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수험생분들, 시간나시면 꼭 읽어보고 가세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3504287
안녕하세요!
저도 오르비 정말 오랜만에 와보네요.
고3, 재수, 삼반수 시절 자주 오르비 했었는데 ㅎㅎ
일단 고3분들, N수생분들 정말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더더욱 힘들고 많은 어려움이 있으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오늘 하루만큼은 지금까지 늘 봐왔던 시험지나 성적표가 아닌,
본인에게 한 번씩 “정말 수고했다”라는 말을 해주시길 바랄게요:)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해주고 싶은 말을 해보려고 해요.
뻔한 응원, 위로와 축하는 이미 많은분들께서 해주시고 계신 것 같아 다른 말을 해드리려고 합니다.
기분 나아지실 겸, 시간되시면 천천히 멍 때리면서 읽어보세요!
저는 대부분의 수험생들보다 입시 준비를 많이 한 편이라고 생각해요.
2018년수능, 2019년수능, 2020년수능을 본 3수생이었습니다.
2018년 수능, 정말 변별당했습니다.
고3 시절, 하루 공부 시간의 약 8할정도는 평소 어려워하던 국어에 투자하였습니다.
그러나 공부 방법이 잘못되었는지, 실력이 부진했던 것인지
수능에선 국어 4등급이라는 결과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스스로에게 많은 실망을 하고 그동안의 노력과 과정들이 물거품이 된 것 같았습니다.
논술도 썼었는데 다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재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 수능, (다들 아시겠지만 국어 hell) 이때도 처참하게 국어가 제 발목을 잡았습니다.
약 300일간 정규 수업 시간 제외하고 하루에 약 5시간 이상씩 국어에 투자했는데
또 4등급이라는 등급을 받았습니다. 진짜 그 당시 많이 힘들었습니다.
재수 생활(feat.강머기숙)도 힘들어서 많이 우울했었는데 성적을 보니 더 힘들더라구요.
3000만원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투자해 제가 얻은 건 국어 68점이 전부였습니다.
‘공부를 덜 했다, 방법이 잘못됐다’ 등 주변에서 여러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그런 말들은 제게 상처를 주지 못했습니다.
그저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모든 것을 집어 삼켜버렸으며, 절망 그 자체였습니다.
저보다 지금 수능 채점을 하시고 더 힘드신 분들이 많으실거라고 생각해요 ㅠㅠㅠ
그런데 여러분, ‘입시’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아직 대학에 합격한 것도 떨어진 것도 아니잖아요.
정시 원서 모집도 남아 있고 심지어 논술 시험도 남아 있습니다.
“수능끝=입시끝”이 아닙니다.
정시 원서 전략 잘못 짜서 대학을 못 간 친구도 제 주변에 있고,
시험은 못 봤는데 전략을 잘 짜서 자신의 성적보다 훨씬 잘 간 친구도 많이 있습니다.
정말 못보셨다면 논술의 기회도 남아있습니다.
그러니 아직 포기하지 마세요.
오늘 하루 푹 쉬시고 내일부터 다시 파이팅 해봅시다!
저도 재수 수능 시험은 망했지만 운 좋게 논술로 대학에 붙었습니다.
저는 정말 기대를 1도 하지 않았었습니다.
기만이 아니라, 저는 재수할 때도 정시만 바라봤고
기숙학원 일정에 포함된 논술 수업시간 때는 매번 잠을 자다 논술 선생님께 지적을 매주 받았습니다.
그만큼 수능으로 대학을 가고 싶었었지만, 저의 의지와는 달리 수능을 망쳐버렸습니다.
저는 여러분들도 다 아시는 인서울 유명한 대학교 6개 논술을 썼었습니다.
결과는 잘 썼다고 생각했던 5개의 대학교 모두 광탈하였습니다ㅎㅎ.
그러나 마지막 1곳, 진짜 생각지도 못한 대학교 논술 시험에 붙었습니다.
