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이넘친정보통 [891581] · MS 2019 · 쪽지

2020-08-06 1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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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이번에 파업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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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전국 전공의 총파업, 8/14 전국 의사 총파업 뉴스 다들 보셨나요?


의사들 밥그릇 싸움이라는 말도 있고 아니라는 말도 있고 등등


지금 정부 법안 그대로 통과되면 우리나라 의료 망한다는 말고 있고



민주당이 주장하는 건 네개임.

1. 의대 정원 10년간 매년 4백명 증가 (총 4천명 증가)

: 여기에 민주당에서는 한의대와 의대 통합, 전남지역 의대 신설까지 해서 매년 9백명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음 (기존 정원의 30% 상승)

2. 공공의대 설립

3. 한방첩약 급여화

4. 원격의료


당장 한의대와 의대 통합만 봐도 반대하고싶은 의지와 욕구가 솟지?


3번 한방첩약 급여화


한의사들 한약 지어주는거 니들 건보료 세금 내는걸로 돈 대 주겠다는 거임.

아니 싼값에 한약 먹으면 좋은거 아님? 이라고 생각하는 놈들 없겠지

다 니들 주머니에서 나온 거고, 그만큼 세금이 더 오르거나 아니면 다른 질환 보조 끊겨서 보장 못받는다.

한무당 협회에서 로비 잘 했나봄. 아니면 정치인들 가족 중에 한의사가 많나?




4번 원격의료는 박근혜 때 추진하려고 하다가 그렇게 민주당이 반대했던 내용인데 왜 정권 바뀌니까 하자고 하는지 모르겠네.

이거는 아마 원격의료 관련 기업에서 뒷돈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원격의료는 위험이 큼. 의사가 진료하고 제대로 치료를 하려면 환자를 직접 봐야 정확한데

컴퓨터 화면 통해서 판단하고 처방하고 그 위험을 어떤 의사가 선뜻 감당하려고 할 지 모르겠음.


부정확한 치료로 고통받는건 환자일거고. 원격의료로 처방해도 결국 약국 가야되는건 마찬가지임.


당뇨, 고혈압처럼 장기 복용하는 약은 이미 3개월씩 처방해주고 있는데. 3개월이면 충분하다고 봄. 


3개월이나 지났으면 약이 잘 맞았는지, 병이 악화되진 않았는지 당연히 확인해야지.


뭐 미국처럼 땅이 너무 넓어서 병원이 근처에 하나도 없는 지역이 있으면 이해 하겠는데

우리나라에서 집앞에 병원이 없다? 산속에 사는거 아니면 거의 없지.


우리나라 의료는 국민이 받는 혜택으로 따지면 지금 사실 세계 최정상급이다...

미국이랑 비교 많이 하잖아. 서민이 감기걸린다고 병원가는게 대단한거임.


어떻게 이게 가능하냐? 병원에 종사하는 사람들(의사, 간호사...)의 노동력을 싼값에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진료 받고 영수증 받아 본 사람이면 알거다.

피부, 성형 이런 미용목적 아니면 대부분 정부에서 돈을 일부 대 줘('급여'라고 함).


니들이 감기로 병원가서 3천원 낸다고 의사가 3천원만 받는게 아니라 나라에서 받는 돈까지 더하면 좀 더 된다.


아니 1분 진료하고 ㅈㄴ 많이 쳐받는거 아님? 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은게


우리나라 수가는 OECD 평균의 1/3임. ㅈㄴ 쌈.



그리고 급여 항목은 나라에서 "삼천원만 받아" 이런식으로 정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비싸게 받고 싶다고 해서 돈 더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님.


즉 병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빤하게 정해져 있는거야.

근데 돈을 많이 벌고 싶잖아? 그럼 급여 항목이 없는 진료를 많이 하는 과로 가면 돼.


그게 요새 인기있다는 피부과, 성형외과임.(또 필요 없는 수액, 물리치료 권유하는게 그 이유고)


"미용 목적으로 하는 것까지 나라에서 돈 대주긴 좀 그럼;;" 이기 때문에 지들 맘대로 가격 붙일 수 있음.


