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시로 [791632]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10-29 02:36:18
조회수 3,511

고대·성대 통합논의에 관한 소고(小考)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2859633

어제 한국경제신문에 과거 삼성의 고(故) 이건희 회장이 주도하는 고대·성대 재단통합에 관한 기사가 실렸고.. 각 대학 커뮤니티와 대입 관련 커뮤니티 마다 한바탕 소동(?)이 일었습니다


내용의 핵심은 고대 이공계 발전의 기틀을 다진 어윤대 전(前) 고려대 총장 재임시절..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주도하는 재단통합을 통해 고대와 성대가 하나의 재단으로 묶일 수도 있었다는 것입니다


기사는 어윤대 전(前) 총장의 말을 빌어.. 캘리포니아대학(UC) 재단같은 시스템을 한국에 도입하자는 취지였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5/0004439251



캘리포니아대학(UC) 시스템이란 700개가 넘는 캘리포니아 주 대학들 중에서 동부 8개 아이비(IVY) 리그에 필적하는 대학들을 만들기 위한 캘리포니아 주 자체적인 교육시스템으로서 1868년 개교한 UC버클리를 필두로 2005년 합류한 UC머세드까지 총 10개교를 말합니다


UC(University of California) 중 상위 6개교가 전미 50위 안에 들어가는 초일류 명문대이기 때문에 UC계열의 대학들은 전세계 수 많은 최상위권 학생들이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들 입니다(UC버클리의 경우 20년 넘게 전미 공립대 평가 No.1 자리를 수성하고 있습니다)


삼성이 주도하는 고대·성대 재단통합 또한 UC와 같은 교육시스템으로 묶어서 US(University of Samsung)를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즉 US고려대, US성균관대를 통해 대한민국 초일류 대학교육시스템을 만듬과 동시에 대한민국의 정관계 기득권의 상징인 입법·사법·행정을 아우르는 '친' 삼성의 학맥을 만들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최근 성균관대 로스쿨의 경우 사법부와 준·사법기관이라 불리는 검찰에 매우 높은 비율로 로클럭과 신임검사를 배출하고 있고.. 이들은 모두 삼성재단의 성균관대와 삼성장학금의 간접적인 수혜자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성균관대를 이용한 '친' 삼성의 학맥이 사법부를 파고든다는 세간의 우려를 사기도 합니다


즉 삼성 편향의 대한민국 주류사회 학맥을 만들고자 하는.. 특정 로스쿨 출신의 로클럭과 신임검사의 편중 현상은 조만간 사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국정감사에 등장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아주 특이한 사안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로스쿨의 설립 취지 자체가 '다양성' 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3년부터 비롯된 고대·성대 재단 합병 프로젝트는 약 2년간 준비되었다고 어윤대 전(前) 고려대 총장이 밝힌 것과 함께 고려대는 2010년 다시 한번 루머에 휩싸이게 되는데.. 바로 그 유명한 '고려대·포스텍 통합설' 입니다


서울에 있는 고려대와 포항에 있는 포스텍의 통합설이 당시에는 진지하지 않은, 무게감 없는 루머라고 일축되기 십상이었지만.. 1995년 포스코와 포스텍의 재정분리가 이뤄진 이후 포스텍에 대한 포스코의 출연금은 지속적으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사실로 확신하는 시선도 당시에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한가지는 성대에 이어 포스텍까지.. '대학 vs 대학' 의 통합을 계속 주도하고 있는 고려대의 몸부림(?) 이 방증하고 있는 것은.. 이공계열 발전을 위한 '투자' 보다는 '통합' 에 무게감을 실었다는 점이고.. 이것은 과거 성공적으로 우석대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고려대 의대를 만들었던 유산(?)에 대한 일종의 '유쾌한(?) 추억'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석대부터 성대와 포스텍까지.. 3번이나 통합을 통해 전략적 대학발전을 꾀했던 고려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고 대학간 통합이 그만큼 빠른 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향후 지속적으로 학령인구가 감소하면서.. 많은 대학이 쓰려져 갈 것이고, 그 중에서는 설마 이 대학이? 싶은 곳들도 많이 사라지거나 통합될 수 있습니다


