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단약기5)어린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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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현실적 고난에 부딪쳐 길을 황망히 잃을 것 같은 예감이 오는 날이면, 나는 B612를 찾았다. 늘 그랬었어.
지구의 머나먼 반대편에서, 아직까지도 살아 숨쉬고 있을 푸르른 영혼이 깃들어 있었으니까. 그 청량함은 나라는 어른을 위로하기에 충분했다. 어리지만 너무나도 깊고 어렵고, 또 만질 수 있을 만큼의 추상성. 그 푸르름에 옷깃을 스미는 추위를 견디어 낼 수 있었다.
그림 상자 속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가는 어린 친구. 그런데,이 어린 친구는 한국에서 자라나는 어린이가 이해하기엔 너무나도 깊은 성싶다. 이 책은 나와 같은 ‘어른 아이’를 위로하는 책임에 분명하다. 부모의 타임스케쥴에 따라 피아노와 현악기를 연주하다가, 수학 학원에 갇히고, 영어 학원에 갇히다, 밤에 마침 내 게임 속으로 도망가는 우리네의 어린 모습이 이 순수를 이해하기란 난감하지 않겠는가?
그 살얼음판의 과정을 겪어온 우리의 영혼만이, 이 순수에의 갈망과 갈증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생택쥐페리가 ‘어린 소년이던 레온 베르트에게’라는 서문을 쓴 것. 한 때는 어린이였던 어른만이 이 소설의 진실을 느낄 수 있다.
참 웃긴 소설이다. 어린이를 위한 필독 도서라지만, 이 책은 어린이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기엔 우리네의 사회의 교육방식이너무도 폭력적이어서. 어린왕자의 진심이 닿기 까지는 참으로 많은 세월이 필요하다.
한 20대 초중반? 지금의 나와 같은 또래들이 읽었을 때 가장 강렬한 것 같고. 또 이 나이에 이 책을 읽어야 교훈을 실제 현실에로 옮겨볼 수 있단 생각이 든다. 늘 나는 상자 속에서 양을 떠올리지 못함을 반성했다. 이 반성을 토대로 앞으로의 삶을 더 상상그 이상으로 살아내겠다 다짐했다. 이 의지가 나의 우울과 공황을 이겨내는 데에 정말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
어른 왕자라고 하자. 절대 어리지 않아. 이 책을 다 읽고, 저녁이내 피부에 스미는 밤에, 나는 아무 이유없이 쓸쓸한 놀이터를 본다. 그리고는 떠올린다. 역시, 너는 절대 어리지 않아. 절대로.
이미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들에게 그들만의 순수와 가능성을 박탈하잖아. 그리고 그 박탈감을 느끼는 순간이 지금 아니야?
하지만, 너는 그 나이에 그 박탈감에 이미 지쳐있었던 거지? 그렇다면 너는 어리지만, 절대로 어린 게 아니야. 그러기에, 이 세상에 너와 같은 ‘청년’이 부재한다는 것이 참으로 씁쓸하구나.
너라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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