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지하게​ [946507] · MS 2020 · 쪽지

2020-10-23 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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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질에 대한 변辯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2779286

오르비에서는 흔히 좆목이라 불리는 행위가 크게 지탄받고는 합니다. 그러나 이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하여 이에 대해 논해보고자 합니다.


 우선 좆목을 정의해야합니다. 좆목은 이용자간 친목이 지나쳐 오르비 운영에 문제가 될 정도로 심각한 것이라 우선 정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오르비 운영진의 주장이 옳다면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오르비 운영진은 신규회원 수의 증가와, 하루 이용 트래픽의 양을 자랑하고는 합니다. 따라서 위의 정의대로는 좆목질은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게시되는 글의 수에 비해 좆목질을 하는 사람의 인원은 압도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정의를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친목이 지나쳐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 배타적인 집단 내의 행위'는 어떨까요? 이때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는 측면을 살펴보겠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는 분명 없어야할 것입니다. 그러나 인터넷 상에서 특히 '친목'이라는 부분이 어떻게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듭니다. 친목은 말 그대로 '친목'이기에 자기들 끼리 노는겁니다. 그렇다면 물리적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친목은 타인에게 감정적인 상해를 가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마찬가지의 이유로 감정적인 피해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친목이 타인에게 주는 피해는 그 친목을 바라보는 사람이 '짜증난다', '싫다', '역겹다'와 같은 감정을 가지게 하는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를 이유로 비판할 수는 없습니다. 첫째는, 친목이라는 것은 사람들에게 '짜증난다'라는 감정을 불러 일으킬 수는 있지만, 쇼크사이트와 같이 '혐오감'을 불러일으키지는 않습니다. 즉, 타인에게 그러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정도가 약할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느끼는 사람 또한 적을 것입니다. 둘째로, 혹자는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배려해야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는 오르비라는 웹 특성상 불합리합니다. 친목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그 집단을 관찰해야합니다. 한, 두개의 게시물을 보고 그 집단을 친목집단으로 예단하는 것은 섣부르기 때문입니다. 다른말로 하면, 그 집단을 오랫동안 관찰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 됩니다. 자신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면서도 그 집단을 바라보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차단 기능은 장식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그 피해를 주장하는 기준이 매우 모호합니다. 좆목으로 단정짓는 기준은 개인에게는 자신의 기준 이외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피해가 개인의 감정에서 비롯되기에 이를 정량적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타인이 자신의 감정에  모욕과 같이 직접적으로 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친목은 자신이 그것을 관찰함에 따라 생기는 부정적 감정이므로, 이를 근거로 그를 비난함은 부당할 것입니다.


 배타성에 대해서도 말해보겠습니다. 흔히 좆목과 친목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타인을 배타적으로 대하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르비에서 진실로 타인을 배척하는 행위가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흔히 '닉언'이라든가, '자기들끼리만 대화'한다고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행위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이미 아는 사람과의 대화가 모르는 사람과의 대화보다는 익숙하고 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친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상의 대화는 오프라인에서와의 대화와는 달라야한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굳이 그런 기준을 타인에게 강요할 권리는 없으며, 온라인 상에서 아는 사람과의 대화를 '선호'함에 그치지, 타인을 '무시'하는 행위를 본적은 없는듯 합니다. 타인을 무시하며 자신들 만의 대화를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아예 무시하는 행위가 존재한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친목 행위 자체를 비판하는 것은 말이 되질 않습니다. 커뮤니티의 목적 중 하나가 친목이기 때문입니다. 즉다시 말해서,  좆목의 문제성은 '타인을 무시'할 정도의 심각한 배타성과, '커뮤니티의 변질'과 같이 큰 문제로 비화되지 않는 이상, 오히려 권장되거나, 당연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했듯이 그런 두 가지 경우는 존재하기 힘듭니다. 그러나 왜 오르비에서는 그러한 논의가 계속될까요? 특히 '여왕벌'이라는 멸칭으로 불리는 몇몇 케이스들이 존재하고는 합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 여왕벌을 추종하는 일벌들의 모습이 헬창을 추종하는 추종자들이나, 아이돌을 추종하는 사람들과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단언할 수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오르비에서 친목을 바라보아야하는 시선은 단순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친목이 실제로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가하는가? 만일 그런 상황이 오게 된다면 지탄받고 저지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호루스 코드에서도 운영에 방해되면 벌점을 부과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르비에서 좆목이라 비판받는 케이스들의 대다수는 그 정도의 비판을 받을만한 행위가 아닌것 처럼 보입니다. 그 행위가 '여왕벌'이 되었든, '오프라인 모임'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간에 자신의 분노를 전가하는 행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친목의 행위가 타인에게 피해를 실제로 주지 않는 선에서는 비판받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친목질이 타인의 시선에서는 한심한 행위일 수도 있지만, 그것이 비판받을 행위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보아야할 것입니다. 즉, 차단이라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서 욕하는 행위는 말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꼬우면 북한가라와는 다른 의미인것이, 후자가 합리적 비판을 방해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해, 전자는 불편함을 감수하는 원인이 '지속적 관찰'이라는 자신의 행동에 근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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