근데 여기도 요새 레드오션이라 서로 가격 경쟁 하고 있음.

미용 관심있는 애들은 똑같은 시술 10년 전 가격이랑 요새 가격 비교하면 엄청 싸졌다고 알거임. 쌍수나 보톡스, 레이저 이런거. 안과 라식라섹도 겁나 싸짐.


그럼 그 적은 돈을 받고 어떻게 병원이 유지되냐? 박리다매지.


환자를 많이 봐야 겨우 수지맞는 장사거든.



심지어 대학병원의 특정 과는 환자를 보면 볼수록 적자이기도 함.

니들 좋아하는 이국종 교수가 아주대에서 팽 당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음?

병원에는 적자이니까 그런거임. 멋있고 사명감있고 유명하면 뭐해 병원에선 손해인데.

이국종을 지원하면 병원이 망하니깐 어쩔 수 없지.


환자가 중요해도 결국엔 자기가 먼저 먹고 살아야되는데.


드라마에서 멋있게 나오는 과(소아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거의 다 비인기과임. 

왜 인기가 없냐? 여기는 말도안되게 힘들거나 돈을 안줌


물론 지방 병원은 월 몇천단위로 주기도 하는데 거기는 의사들이 안가서 그럼. 


왜 돈을 못버냐? 나라에서 돈을 짜게 주니까.

꼭 필요한 과 같은데 왜 돈을 짜게 주냐? 나도 모르겠음. 이거나 좀 어떻게 해봐라 정부야.



대학병원 수입 1위는 어디인줄 아냐? 장례식장이다.

병원장이 환자 제대로 치료하라고 하겠냐?



아무튼...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보자면 

1번. 의대 정원을 4천명 늘리겠다고 함.

우리나라에 의사가 부족하다는 개소리를 하고 있음. 

단순히 인구 대비 의사 수만 보면 OECD 평균 대비 아직은 좀 적긴 함.(근데 곧 평균 넘김)

근데 아까 뭐라했지? 박리다매 해야 병원이 살아남는댔지?

의사 한명이 환자를 ㅈㄴ 많이 봄.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환자는 의사가 없어서 치료를 못 받는 상황이 전혀 아님.

감기 걸렸을 때 의사 진료 못 받아서 고생한 적 있는 사람?

한국 어디를 가던 내과 안과 이비인후과 피부과 치과.... 병원 간판으로 도배된 상가건물 널리고 널렸음.

단언컨대 우리나라보다 의료 접근성이 좋은 나라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아닌데? 내가 아는 누구 큰 병 걸려서 진료 받으려니 좋은 의사, 좋은 병원 없고 서울까지 가서 기다리느라 개고생했는데?? 의사 부족한거 맞지"

ㅇㅇ 왜그럴까? 왜 동네병원은 존나 많은데 대학병원 진료는 다들 서울로 몰려서 존나 기다려야 할까? 이런 이유가 있다.

- 대학병원급 아니면 그런 큰 병은 치료해봤자 적자이기 때문에 아예 없앰.

- 대학병원 정도로 환자가 몰리지 않으면 대학병원도 적자임.

- 지방에 마음먹고 큰 병원을 지어도 환자들은 서울로 감.

니가 죽을병에 걸렸다 쳐. 지방에 큰 병원에서 치료받을래, 서울에 유명한 의사 있는 병원 좀 고생해도 갈래?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하다는 말은 오로지 응급실에만 해당되는거임. 응급실 + 대학병원 외과.


넘쳐서 어디갈지 못고르겠는게 치과, 성형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같이 인기과들 



아 모르겠고 의사 수 늘리면 어쨌든 해결되는거 아님?

응 아니야. 의료 질이 떨어짐.

지금도 우리나라 의료의 '질'은 세계 최상은 아님.

그냥 적당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싼값에 이용 가능한 나라인거임.

재벌들, 부자들 큰병 걸리면 왜 미국가서 치료받는지 알아?

