

: IU문학개념 

(Inductive Understanding of Literary Techniques)


  고등학교 국어교사로서 11년째 국어영역을 분석하면서, 시중의 문학 개념어 교재를 보면, 항상 아쉬운 점이 있었습니다.


-1. 수능에 출제되지 않는 개념에 대한 설명은 지나치게 풍부하고

-2. 수능에 출제된 개념임에도 언급조차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3. 문학 개념에 대한 구체적인 예시가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으면 좋겠다.

-4. 해당 개념이 수능에 어떻게 출제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수록되어 있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설의법의 개념을 이야기할 때, 수능에서 '설의법'이라는 말이 나온 적이 있는지, 출제된 적이 있다면 빈도가 높은 편인지 아닌지, 언제 어떻게 어떤 작품과 엮어서 출제되었는지, 적절한 선택지로 출제된 것이 있는지, 비슷한 용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정리해놓은 교재가 시중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1993년부터 출제된 모든 평가원 기출문제들을 붙들고 지난 1년 간 씨름했습니다. 각 개념어별로 평가원에서 제시한 사례를 모두 찾고, 분류하고, 설명을 덧붙이고... 아마 고구마님께서 올려주신 전개년 국어영역 PDF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1994학년도부터 2020학년도까지 수록된 그 PDF 파일에서 개념어를 하나씩 검색해서, 정답인지 아닌지 하나씩 모두 확인해가면서 만들었습니다. 수고로움으로 친다면 이 교재가 가장 손이 많이 간 교재입니다. 심지어 아직 절반밖에 완성하지 못했습니다. 표현법과 말하기 방식까지만 집필을 마친 상태입니다. 그런데도 분량이 130쪽이 되더군요. 저에게는 이 교재를 완성하는 것이 새해 목표입니다.


  교재 이름은 고민이 많았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개념을 형성한다는 의미에서 귀납적 문학개념이라고 지을까 하다가... 귀납적이라는 말이 왜 이리 거슬리는지... 그러다 우연히 영어로 귀납법이 뭔지 찾아보니 놀랍게도 인덕션!!! Induction이더라고요. 인덕션은 왠지 라면이라도 끓여야 할 것 같고... 또 그럼 귀납적은 뭘까 찾아보니 Inductive! 이건 괜찮겠다 싶었어요. Inductive Understanding은 이니셜이 또 무려 IU, 아이유 문학개념이라! 이거다 싶더라고요. 수험생들 사이에 널리 퍼지기에 좋은 이름이기도 한 것 같아서 IU문학개념으로 지었습니다. 물론 표지는 진지하게, 마치 영문학 원서인 것처럼 깔끔하게 만들었죠. 


교재를 무료로 배포하는 동기와 목적

: 재미와 쾌락


  저는 현직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수능 교재 연구를 하든 말든, 교재 개발을 하든 말든 월급은 동일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월급이 올라갑니다. 물론 파란문법은 유료 종이책이기 때문에 판매되면 이익이 생깁니다. 그러나 그 이익을 위해서 파란문법을 출간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사실 교재 만들 시간에 방과후 수업을 하는 게 몇 배 이상으로 금전적 이익이 큽니다.)


  저는 오직 저의 쾌락을 위해 교재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저의 쾌락을 위해 교재를 만들고 있습니다. 취미입니다. 국어영역을 뜯어보는 것이 그냥 제 취미입니다. 정식 출판은 일종의 명예 뱃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뿌듯함이 더해지는 것이죠. 정식 출판이 되지 않아도 즐거움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세상에 없었던 유용한 자료를 만들었다는 성취감, 누군가 내가 만든 자료를 이용해서 공부할 거라는 기대감, 누군가의 인생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는 보람, 그리고 무엇보다 형태를 잡아가는 교재를 마우스 스크롤로 긁어볼 때의 그 쾌감이 저를 살아있게 합니다. 


  첨부파일의 교재들은 모두 이렇게 완성된 작품들입니다. 대충 만든 것도 없고, 세상에 이미 있는 것을 모방하여 만든 것도 없습니다. 혹시 교재에 오탈자가 있다면 꼭 제보해주세요. 교재를 조금씩 고치는 것도 제게는 큰 즐거움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파란국어 박지성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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