최저 맞추고 난 뒤 경쟁률을 보니 그냥 같이 시험 보는 반에서 1명만 되는거였더라구요.
진짜 저는 살면서 입시 논술 공부를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재수 이후에 수능을 망해 그때부터 논술 공부를 처음 시작하였는데
제가 논술로 붙은 학교는 논술 학원 다니기도 전에 시험을 봤던 학교였습니다ㅋㅋㅋ.
논술 당일 아버지와 함께 시험장을 찾아가는데 지하철을 이상한 걸 타서
거의 꼴찌로 시험장에 들어갔을거에요.
논술 시험장에 들어가자마자 숨 헥헥거리고 땀 흘리고 장난 아니었어요.
더 심각했던 건 감독관님께서 수험표 검사를 하시는데
제가 이 시험실에 응시하는 인원표에 이름이 없다는거였어요ㅋㅋㅋㅋ.
이 정도 정신이면 거의 정신 나간 거 맞죠?
그런데 다행히 같은 계열 시험이라 그냥 여기서 봐도 된다고 하셨어요.
진짜 난장판 그 자체였어요.
시험도 그냥 읽고 포기한 듯 끄적거리고 나왔어요.
시험보고 나왔을 땐 전혀 잘 쓴 것 같지도 않았고 그냥 망했다고 생각해서 아예 잊고 있었어요.
그런데 합격을 했습니다. 정말 믿겨지지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도 울컥하네요ㅠ)
삼반수는 간략히 제가 국어 성적에 대한 미련이 계속 남아 있었어서
대학을 옮기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고 ‘국어만 1등급 맞자’라는 마인드로 반수를 시작해서
작년 수능에 1등급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이랑 시험보는 난이도 체감이 아예 달라요.
대학을 다니고 있는 저와 달리 여러분들이 보셨던 시험이 훨씬 더 어려운게 맞아요!)
마지막 붙은 대학도 정시 전화 찬스 마지막 날 마감 1시간전에...
별 대단한 이야기도 아닌데 너무 장황하게 쓴 것 같네요 ㅠㅠ
그저 여러분들께 제가 전해드리고 싶은 말은
저도 절망할 만큼 절망해보았고 스스로한테도 많이 실망했었어요.
그런데 얼마 살진 않았지만 정말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저도 저한테 그런 기회나 행운이 주어질지, 상상도 못하고 살아왔는데
여러분들도 충분히 그러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럴 자격도 충분히 있으시고요, 진심으로요..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마시고 지금부터라도 준비해보세요!
정말 저보다 더 고생하신 분들이고 더 똑똑하신 분들이라 모두 잘 되실거에요.
지금까지 제 이야기 읽어주신 수험생분들 정말 감사드려요.
글을 잘 쓰지는 못했지만 정말 본인에게 실망하신 분들께 꼭 이야기해주고 싶었어요.
‘수능’이 아닌 ‘입시’가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마세요.
끝까지 가면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진짜 여러분들도 다 하실 수 있습니다!
끝까지 가세요 정말 후회없게 끝까지가세요.
끝으로, 제가 좋아하는 영화의 대사 하나 소개해드리고 갈게요.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다. 너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른다.
+입시 끝나고 “포레스트 검프” 영화 꼭 봐보세요!!! 강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대부분 다 푸는 거 머 잇지
-
내가 봐도 내가 너무 웃긴 자세로 자고 있었음 그래도 새벽 4시에 자는 애한테 대고...
-
사1과1 0
설대 고대 홍대 안된다고 알고 있는데 지금 문과에 관심이 생겨서ㅎ 만약 문과쪽으로...
-
저메추 좀
-
말이 안됨
-
시험 하나남아따 0
대학시험은 내신틱한데 거르고 싶네요
-
여자들은 원래 서포터 위주로 함? 딜탱 이런거 말고 힐러ㅇㅇ
-
공부 많이햇어도 긴장해서 심장 준내 뛰면 우짬..? 나 ㄹㅇ 열심히하면 할 수록 긴장댐ㅠㅠㅠㅠ
-
졸려 2
자고싶누
-
비상비상 10
5년 전에 기벡일때 공부한게 마지막인데 고3 수능 과외가 들어옴 수1+수2 메인으로...
