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 전날 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3400688
수능이 다가오면 추워지기 마련.. 현역 때 수능과 마찬가지로 재수 때의 수능도 여지없이 추웠음.
아침 일찍 일어나 친구와 학교에 가서 수험표를 받고 내 시험장이 어딘지 확인했음.
김동욱 선생님이 수험장에 굳이 가 볼 필요는 없다 했지만 현역 때와 마찬가지로 혹시 길을 헤매고 멘탈이 무너질 가능세계가 존재한다는 불안감에 시험장에 가 봄.
버스를 타고 시험장에 가는데 실수로 전 정거장에 내려서 엄청 걸었음. 참고로 이 날 걸음수 18000보 찍힘.
물론 들어가진 못하지만 운동장에서 '아 내 교실이 여기구나' 정도의 생각을 하며 내일을 상상해봄.
노을 질 무렵 해방감을 만끽하며 나올 내일을 그려봄.
아마 수능 한달 전쯤부터 성적은 둘째치고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훌훌털고 편하게 나오고 싶었던 거 같음.
그렇게 시험장을 나와서 학원에 갔음.
친구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를 하고 서로 수능 잘 보라는 얘기를 주고 받음.
책을 챙기고 마지막으로 볼 모의고사들을 모아서 집앞 독서실로 향했음.
사실 학원에서 공부할 생각이었는데 옆에서 한명씩 집에 가고 하다보면 나도 마음 흔들려서 집에 가고 싶을까봐 그냥 미리 집에 갔음.
집앞에 오자 집에 들어가서 그냥 쉬고 싶었지만 오늘 하루만 더 하면 된다는 생각에 독서실에 왔음.
아직 점심을 먹지 않고 1시 가까이 되어 살짝 배가 고팠지만 수능 잘 보라며 학원에서 나눠준 초콜렛, 사탕 등을 먹으며 그냥 버텼음.
평일 점심 즈음의 독서실은 너무나도 조용했음. 사람도 나밖에 없었던 것 같았음.
수능 전날 풀려고 아껴뒀던 상상 파이널 국어 모의고사 5회를 꺼내 풀었음.
생각보다 잘 봐서 조금 자신만만해짐.
월선헌십육경가, 선상탄, 관동별곡 중에 뭐가 나올지 궁금해하며 마지막으로 고전시가를 한번 정리하고 국어를 덮었음.
다음으로 수학. 미리 풀어둔 파급효과 EBS 선별자료와 EBS 연계자료들에서 풀면서 가장 중요하다 생각해 형광펜으로 칠해둔 문제들을 봤음.
그리고 3월부터 풀어온 모의고사를 다 쌓아놓고 분석했음.
자꾸 계산 실수를 한다든가 이 문제는 수능에 나와도 이상하지 않다 같은 생각을 했음.
마지막으로 올해 6평과 9평을 다시 풀었음.
영어는 키센스 책 딱 한권 챙겨서 한시간 정도 읽었음.
이러고 나니 6시쯤 돼서 집에 가서 밥을 챙겨 먹음.
이때 밥 먹으며 뭐 했는지는 자세히는 생각 안 나는데 솔직히 친구랑 연락도 하고 오르비 수갤 포X한 봤던 거 같음.
그래도 수능 전날인데 '수능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답 개수 분석' 등의 글을 보면서 모르는 문제는 몇번으로 찍을 지도 생각해봄.
밥 먹고 다시 독서실에 왔음.
탐구도 마찬가지로 1년간 풀어온 모의고사를 쌓아두고 형광펜으로 칠한 중요한 문제와 선지들을 골라봄.
그 후 아껴둔 디카프 모의고사 하나와 김지혁 모의고사를 하나씩 풀었음.
근데 둘다 점수가 처참했음. 살짝 불안하긴 했는데 어차피 모의고사라는 생각을 하며 동요하지 않으려 했음.
마지막으로 A4 용지를 꺼내서 탐구 부족한 개념들과 EBS의 중요한 선지들 등을 모아 적었음.
수능 날 개념서 한권을 보긴 어려우니까 몇쪽으로 줄여 들고 갈 생각이었음.
근데 이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음. 다 하고나니 하지 말걸 생각이 조금 들었음. 이때가 11시였음.
집 와서 씻고 아빠가 빨리 자라 하길래 11시 반쯤 누웠음.
이때 살짝 불안했음. 왜냐하면 현역 때 10시쯤 누웠다가 거의 2시 가까이 돼서 식은 땀 흘리면서 잠든 적이 있음.
근데 그런 생각하다보니 아침이었음. 알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긴 했지만 6시간은 자서 괜찮다는 생각이 들음.
그렇게 아빠와 차에 타고 시험장으로 향함..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본인한테 필요한/도움되는 강의는 한명한명 다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누군가한테 추천을...
