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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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림텔러:거지이자 왕자인 요한의 꿈>
(한숨.)
요한: 제가 여기 있습니다.
(흩어지나간 것은 요한의 죄. 그리고 기억들. 그와 얽힌 이들과, 또한 그들의 수십년.)
요한: 정말 많은 색종이들이 찢어졌습니다. 엉기고 성기고 물감딱지들 같습니다.
(색종이들을 한가득 내던진다. 나풀거리는 가운데 보이는 환상들)
(울지마 엄마 울지마)
(‘Komm, süßer Tod, komm selge Ruh’ ‘오라 달콤한 죽음이여, 오라 축복받은 안식이여!’)
(두 갈래로 흐르는 핏자국)
요한: 수많은 어머니들이 보입니다. 영문을 모르는 흑백 사진들이 보입니다.
(북적북적)
요한: 똑같은 복장들이 보입니다. 복도 위에 제가 섰습니다.
(교활한 미소들이 그를 보고 웃는다, 많은 거짓말과 속닥이는 소리들)
(아니다, 나는 속세를 벗어난 사람이야)
요한: 어둡습니다.무섭습니다.
(조금 얕은 공간으로-조금 평온히 침잠하며-)
요한: 저건 술잔입니까.
('저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영혼의 사도>님!')
(아니야!)
요한: 눈물 보이지 마십시오. 마귀의 미소가 가면이 되면. 저도 거짓말쟁이인걸요.
(모두가 던져지는, 서로가 서로를 끌어던지는)
(칼로 칼을 겨눈다)
(오래된 사찰의 처마 끝에 새겨진 <아비지옥>, <검수지옥>)
요한: 결국 이렇게 됐습니다. 저를 위해서도 기도해주십시오. 제 잘못입니다.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Mea Culpa>-제 탓이요)
(너에겐 잘못도 책임도 없어, 우린 예상대로 되게 안 좋은 사람들이란다)
(사자우리에 던저진 그리스도인들)
(그러게 왜 태어났니~깔깔깔)
(울지마 엄마 울지마 나때문에 왜 울어)
(성가곡, ‘위로받기 보단 위로하며-‘)
요한: 저건 뭡니까.
(아담과 이브: 만남은 우연이 되어 잠깐-)
(우람한 거인들이 아담의 자리를 그새 차지한다)
요한: 난 정말 아무것도 못하는데,이것도 결국-내 육신과 영혼이 또다시 박살이 나야-
(으아악-털썩-하고 요한은 그 자리에 엎어졌다. 곁에 날개가 찾아왔길래,고개를 들고, 그는, 먼곳을 가리키며-)
요한: 혹시, 날개씨, 혹시 저기 보이는 저 여인은 어떻게 됩니까? 마음이 찢어지는군요. 저란 사람은 저 분에게 한심하고 괴이한 자로만 보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할 수 있는게 없습니다…
깃: 혼자 다 이야기해놓고 어쩌자는 겁니다.
요한: 저 분이 우리와 함께 할 순 없습니까. 저 분의 이름은 <별>이고 <지장>입니다. 전 아닙니다. 저 분입니다.
깃: 그건 모를 일입니다. 게다가 거짓말이라구요? 도대체 당신 자신은 어디에 있는데요?
(요한 앞에 꾸겨지고 찢어진 색종이 조각들이 사방에 흩뿌려져 있다.)
요한: 이것들은 행복입니까 믿음입니까 제 마지막 남은 희망의 파편들입니까 아님 지옥에서 피는 꽃들입니까 절망이라는 이름의 아픈 조각들입니까…
깃: 인생입니다. 각자의 시간을 잘 버무리면-그렇게 되는 겁니다. 잘 아시면서요.
요한: 전 무얼 해야겠습니까? 이 중에서 제게 주어진 것이라도 검게 태워야 겠습니다.
깃: 아닙니다. 절대 불에 태우지 마세요. 당신 일이 결코 아니잖습니까. 혹시 당신 아직 심장이 있습니까?
요한: 네 있습니다. 여전히 싱싱하면 좋겠습니다.
깃: 아쉽지만 긁히고 뚫린 상흔이 많아 보이는군요.
--괜찮습니다. 이런 일에는 상흔이 없으면 안됩니다. 심장 위로 당신 자신 것과 당신이 그나마 받은 것들을 모으십시오.아름다운 모자이크 회화를 만들어봅시다.
(심장 위로 재료가 될 색종이 조각들을 하나둘 쓸어담는 중)
요한: 모자이크 회화는 누구의 것입니까.
깃: 당신이 작가입니다.
요한: 주인은 누구입니까.
깃: 잘 아시잖습니까.
요한: 완성되고 보면 그렇겠군요. 지금껏 알면서도 모른 척 했습니다.
깃: 아니요. 그림에 쓰일 재료도 처음부터 주인의 것입니다.
요한: 그림이 완성되려면 몇 년이 걸립니까? 주인에게 드릴 날은 언제입니까?
깃: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차차 알려드리겠습니다. 당신도 수많은 심장 중 하나인 겁니다. 다행히 모자이크는 나름 볼 만 할겁니다.
요한: 관객은 누가 될 것입니까?
깃: 관객은 적을 수도 있고,앞으로 많아질지도 모릅니다. 주인은 아십니다. 하지만 마지막에는--관객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요한: 이걸 보니 아직 그림이 되기엔 모양새가 흉측한 것 같습니다. 너무 많은 환상들 때문에. 관객들이 혹여 제 그림에 침을 뱉지 않겠습니까?
깃: 주인과 상의하시면 그림이 손상된다고 문제가 될 리는 없을겁니다. 그리고 지금 당신 곁엔 아직까지는 적지만 좋은 관객들이 있습니다.
요한: 다행입니다.
깃: 그리고 당신이 본 환상들은 이제는 먼 뒤편으로 사라진 조각들일 뿐입니다. 유념하지 마세요.
요한: 날개 씨도 저와 함께 하실 겁니까?
깃: 더 큰 날개가 안 보이십니까? 그 날갯짓을 따라가다보면 언젠간 함께 만나게 되겠지요.
요한: 앞으로 있을 사랑과 미래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깃: 어린아이같긴. 당신에겐 가장 큰 사랑이 중요합니다. 미래는 주인의 것입니다.
요한: 제가 알고 있는 정답만 알려주시니 속상합니다. 저는 그 정도군요.
깃: 그게 제 역할입니다. 그리고 오랜 속사정은 알지만 지금의 당신에게는 일탈보다는 평안이 필요합니다. 좋은 밤 되시길.
(깃은 떠났다. 마지막 한숨을 끝으로–요한은-그늘 사이 머뭇거림도 없이 들어온 햇볕과-또 속은거 아니지?라는 상념으로 깼다.)
<<한편,어린 목동들의 피리소리가 들리고-
이런 노래가--
“멍청한 거지-
그리고 바보 왕자-요한--!
스스로를 또다시 우리에 가두고-
본인이 여전히 왕관을 쓴줄 안다네-!”>>
(요한은 이번이야말로 마지막이라는 심정이었다.)
<<HELL OR HEAV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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