-
그럼 삼수부터 하는 사람들은 반수로 가는 건가요? 재수까지만 쌩재수로 하고 삼수...
-
노력의 이면 0
노력으로 얻을 수 있는 게 참 많지만 노력으로 잃을 수 있는 것도 참 많은 것...
-
재수는 필수 8
삼수는 선택
-
술크업 ㅋㅋㅋ 키도2cm컸네
-
우선 이목을 끌기 위해 현 이슈인 의사증원으로 시작하겠습니다. 의료개혁으로 가장...
-
낮잠 = 5수
-
정파도 학교에서 진행하는 대학 입학설명회 가볼만 함? 담주에 홍대인가 경희대인가...
-
C3 C4 회로 그리라는 문제 나옴
-
제가 못받었는데 다시 걸어야할까요? 걸어서는 또 뭐라 말해야하죠..
-
안녕하세요 생달입니다. 오늘은 생명과학1 5단원 생태계와 상호작용에 대한 총...
-
히루야스미 점심시간 후유야스미 겨울방학 나츠야스미 여름방학 하루야스미 봄방학...
-
우울해서 미쳐버릴것같음.. 부탁할게요
-
어디서가 중요하다 이거야,,,
-
그냥 옷을 많이사면 되는거엿슴 무난한 아우터에 카고팬츠는 무적이다
-
현역이고 국어1등급목표입니다 인강으로만 하고있는데 주변에 더프 치는 사람들이...
-
지금 tim 2주차 하고있는데 앱스키마랑 병행하면서 들어도 될까요?
-
교실이데아 노래가사 되감기하면 악마의 소리가 나온다는데 교실이데아에서 미3누 악마의...
-
귀소본능좆되네 1
그와중집가는지하철기어들어감
-
친구는 있는데 왜 찐친은 없을까 맨날 걱정했는데 내가 취미가 아예 없어서 그런 깊은...
-
시험의 쓴맛을 보다. 중딩이 최고
-
가격이 다시 내려가진 않나요? 대성이 19로다시 낮춘다거나 기다릴까요 지긍살까요
-
인강은 심찬우쌤듣고 기출하려는데 검더텅 공부법이 어떻게 되나요..? 매3비...
-
소비자인 나는 오히려 좋아 다시 배달팁 없는 세상이 오다니 소비자 입장에선 영원히...
-
신박하다
-
연속으로 2가지 직책 녹견달고 수행중이라 바쁜 1인 ㅋㅋㅋ
-
샘들 기출 커리, 중간고사 대비로 들어도 되나요? EBS에 있는 내용도 중간고사에...
-
심심하다 0
할게 없다 다쳐서
-
내보냈어요 3
그 와중에 해맑게 채팅 보내시네,,,, 인사하자마자 내보내진 것은 유감임니다
-
시험끝 2
레포트 시작
-
서로 다른 상자 3개에 서로 다른 공 5개를 1개, 1개, 3개로 나눠 담는 경우의...
-
전공의 복귀 안하고 의료체계 유지 가능함? 전공의 개개인은 몇달 더 쉰다고 생계에...
-
19만원정도에 사겠습니다. 파실의향있으면 연락 부탁드립니다.
-
진짜존나역겹게생겼다진짜
-
그렇다해도 이번건 타격이 너무큰데
-
경계선 지능장애 수준의 학생이 ㅇㅇ..
-
아오 폰시치
-
장염인가 3
-
열품타 그룹에 그 한양대... 그 사람 아직 있는데 계속 있어도 상관 없으신가요...
-
덕코가 1만이하로 내려가거나 산화할 경우에 탈릅을...
감사합니다~ 많은 위로가 되네요~ 진짜 입시 끝날때 까지 화이팅 하겠습니다!
넵! 할 수 있습니다 정말로
감독관님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