-
원래 남는건가요? 남친 레이저 제모 한다길래
-
십려나 하 1
해설을 쳐 읽어도 이해가안되네
-
팔로워 자꾸 가지마세요 ㅠ 새르비여도 잡담 달게요....
-
지금 유동인구 어떤가요 맞팔구.
-
굿나잇 1
내일을 기약하며
-
ㅅㅂ 평소같았으면 걍 내가 양보하거나 별 생각 안하고 넘어갈 일인데 재수하니까...
-
뉴비때는 왜 덕코 달라는 사람들이 많은지 몰랏는데. 11
그냥 뭔가 많으면 기분 좋음
-
아니 뭐야 4
피터 힉스 박사님 별세하셨네.... 신의 입자를 발견한 자 R.I.P.
-
.. 2
..
-
ㅇㅈ 4
오전
-
제목이 다 근데로 시작하네
-
R is the only complete ordered filed 2
Up to isomorphism.
-
ㅈㄴ 고렙인 사람들은 교재나 강ㅇ의 사서 된건가요
-
그게 맞다 엄엄준식 화이팅
-
100명 추첨돌려서 3권 공짜로 사준다고함 벌써 17000명 몰려서 안될것 같긴한데...
-
엄 0
.
-
엄 19
ㅇ
-
성인되고 나니까 가끔 생각나더라..
-
히히 5
히히
-
인강 큐나 힘겹게 글쓰고 답변 달리는거 몇날 며칠 기다리느니 여기다 물어봐서...
-
투표
-
해석학 문제 풀이 12
엄밀한지는 보장 안함 먼저 모든 자연수 n에 대해 이므로 I는 Nested된...
-
솔직한 심정 24
요새 계속 오르비를 눈팅하게 되어서 이만 작별을 고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수능을...
-
ㅇㅈ 3
게임
-
현실에서 저런 애들 볼까봐 너무 무서움 내 공포의 근원임 ㄷㅅ ㅇㅂ 이런 데 가입한...
-
. 1
굿나잇 뽀뽀 쪽
-
재수 건동홍vs 재수+삼반수 중경외시 뭘 선택하실껀가요?
-
최애의아이 보고왔는데 15
카나 정실행동 뭔데
-
전 대학을 안가고(정확히 말하면, 대학교판 검정고시로 학사학위를 1년 속성으로...
-
첫 앵콜보다는 나아졌다면서 잘부른다 빨아주는것도 이해안감 르-나 뉴-나 요즘 4세대...
-
언매 미적 물리학1 생명과학1 왜? 내 마음이 시키니깐. 항상 한명쯤 있다는 노베...
-
ㅇㅈ 5
우주 아름다운 해왕성주
-
Adhd잇으신분들 10
콘서타45먹고있는데 메디로 바꿀까요 36부터 효과느끼고 45까지늘리긴했는데...
-
어장 주인도 또 성괴도 아닌데 닐 얻으려고 노력도 하지 않은 채 험한 단어들로 너를...
-
대신에 D를 왕창 뿌려서 평락을 시키는건가..? 혹시 설약이신분 계시면 진실을 알려주세요..
-
찾아보니까 과탐 극상위권 말고는 3퍼센트 가산점 있다 쳐도 사탐런하는게 훨씬...
-
왜 이러지
-
약대궁금한거 5
약대도 학점중요하나요??
-
양치하면서 좀 보게
-
윤석열이 진짜 너무 멍청해서 조오ㅠ오오옹ㄹ라 싫어서 요즘엔 차라리 민주당이 나은거같기도..
-
내신때 깊게파고 한번 다 외워버리면 그냥 다 기억남 고2때 잘해놓으면 고3때...
-
오공완 2
순공 13시간 잔다.
-
대인관계 좋은 사람임 살짝 친구만 많은 수준이 아니라 어느 무리에 가도 리더가 될...
-
[의대증원 파장] "뉴스 꺼버리고 싶어"…의대증원 조정안에 의사들 또 반발 2
2025년 증원분50~100% 자율 허용 의사들 "비과학적 정책 인정한 셈" 의대...
-
고삼시절을 거치면서 몸과 마음이 병들어서 ㄹㅇ 환자급이 됐는데 대학교 와서 요양중인...
-
댝댝 0
쌀쑥이먹어라해~
-
수특 끝내고 5월에 다담할까 생각중인데 얘네 다하면 이감 상상 강사들 n제...
-
수학으로 돈 벌겠다거나 하는 게 아니고 진짜 수학 변태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
-
아니 학점 그닥 중요치도 않은데 왜 이렇게 다들 목을 메는 것인가 나 또한 초반엔...
와 수능전날에도 실모를 푸시는 당신은 도대체ㄷㄷ
글로만 봐도 공부밀도가 엄청난게 느껴지시네요... 집중력 대단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