'대학 vs 대학' 의 통합은 큰 대학이 작은 대학을 '인수합병(M&A)' 하는 형식이 될 수도 있고.. 고대·성대 재단통합 같은 간접적인 시너지를 유발하는 방향으로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



흔히 한양대 에리카를 가리켜 한양대 서울캠과 전혀 관련업는 법적 분교라고 폄훼하곤 하지만.. 언급한 것처럼 하나의 재단이 두개의 대학을 운영하거나.. 양교가 통합이라도 하게 된다면 발생하게 되는 시너지는 결코 작지 않습니다


물론 에리카는 아직 포스텍과 성대에 비견될 만큼 메이저급 대학으로 성장한 것은 아니지만.. 약 한달 후 12월부터 착공하게 되는 1조 5,000억원이 투자되는 캠퍼스 혁신파크와 4,000억원 규모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그리고 전세계 No.1 천연가스 기업인 러시아의 가즈프롬 글로벌 본사가 입주하는 대학이.. 그저 그런 분교로 계속 남을 가능성도 희박한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 삼성이 주도하는 고대·성대 재단통합이나.. 고려대가 앙망(仰望)했던 고대·포스텍 대학통합이나.. 모두 경쟁력 있는 대학간 통합을 핵심으로 하고 있으며.. 향후 에리카가 성장하는 만큼 한양대 서울캠과 에리카의 관계는 재단통합의 형식이든, 대학통합의 형식이든 최상위권 대학서열에 미치는 파급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국 최상위권 '서연고한성' Top5 대학.. 이라는 표현에 누군가 성대를 한대 보다 앞에 놓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견을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각종 대학평가와 입시결과 그리고 재정규모와 인프라 등을 고려할 때 현재 근소한 차이로 성대가 한대 보다 더 낫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굳이 '서연고한성' Top5 대학 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에리카의 존재를 단순한 분교 이상이라고 보기 때문이고.. 에리카의 미래성장 가능성과 에리카를 포함한 전체적인 대학의 밸런스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성대 보다 결코 한대가 낮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서강대와 에리카를 비교한 것 자체로 불만을 표현하시는 분도 계셨는데.. 양교의 비교는 이미 2019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2점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전제를 달았고.. 실제로 대학알리미 등에 발표된 각종 지표상 서강대와 에리카는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습니다(이전 글 참조)


물론 그렇다고 해도.. 대학이란 역사에 기반하기 때문에 서강대의 아성을 지금의 에리카가 뛰어넘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서강대를 지망하는 수험생들을 에리카로 끌어올 수도 없습니다(서강대 갈 수 있는 성적으로 에리카를 지원하는 수험생은 없겠죠)


다만 현재 에리카의 재정과 인프라 등 대학의 여건이 ‘명문’ 서강대에 준할 만큼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을 '에리카를 지망하거나.. 에리카에 재학중인 학생들이 알고 있어야 한다’ 는 의미에서 중앙일보 대학평가를 기반으로 비교한 것 뿐입니다(실제로 양교의 입결은 비교한 적도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서강대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작은 대학' 을 지향하고, 추구한다면 에리카 뿐 아니라 많은 대학에 비교될 수 있습니다


'작은 대학' 을 벗어나고자 했던 유기풍 전 서강대 총장의 지론은 상당히 설득력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규모의 확장없이 서강대가 지금의 대학서열을 앞으로도 유지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물론 큰 대학이 반드시 좋은 것이고, 큰 대학이 정답은 아니지만.. 각종 대학평가와 사회적 대학서열을 방어하거나 유지하기에 더 유리한 것은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표현이 아닐지 모르지만.. '떡을 만지다 보면 손에 떡고물이 묻는 다' 는 말처럼.. 큰 대학을 운영하다 보면 발생하게 되는 각종 시너지와 부산물은 작은 대학과 비교할 수 없습니다


