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THE MAX [512612] · MS 2014 (수정됨) · 쪽지

2020-10-04 11:3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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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대 예과때 반수러가 많은 이유 -1편-(음양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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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때 공부 오지게 안하는 것도 맞지만 한의대 교육도 문제라 봄

앉아서 듣고있으면 암것도 모르는, 수능만 공부해서 온 수험생 입장에선 답답해지고 공부하기 싫어짐

한문까지 보다보면 내 이름도 못쓰는데 간기울결(스트레스)와버림


본인도 예과때 한까 기질 다분해져서 반수고민도 많이 함

특히 처음 기초 한의학 배울때 뜬구름 잡는 느낌 엄청 듬


그렇게 예과때는 한빠 한까로 그냥저냥 본과 진급

본과와서 한의학 임상 책과 블로그, 논문을 공부할수록 겸손해지고 이해가 됨. 교과서보다가 1타 인강수업 듣는기분

소화기 안좋을때 중완 합곡 침놓고 비위 전후맥상 실시간으로 달라지는거, 숙취 오질때 한약 먹은거,

목감기나 콧물 등 호흡기 안좋을때, 변비 설사일때 등 드라마틱한 효과 벌써부터 경험하니 재밌어짐

이게 K의학의 힘인가 ㄷㄷ 


무튼 일개 학부생이 느낀 음양오행은 예전에 명명한 도구체계이지, 절대적인건 아닌듯


예전 사람들이 증상을 보고 어디가 아프면 어디가 같이 안좋다는것을

당시 동양철학 사상에 입각해서 설명하고 외우려다 보니 음양 또는 오행을 차용했구나!


예를들어 현대의학에선 (간)폐와 신장의 관계를 레닌-안지오텐신 계열로 배우는데,

예과때 이걸 그냥 수생목(간과 신장의 상응) 금생수(폐와 신장의 상응)이렇게 배워버리니 뜬구름 잡게 느껴짐 과거엔 모르니 증상보고 저렇게 연결시켰겠지만

그게 무슨 임상이랑 연결되고 어떻게 연결되는지 기초 한의학 시간때는 잘 안알려줌


중풍,구안와사,알레르기성 피부염 등을 한의학에선 풍병(풍사가 원인)이라 하는데

예과때는 무슨 바람맞으면 그럼 뇌까지 영향을 가냐? 피부랑 중풍이랑 같냐? 바람 이제 맞으면 안되겠네 만렙바람 이러다가


본과때 병리학을 배우면서 예전 사람들은 바람이 나무를 이리저리 흔드는 성질, 바람은

바깥에서 빠르게 여기저기 다니는 특징을 보고 사람도 또한 그런 증상을 보이면 


풍객기부증 - 피부(표-바깥)에서 여기저기 올라오는 급성(빠르게) 피부염 > 현대의학에선 알레르기성 피부염으로 명명 

풍중경락증 - 이후통, 목뒤통증, 입돌아감, 눈이안감기는 증상 원인은 바이러스의 침입

예전에는 춥고 바람맞으면 입돌아간다는 것을 보고 풍한사(바이러스)가 목과 얼굴의 경락에 침입해서 구안와사가 발생했다고 봄


중풍도 뇌의 문제로 인해 사람 몸이 흔들리고,쏠리고,쓰러지는 것을 보고 풍사가 뇌의 경락을 침입해서 그렇구나 라고 생각해서 이름을 저렇게 붙이고, 저런 증상에 도움이 되는 약재들을 풍병이라 명명했으니까


거풍제(중풍,구안와사 치료제), 활혈제(가려움 치료), 해표제(해열제,진통제) 등으로 네이밍 함

해당 신경이 흘러가는 것을 경락(지하철)이라 보았고, 거기 중 효과 좋은곳을 경혈(지하철역)이라 불러 침과 부항을 놓았다고 생각함


또한 사람에 따라 기저질환이나 특징(체질로판단)이 다르므로 기본 처방에 도움이 되는 다른 약재들을 가감(넣고빼고). 대표적으론 임신부 노인(보통 신허,비허로 봄) 소아(음/양 중 양이과다함) 비만자(습이 많은것으로 봄) 여기서 사상도 무슨인 무슨인 등등..


임상과 연결해서 과거의 이론들이 당시 어떤 의미였는지 잘 설명해주고 왜 그런식으로 표현하게 되었는지, 왜 그 약재는 그런 성질의 약재인지, 현대에선 무슨 면역 병리 약리 기전인지 등을 본과땐 배우니까 해결이 되는데 예과땐 과목도 수업 시수도 적으니 시험 기간마다 현타옴 

한의대 예과생들이 모여서 한의학 신박하게 까면서 시험 공부함 

(근데 까면서 공부하니까 막상 더 잘 외워짐; 스스로 답답해서 막 찾음)


또한 교육에 따라 학교별로도 차이가 많이 나므로 안타까운 현실

대학원생이 아닌 학부생에겐 말 한마디라도 임상과 연결지어 설명해준후 외우게 해도 충분히 학구열이 생긴다고 생각함 


그럼 한의학을 더 재밌어할듯 하네요 

물론 노는게 제일 재밌지만


다 읽느라 고생했다 고마워

추천 가즈아



친구들 한의대 진학하면 넷상에서 아마 저기 댓글같은 사람들 많이 보게 된다. 레퍼토리 똑같고 대응하기 솔직히 1대 다수에 귀찮기도 하다 한두번이지 현실에서 잘지내다가 넷상만 오면 현타오는거 이해함


응급치료,인신공격,말꼬리잡기,논문능력 탑재 필수지참 해야한다;;

한의대생이 뭐라고 참 고달프네


예과때 특히 너무 주눅들지 말고, 잘나가니까 까이는거다

넷상에선 다들 대통령도 까자나


당당히 공부 열심히 해서 멋진 한의사 ㄱㄱ

로컬에서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대단한 선배들 많다


어짜피 논문 과학 얘기해줘도 댓삭튀, 응 무당 거릴 확률 높음 

걍 성공해서 자본주의식 경제학치료 금융치료 시전 ㄱㄱ

학군지에서 잘나가는 의사분들이랑 얘기하면 진짜 바쁘시고 존중해주심


의사약사 집안에 자녀 서울대의대 보내신 어머님, 소아과의사분 모두

과외할때마다 의학지식 얘기도 주고받고, 예의바르시고 한약칭찬하고 오십견치료 도침으로 효과봤다고 좋아해주신다. 

언능 한의사 되어서 보약 해달라고, 명의가 되자


그릇 크고 잘나가는 사람은 저런데에서 한심한 댓글 달 시간없다


그래도 오르비에선 의대생이든 한의대생이든 누구든 

막무가내로 비아냥거리진 않으니 너무 좋다

다들 입시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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