의료의 질은 거기가 낫거든. 비싸서 서민들이 이용하기 어려운거지.

환자 한 명 볼 때 1분도 안 걸리는 한국보다 30분 넘게 초진보는 미국이 훨씬 잘 하지 않겠어?

우리나라는 심지어 효과적인 약이 있어도 정부에서 허락하기 전에는 사용을 못함. 허락 전에 쓰면 내돈 100% 주고 써도 불법임.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국민 전반에게 일정 수준 이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방식을 채택한거다.

그리고 이런 시스템이 유지되기까진 의료진들의 희생이 있었고 이미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었다.



일반인들은 의사들이 아직 돈 많이 버는 줄 알더라 

지금 의사 벌이는 대기업 취직한 정도 그 이상 . 

그리고 지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이 통과가 안 되더라도 점점 낮아질 거임.

대기업이면 좋은거 아냐? 많이 벌면서 지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얼마 전에 겨우 통과되서 그나마 지키는 기준이 '전공의 88시간'이다. 이게 뭐냐면

1주일에 88시간 이상 근무하면 안된다는 법이다.

직장인들은 52시간제 하더라고. 

직장인보다 매주 36시간, 하루에 7시간 이상 더 일하고 대기업만큼 받음.

월-금 주 5일 출근으로 88시간 근무하려면 하루 17.6시간이야. 아침 7시 출근하면 밤 12시 넘어서 퇴근해야 됨.

이제 왜 대학병원 가면 의사들이 다 똥씹은 표정으로 일하는지 알겠지?

웃긴 건 저 최소 기준인 88시간도 안 지키는 병원 많고 신고하지 말라고 은폐하고 전공의 협박하고 한다는 거임.



이쯤 되면 의사 왜하냐? 의사도 한물 갔네 이런 생각 들지?

ㅇㅇ 의사 진짜 한물 감. 특히 우리나라 의사.

그래서 요사이 이전에 못 보던 현상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데

- 외국으로 이민가는 한국 의사들: 미국, 일본 등 좀 더 먹고 살만한 나라로 의사 면허 따서 가버림.

- 힘드니까 인턴, 레지던트 안 함: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개고생하면서 전문의 면허 따 봤자 돈 많이 더 버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의대 졸업하자마자 피부 성형 병원 취직하거나 병원 차림.

- 아예 의사 안 함: 면허 있는데 의사 말고 다른 걸로 먹고 살 길 찾음. 요새 주식도 많이 하더라.



자 이쯤해서 의사 인생을 정리해보자.

니가 어쩌다 보니 학생때 공부를 잘 했어. 운좋게 의대에 가서 이제 니 앞길 창창한 줄 알았어.

6년간 대학교 다니면서 또 공부해. 맨날 공부하고 시험보고 방학도 짧아. 등록금도 일반 대학보다 훨씬 더 비싸.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합치면 5년동안 매일 아침 7시부터 새벽까지 ㅈ나게 일하면서 햇빛도 못 보고 살아.

군대 갔다오면 한번도 인생에서 쉰 적이 없는데 30이 넘어 있어.

근데 대기업 취직한 애랑 비슷하게 벌어. 병원에 갖혀만 있어서 현실감각도 없어.

좀 불쌍하지 않냐? ㅇㅇ 나도 좀 슬픔. 근데 나보다 더 불쌍한 애들이 지금 의대 입학한 애들. 얘넨 나보다 더 심할거임.



의사 수 늘리면 지금보다 의사 페이는 떨어지고 일은 적어질 수 있겠지.

여기에 우리나라 인구 감소가 시작되었다는 걸 생각하면 변화는 훨씬 빠를거야.

요새 초등학교 한 반에 10명 남짓하더라. 내 윗 세대는 사람이 많아서 오전반 오후반 나눌 정도였는데.

학생 수는 줄어드는데 의대 정원은 많아지면 의대가기 참 쉬워지고 좋겠네. ^^

반에서 1등하던 애들도 의사 되고 나서 돌팔이라고 얘기 듣는데, 이제 어떻게 되려나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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