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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개불릭(개 -> 천 -> 불 -> 천)인데 구약은 도덕적인 도움 때문에 보는게 아니라 인간사의 무자비함과 그 와중에도 신은 자신의 뜻을 관철한다는 전지함과 전능함을 나타낸 거라고 보면 됨
동감합니다
아브라함계 종교의(개신교, 가톨릭, 유대교 등)의 신은 한낱 도덕 선생이 아니라 세계 혹은 우리네 인생이라는 게임을 컨트롤하는 운영자이자 우주 전체의 근원적 절대자라고 봅니다... 그런 이유로 신은 여러 모습과 속성을 가졌죠.... 충분히 실망스럽게 느껴질 수 있음. 그래서 제가 신의 강림인 예수를 제외하면 도덕 선생으로서는 인간계 최대 아웃풋이었던 싯다르타 부처의 가르침에 한동안 빠졌었던 거 같음 ㅋㅋ
인간 자체에 대해 크게 신뢰하지 않고, 인간은 원래 나약한 존재라 여겼던 저는 오히려 기독교에 더 크게 빠지게 되었는데 역시 다른 관점도 존재하는군요. 카톨릭이 되신 이유는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음.... 전 보시다시피 종교인생이 워낙 길고 삶에도 질곡이 많아서 신앙이나 가치관이 상당히 개방적인 편이지만. 가톨릭 교회 내 에서, 혹은 가톨릭인으로 자부하며 신앙하는 건 그들 나름대로의 고집이 강해서 신앙생활이 혼자 하더라도 뻑뻑할 때가 많긴 해요. 게다가 오래 신앙한 가톨릭 신자들은 한 교회 내에서 하나의 일치된 지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고 그런데서 가톨릭의 장점을 찾곤 하죠. 하지만 저는 가톨릭에서 신(하느님/하나님)을 만나는 과정? 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방법이 개신교(기독교)에 비해서 가톨릭이 압도적으로 좋은 점이 있다고 보거든요. 그건 사도 시대 때부터 이어져온 미사 전례와 성사/준성사를 통해서 신의 <현존>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다는 거죠! (이건 체험의 영역이라 직접 성당에 방문해 경험해보시는 것도 좋겠네요. ) 그리고 생각보다 개신교가 종교개혁 이후로 놓친, 신앙에 도움이 많이 되는 보물들이 많아요. 특히 기도생활(가톨릭적으로는 신심생활) 쪽으로 발달이 많이 되어 있죠. 묵주라든지, 십자가의 길 기도이라든지, 성체조배하는 일도 그렇고. 수도원 문화 덕분에 준주성범(개신교에선 '그리스도를 본받아' 라는 책으로 번역됨) 같이 보배로운 영성 도서들도 많이 있고요. 성경 말씀의 자체적 해석과 단정적인 믿음 중심인 개신교만큼 굳센 건 없어도, 교회 내의 가르침에 따라 안전하고 다채롭게 주님을 만날 수 있다는 거죠. 개신교와 가톨릭을 포함한 그리스도교가 나무라면, 개신교는 인간의 죄성에 대한 이해가 강해서 믿음이라는 뿌리를 깊이 내리는데만 집중하는 반면, 가톨릭은 보편교회라는 울타리 안에서만 뿌리를 내리지만, 그 나무에 선하고 아름다운 꽃을 가득 피워서 주님이 그 향을 맡으러 오실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제 신앙에 대한 변증이 되겠네요 ㅋㅋ)
개불릭 ㅁㅊ ㅋㅋㅋ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시는지 잘 모르겠는데 약점이라 보이건 말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보고 배우는 게 맞는거죠.
제가 지금보니 말을 너무 날카롭게 했네요. 죄송합니다. 커레히님이 딱히 시비걸려는 거 아닌 건 당연히 느껴집니다 ㅎㅎ 음... 윗분 말씀대로 구약은 인간의 무자비함을 통해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그리고 상대적으로 신이 얼마나 전지전능한 존재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교훈도 얻어갈 수 있고요. 왜 인간이 신을 섬겨야 하는지, 왜 교만해지면 안되는지 등등...
전 제네시스 같은건 대부분 비유적인 표현 아닐까 생각함..
원자가 뭔지도 모르는애들한테 빅뱅 들먹이면 못알아들을게 뻔하니 눈높이에 맞춰
그걸 빛이 있으라 라고 표현하는거 같은거죠
실제로 구약에는 비유적 표현이 굉장히 많이 있고, 우리의 해석이 송두리 채 뒤집힐지도 모른다(아직 확실하진 않지만..)가 학계의 점심이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