블럭을 쌓는 것처럼 하나 둘 씩 더해가며.. 에리카 또한 점점 더 큰 대학으로 성장하고 있고.. 2000년대 초반 산학협력을 특성화해서 키우기로 작정한 에리카 입장에서 지금의 '캠퍼스 혁신파크' 사업을 예상할 수는 없었습니다


다만 매년 조금씩 성장해가며.. 에리카는 대한민국에서 산합협력 분야 독보적인 대학으로 자리잡았고.. 중소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하기 시작한 국가정책과 시류가 맞아 떨어지며 정부의 막대한 지원를 운좋게 받을 수 있었던 것 뿐입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소프트웹 · 940438 · 20/10/29 05:16 · MS 2019

    좋은글 감사합니다.^^

  • 미소짓는별 · 908047 · 20/10/29 11:49 · MS 2019 (수정됨)

    러시아 기업인 가스프롬의 본사가 대한민국 경기도에, 그리고 한양대 에리카에 입주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는 것 같아, 팩트체크 겸 찾아보니, 가스프롬이 투자한 러시아 기업(엑소아틀레트)의 글로벌 본사가 입주하는 것입니다.

    몇몇 기사들의 제목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게 작성되었군요.
    예를 들어, (http://www.efoc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8198)

  • 사시로 · 791632 · 20/10/29 13:48 · MS 2017

    -

    네 맞습니다

    정확한 팩트는 엑소아틀레트 글로벌 본사가 에리카캠퍼스 내에 입주하는 것이고.. 러시아 최대 국영기업 중 하나인 가스프롬은 500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포털의 관련기사 최상단은 ‘가스프롬’ 본사가 입주하는 것으로 워딩 되어있고.. 여타 다른 기사들도 ‘가스프롬’ 자체를 비중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연방정부가 50%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영기업 ‘가스프롬’ 의 위상과 투자가.. 한국의 한전이나 가스공사 같은 공기업의 벤처캐피탈과 다른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스프롬’ 은 사실상 러시아 정부인사로 핵심요직을 장악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의 자금줄이고 그런 기업의 투자는 유의미한 상징성을 갖습니다

  • 미소짓는별 · 908047 · 20/10/30 00:10 · MS 2019

    네 특정 언론에서 제목을 그렇게 뽑았다 해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해야하지 않는가 해서 말씀드린겁니다. (가스프롬의 본사가 경기도로 이전하는것은 아니고, 가스프롬이 투자한 러시아 회사의 본사가 이전하는 것이 팩트지 않습니까.

  • 미소짓는별 · 908047 · 20/10/29 11:51 · MS 2019

    또한, 작성하신 글에 다른 분들의 댓글을 캡쳐 및 첨부하시면서 닉네임을 노출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의를 얻으셨다면 상관없겠지만요)

  • 사시로 · 791632 · 20/10/29 13:59 · MS 2017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이미 노출된 댓글들이고.. 답변을 요구해서 응답한 것 뿐입니다

    캡처된 댓글들에 대한 음용이나 비판도 없었는데.. 무엇이 옳지 않다는 것인지요?

    그러므로 당연히 동의를 얻지 않은 것이고.. 원 댓글을 쓴 본인들이 삭제를 요청하면 언제든 삭제할 수 있습니다

  • 경금경금 · 999957 · 20/10/29 17:37 · MS 2020

    분교 에리카갈빠엔 삼육대갑니다.

  • 사시로前여친 · 865196 · 20/10/29 12:19 · MS 2018

    다른 학교 관심좀 꺼 오빠

  • MOMM · 856439 · 20/10/30 19:37 · MS 2018 (수정됨)

    이러다가 쫌 있으면 한양대 에리카 >한양대라고 할 기세네ㅋㅋㅋㅋ

  • FVMsolver · 967292 · 20/11/02 13:08 · MS 2020

    참 한심한 인생을 사시는듯 하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