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회복기47)세상은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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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짓밟지 않으면 내가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는 세상이라고, 어른들은 말했다. 우울과 공황을 극복해나는 지금 시점에서, 갑자기 이런 정신적 질병들이 나를 찾아온 이유가 어쩌면, 이 무시무시한 조언 때문이었던 건 아닐지, 잠잠히 생각해보는 저녁.
대치동의 신음소리, 그리고 나 자신의 부끄러움을 직접 보고 들어온 지난 수험 생활들. 그 힘든 시기에서 배운 건, 이 세상을 살아갈 때에, 항상 누군가의 희망이 되고 싶단 꿈을 가져야 한다는것이었다. 세상은 나 혼자 바꿀 수 없다. 그렇지만, 나를 바라는 그 누군가의 ‘세상’은 바꿀 수 있다. 또 그런 변화가 이 세상을 바꾸는 시발점이 된다.
앞으로 세상이 더 나아지기 위해선,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안 됨을 그 당시에 깨달은 것 같다. 물론, 나의 행복과 경제적 만족이 제일 중요한 원칙이겠지만, 적어도 나의 그릇된 이익을 위해서 누군가를 짓밟는 삶을 살고 싶진 않다.
이런 결론은 사실, 나만의 사유로부터 얻은 것은 아니다. 어린 왕자가 나를 이리로 이끌었고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나를 이리로 이끌었다. 그리고, 지금은 마스크를 끼며 자신 안의 뜨거움을 분출하는 그 사람이 나를 이리로 이끌었다. 세상엔, 나의 희망이 되어준 사람이 많았고, 또 그런 사실이 이 세상이 분명 더 깊어지는 데에 큰 역할이 될 것임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것이 아마추어의 객기로 폄하되다니. 정말 세상은 누군가를 짓밟아야만 살아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신은 너무 잔인하다. 공동-존재의 양식으로 인간을 창조해놓고, 그들을 무참히 끝없는 전쟁의 틈으로 끼워넣다니.
어린 왕자라는 소설을 읽고 세간 어른들은, 명작이라고 칭찬하지만, 정작 어린 왕자처럼 살아가려는 소년과 소녀들을 바라볼 때면 그들은 되려 꾸짖는다. 그렇게 살다간 굶어 죽을 것이라며.
그들은, 그들의 이익을 다 버리고 누군가의 삶의 씨앗이 되어야 한다는 희생적 태도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데, 왜 그리도 어른들은 그런 순수들을 짓밟으려 하는 걸까.
그런 의문적 두려움이 나를 공황으로 이끌었던 것 같다.
자신의 직무, 재능에 어린왕자의 순수를 넣고 싶다는 의미가 아닌가. 그저, 돈을 벌 때에 조금이라도 더 나만의 색깔을 살리고 싶다는 것 아닌가. 더 나아가, 젊음을 온통 나, 너로 채우고 싶다는 것 아닌가. 그것이 ‘굶어죽을 일’인가?
이제, 내 뇌를 약과 운동으로 다시 잠재웠으니, 나는 다시 어른들의 잘못된 꾸지람에 반박하는 삶을 살아가야 겠다. 누구보다도 어린 왕자처럼 살고 말테야.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념임을 망각하지 않고, 나의 길을 걸을거야.
세상은, 뛰지 않으면 죽는다고 얘기하겠지만, 나는 보란듯이 뒤로 걸을거야. 그리고, 그 방향에서 나만의 오아시스를 찾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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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이상을 꿈꾸면서도 이루어질 수 없다고 포기해버리기 때문이라고도 할수 있죠. 한번 가능성을 본다면 누구나 동참할 텐데 말이에요.
가능성을 보게 된다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어요.
세상은 나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내게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하면서, 누군가의 희망이 되려해요. 그게 말씀하신 그 가능성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길이겠지요. 가르침을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만큼 순수하고 어디로든 갈 수 있다지만 그 자유로움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살면서 제일 중요한게 뭘까 나름의 답을 계속 내려보려 노력해야겠어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글 잘 읽었어요. 좋은 저녁 보내셔요!
하늬바람님은 분명 잘 해내실 거에요. 전 그렇게 믿어요. 이미 많은 분들의 희망이 되어주고 계시잖아요? 제가 가진 순수와는 또 다른 따뜻함을 분명 갖고 계세요. 그러기에 부럽기도 하고요.
여러 규제들, 제약들, 아픔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을 잘 이겨낼 수 있다고 난 생각해요. 선천적인 순수가 있는 사람이니까요. 가고 싶은 방향이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또라이 소리를 들을 지라도 그걸 꼭 하게 되어있더라구요.
어느 결론이든지, 아름다울 거에요 분명.
그러니까 너무 걱정 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