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L'Amore No [793589] · MS 2017 · 쪽지

2020-11-30 15:3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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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수능 전날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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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다가오면 추워지기 마련.. 현역 때 수능과 마찬가지로 재수 때의 수능도 여지없이 추웠음.

아침 일찍 일어나 친구와 학교에 가서 수험표를 받고 내 시험장이 어딘지 확인했음.


김동욱 선생님이 수험장에 굳이 가 볼 필요는 없다 했지만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혹시 길을 헤매고 멘탈이 무너질 가능세계가 존재한다는 불안감에 시험장에 가 봄. 

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가는데 실수로 전 정거장에 내려서 엄청 걸었음. 참고로 이 날 걸음수 18000보 찍힘.

물론 들어가진 못하지만 운동장에서 '아 내 교실이 여기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며 내일을 상상해봄.

노을 질 무렵 해방감을 만끽하며 나올 내일을 그려봄.

아마 수능 한달 전쯤부터 성적은 둘째치고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훌훌털고 편하게 나오고 싶었던 거 같음.


그렇게 시험장을 나와서 학원에 갔음.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서로 수능 잘 보라는 얘기를 주고 받음. 

책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볼 모의고사들을 모아서 집앞 독서실로 향했음.

사실 학원에서 공부할 생각이었는데 옆에서 한명씩 집에 가고 하다보면 나도 마음 흔들려서 집에 가고 싶을까봐 그냥 미리 집에 갔음.


집앞에 오자 집에 들어가서 그냥 쉬고 싶었지만 오늘 하루만 더 하면 된다는 생각에 독서실에 왔음.

아직 점심을 먹지 않고 1시 가까이 되어 살짝 배가 고팠지만 수능 잘 보라며 학원에서 나눠준 초콜렛, 사탕 등을 먹으며 그냥 버텼음.


평일 점심 즈음의 독서실은 너무나도 조용했음. 사람도 나밖에 없었던 것 같았음.

수능 전날 풀려고 아껴뒀던 상상 파이널 국어 모의고사 5회를 꺼내 풀었음.

생각보다 잘 봐서 조금 자신만만해짐.  

월선헌십육경가, 선상탄, 관동별곡 중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하며 마지막으로 고전시가를 한번 정리하고 국어를 덮었음.


다음으로 수학. 미리 풀어둔 파급효과 EBS 선별자료와 EBS 연계자료들에서 풀면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 형광펜으로 칠해둔 문제들을 봤음. 

그리고 3월부터 풀어온 모의고사를 다 쌓아놓고 분석했음.

자꾸 계산 실수를 한다든가 이 문제는 수능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같은 생각을 했음.

마지막으로 올해 6평과 9평을 다시 풀었음.


영어는 키센스 책 딱 한권 챙겨서 한시간 정도 읽었음.


이러고 나니 6시쯤 돼서 집에 가서 밥을 챙겨 먹음.

이때 밥 먹으며 뭐 했는지는 자세히는 생각 안 나는데 솔직히 친구랑 연락도 하고 오르비 수갤 포X한 봤던 거 같음.

그래도 수능 전날인데 '수능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답 개수 분석' 등의 글을 보면서 모르는 문제는 몇번으로 찍을 지도 생각해봄.


밥 먹고 다시 독서실에 왔음.

탐구도 마찬가지로 1년간 풀어온 모의고사를 쌓아두고 형광펜으로 칠한 중요한 문제와 선지들을 골라봄.

그 후 아껴둔 디카프 모의고사 하나와 김지혁 모의고사를 하나씩 풀었음.

근데 둘다 점수가 처참했음. 살짝 불안하긴 했는데 어차피 모의고사라는 생각을 하며 동요하지 않으려 했음.

마지막으로 A4 용지를 꺼내서 탐구 부족한 개념들과 EBS의 중요한 선지들 등을 모아 적었음.

수능 날 개념서 한권을 보긴 어려우니까 몇쪽으로 줄여 들고 갈 생각이었음.

근데 이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음. 다 하고나니 하지 말걸 생각이 조금 들었음. 이때가 11시였음.


집 와서 씻고 아빠가 빨리 자라 하길래 11시 반쯤 누웠음.

이때 살짝 불안했음. 왜냐하면 현역 때 10시쯤 누웠다가 거의 2시 가까이 돼서 식은 땀 흘리면서 잠든 적이 있음.

근데 그런 생각하다보니 아침이었음. 알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6시간은 자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음.

그렇게 아빠와 차에 타고 시험장으로 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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