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선배] 선생님께 모든것을 의존하지 말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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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때 정치 얘기를 하는 선생은 거르세요
2014년, 부모님을 두 차례 설득한 끝에, 공대를 자퇴하고 2014년 5월에 재수학원에 들어갔습니다. 학원은 이름 있는 대형 재수학원들 중 하나인데,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한 달 학원비는 기본적으로 100만원 정도였습니다. 2014년 그때즈음 무슨일이 있었는지 아시죠? 네... 제 또래 학생들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세월호 사건이 있었고, 이후 셀 수 없이 많은 시위가 잇따랐죠.
재수학원 수업에서도 강사들이 세월호와 박근혜 대통령 얘기를 하더군요. 문제는 한두마디에 그치는게 아니라, 굉장히 많은 강사들이(특히 국어, 영어 강사들) 수업 하나 할 때마다 30~40분을 세월호와 대통령 욕을 하다가 나갔습니다. 학원비 한달에 얼마라고요? 100만원... 정치얘기 들으러 간 게 아니라 수능수업 들으러 간거잖아요.. 수업시간 절반 이상을 정치얘기와 특강홍보에 쏟는게 이해가 되십니까^^; 실제 강사들이 무슨얘기를 했었는지 한가지 일화를 들려드리자면...
국어 선생중에 평소 눈을 부릅뜨고 큰소리치며 분위기를 휘어잡는 강사가 있었습니다. 거짓말 안하고 수업 하나 할 때마다 거의 30~40분을 세월호와 김대중 노무현 박근혜 대통령 얘기를 하더군요. 간간히 하는 국어수업 내용도 솔직히 개인적으로는 별로여서 처음 몇 번 제외하고는 한번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업을 듣지 않고 한 귀로 흘리며, 몰래 자습만 하다가, 어느 날 제가 극대노하는 사건이 생깁니다.
여느 때처럼 그 국어강사는 분위기를 휘어잡고 수업하다가 슬슬 또 정치얘기를 시작하시더군요. 갑자기 대한민국 욕을 실컷 하시더니, 한국사회가 왜 이렇게 됐는지 아냐고 학생들에게 질문하십니다. 애들은 얼어붙어서 그냥 가만히 있었죠. 침묵을 깨고 하시는 말씀:
"니네 할아버지들 때문이야“
외할아버지 친할아버지 두분 다 참전용사이시고, 친할아버지께서는 평생 불교신자로서 사시며 조용히 검소하게 시골에서 사시던 분인데(친할아버지는 얼마 전 돌아가셨습니다), 도대체 왜 이딴 강사한테서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정말 칠판 앞의 강사를 향해 즉각 필통을 집어던질까 했는데, 충동을 꾹 참고 정식으로 학원 측에 건의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리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더 들어봤어요.
“북한이 미사일을 일본 앞바다에 쐈는데, 왜 일본언론도 아니고 조선일보가 난리냐.”
“왜 김정일 장군이 만드신 위대한 미사일체계를 모욕하냐”(정말 이렇게 말했습니다. 풍자 말투가 아니라 찐텐으로...)
정말 그때 그 내용 다 녹음해서 국정원에 신고할까도 생각했는데 그냥 안했어요. 녹음해둘걸 항상 후회하고 미련이 남습니다.
어찌됐건.. 이건 진짜 아니다 싶어서 바로 원장실 올라가서 강사가 한 말 그대로 원장님께 다 말씀드렸습니다. 말없이 경청하시며 키보드로 제가 한 말 하나하나 받아적으시더니 앞으로 수업 때 이런얘기 나오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주신다고 하셨고, 정말 다음 수업때부터는 이상한 정치얘기 안나오더라고요. 물론 시간이 좀 지나니 또 슬금슬금 하긴 했는데, 예전보다는 확연히 줄었습니다.
제가 정말 안타깝고 슬프게 생각했던 것은,,, 강사보다도, 저런 얘기를 고개 끄덕끄덕하며 듣고있었던 학생들과,, 따지러 갔던 학생이 나밖에 없었다는 것...
(수업이 저런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학원을 수능때까지 끝까지 다녔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 글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중고등학교 다닐때도 생각해보면 정치얘기를 하는 선생들이 있었습니다.
수업을 하다가 이따금씩 이명박 얘기를 한두번씩 툭툭 꺼내는 선생... 좋은 얘기는 아니었죠.
그런데 대통령에 대한 좋은 얘기를 하는지, 나쁜 얘기를 하는지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수업 때 정치얘기 하는 자체가 잘못된거라고 생각해요. 아예 안하는게 맞다고 보고, 굳이 입이 근질거려서 할거면 아이들이 사안에 대해 생각을 자유롭게 펼칠 기회를 줘야한다고 봐요. 주입식으로 누군 나쁘다, 누군 착하다 이런식으로 말하면 세뇌교육밖에 더되겠습니까?
과외학생들에게도 물어보면 자기 학교에도 저런 이상한 선생들이 있다고 말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어요. 이 글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일거예요.
학생들 앞의 강단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선생은 학생들과의 소통에 있어서 더 우세한 입장입니다. 그러한 우위를 점하는 입장에서 어떤 자신의 정치이념을 설파하면, 학생들에게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선생이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간에 세뇌의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생각해요.
정치얘기는, 선생과 제자같은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위치의 사람들 사이에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봐요. 선생과 제자가 굳이 정치에 대한 논쟁을 할거면 교실 밖에서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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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입학 후 2015년 예과1학년 때 휴학반수를 하며, 한두달 강남대성 6월 야간반에 다닌적이 있습니다. 강대 6월야간반 강사들은 실력도 정말 좋고, 교재도 수업 퀄리티도 넘사벽이었던게 기억이 납니다. (박보영 닮은 예쁜 여학생이 반에 있던 기억도...^^)
강남대성 야간반 때는 정치얘기를 들어본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있더라도 농담정도로 한마디 짧게 하고 넘어간 정도? 확실히 실력좋은 선생들은 수업 때, 6월 야간반 학생들 수준에 맞춰 심화개념과 수능수업을 밀도 있게 잘하시고, 쓸데없는 얘기는 거의 안하시더라고요.
저도 과외할 때 정치 얘기는 일절 안합니다. 위에서 말한 이유도 있고.. 과외학생이 비싼 돈 주고 제 수업을 듣는데, 정치얘기를 듣으러 온 게 아니잖아요 . 수학수업을 배우러 온 것이기 때문에 수학 가르치는 데에만 집중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입시수학 외에 다른 분야는 오히려 학생이 나보다 더 잘 아는 분야도 있을거예요. 수업내용 말고 다른 분야에 대해 함부로 가르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시간적으로도, 수업때 가르칠 내용도 많은데 정치얘기 할 시간도 없어요ㅋㅋ.
결론
정치얘기 꺼내는 순간 그 선생/강사는 믿고 거르세요. 수업때 10분이상 정치얘기하면 실력이 없거나, 사기꾼이거나, 이념에 미친 싸이코입니다. 진짜 실력있는 선생들은 수업에 집중하기 바쁩니다.
그럼 수업때 이상한 얘기 하는 선생들 있으면 어떡하냐고요? 수업 듣지 말고 자습하세요. 자습. (제일 중요)
선생/강사가 떠드는 거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도 되고, 아예 교실을 안들어가도 되고...
수업 째는것도 능력입니다. (어떻게 째는지는 기회가 되면 다른 글에서 다루도록 할게여)
이야기가 길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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