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청의미 [447559] · MS 2013 (수정됨) · 쪽지

2020-07-04 22:4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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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왔으므로 쓰는 정리하는 글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0977218

공부의 신 멘토로 활동했던 단국대학교 치과대학 본과 4학년 이원엽입니다.

지금 제 학생으로의 삶에 대한 마무리를 하고있습니다. 

(물론 마무리라고 생각하는 이벤트가 있어서 겸사겸사 글로 올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직 할게 많음)

다음은 그에 대한 정리하는 글입니다.


먼저, 저는 저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무언가의 오해가 있어, 저를 많이 대단한 사람으로 여겨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만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제 이야기만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도 제 이야기를 풀어낸 것뿐입니다.




이번에 다산북스에서 공부법 수기에 관한 책이 나왔습니다.

사실 이 책 제가 써놓고는 책으로 소개하고 올리는거긴 합니다..ㅠㅠ

이 책은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지금으로부터 3년 전에 글을 쓰기 시작했던 책입니다.

모종의 사정이 있어 책이 지금 나오게 되었고, 이전의 글들보다 조금 순하게 나온 것 같습니다.

이전의 글들은 조금 많이 어두웠던 점이 있다면, 이 글은 조금 밝은 느낌의 글인 것 같아요.


이제 제가 학생의 신분으로 활동했던 모든 것들을 마무리 지을 때가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마무리의 작업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정리하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먼저, 왜 저는 이러한 활동을 시작했을까요?

왜 저는 지금까지 수많은 글들과 함께, 학생들을 위해 개인적으로 알려주고 찾아갔었을까요?


처음 시작은 아무래도 과외를 통해서 먹고살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제가 입학당시 집에서는 제 용돈을 줄 수 없는 형편이셨습니다.

롯데리아 알바를 해서 학교를 다니라고 어머니께서는 말씀하셨고, 그나마 학업과 병행할 수 있기 위해 저는 최대한 과외를 구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 가지 학생들에게 해줄 말들이 생기게 되었고, 제가 활동하던 커뮤니티인 오르비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고, 어차피 글이야 똑같으니, 수만휘 혹은 공부의 신 등에도 올리게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공부의 본질은, 어떠한 형편이 절대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닌, 형편이 약간 모자라더라도, 충분히 옳은 방법으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금전적인 상황보다는 항상 궁금해 하고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해왔습니다.


2016년, 제가 그렇게 활동을 시작한지 몇 달째에 저는 지치기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제 이전의 모습이 싫었거든요.

아무것도 못했던 모습과 폐인처럼 삶을 놓았던 모습이 싫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쪽지로는 항상 그런 모습들이 보였습니다. 제 이야기였고 그게 굉장히 싫증이 납니다.

그리고 그 양이 꽤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정말 평생 동안 과외, 인강, 학원은커녕 책도 잘 못 샀던 학생이었으니까요.


이것을 선택한 것이 아닌, 이것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뭐 여러 가지 이야기도 있지요. 다리 골절의 사고라던가, 가정의 종교문제라던가.. 그런 것들이 있었습니다.

그에 대하여 공감을 여럿 해주신 학생들이 쪽지를 보냈었습니다.

그 양은 생각보다 꽤 많았기에, 어느 샌가 저는 피로함을 느끼게 됩니다.


2016년 9월 28일정도인가요. 하여튼 9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때 저는 그분에게 진짜 힘들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정말 염증이 날 정도였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니까 총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가난은 그저 손해일 뿐입니다.

가난함으로 인하여 저는 제 스스로 크나큰 고생을 해야 했었고, 이제 또 가난의 이야기를 들어야했었습니다. 이게 고생 중 생고생이 아닌가 싶어서 하소연을 했었습니다.

뭐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제가 들은 이야기는 [제 이야기를 가진 학생이라면 저 외에는 누구도 위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가난도, 두유를 먹고 공부하는 것도, 제 자신을 싫어하는 그 감정도..


그때부터가 시작이었을 것입니다. 왜 이런 활동을 하기 시작했을까요?

저는 2016년 9월 28일 저녁 11시 반의 그 대화 때문이라고 대답하겠습니다.


저는, 제 자신의 이야기를 싫어했습니다. 다시 보기 싫어합니다.

다시 이야기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치가 생길 방법이 존재했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이 유튜브에 제 영상을 올리는 것에 대해 한번 경험해보자고 생각했었습니다.


그 영상이 올라간 이후부터는, 더욱 많은 학생들이 연락이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도 연락이 왔었습니다. 그게 지난 2017 초였지요.

하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달라진 것은 제가 더욱 많이 연락이 오는 만큼, 학생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다는 점과 제 이야기, 즉 제가 싫어하고 아무런 가치 없다고 생각했던 그 이야기가 더 여러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2017년 후반이었을까요. 본과 1학년 2학기의 성적을 처참하게 말아먹은 겨울방학 때.

저는 다시 크게 의문이 듭니다.

[왜 이러한 현실은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을까?], [언젠가는 내가 학생들을 위해 말할 기회도 없을 텐데.. 본과 2학년 올라가면 바쁘다던데..], [그때도 누군가는 나와 같은 고생을 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글로써는 그저 말씀드릴 수 있지만, 사실 끔찍하긴 했던 고생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극들이 더 일어나는 것을 저는 또 끔찍이 싫어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공신의 모토에 너무나도 많은 공감을 하고 있으나, 멘토로써 해결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하나의 단체가 모든 부조리함을 끊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누구나 접할 수 있는 학교 선생님들에 대한 정책을 제안하였는데, 이것은 학생들을 위해서 공부하고 노력하는 선생들을 평가하고 그에 맞는 보상을 제공하는 것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을 2018년 2월에 그 당시 5개의 당 중 4개의 당에 제안하였으며, 광화문 1번지에서도 제안하였으나 큰 예산이 들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었습니다.

2017년 중반에 만들었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수학]시리즈는 2018년 본과 2학년 과정이 시작되면서 그 후속을 만들기 너무나도 힘들어졌습니다.이 책에 대해서 부가설명을 하자면, 질문으로 이루어진 첫번째 책으로 자부하는 책이었습니다.


이전부터 자주 참여하던 독서모임도 참여하지 못하게 되었고, 온라인 독서모임을 찾게 되었습니다.

그 때 참여한 곳들이 밴드 독서모임이었지요.

제가 운이 좋았는지, 훌륭한 스승님들의 글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비록 전문지식은 없으나, 그보다 더한 철학을 전해주신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싶습니다.


저는 그맘때부터, 수학의 질문목록을 작성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그동안 학생들을 가르칠 때, 질문을 하지 않으므로 제가 질문을 만들어 주었던 바로 그 질문들을 워드로 쳐가면서 그에 대한 해설을 계속 쓰면서 모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해에 책으로 내려고 계획중이었습니다.

그러나 교육과정이 크게 바뀐다는 것, 그리고 제가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나도 버거웠던 것..

그런 악조건들과 함께 진급을 하면서 시간이 계속 부족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2018년 말에 큰 문제가 생겼었습니다.

제 형이 사기를 당하면서, 제가 가진 돈 전부를 형에게 빌려주었던 것입니다.

그것으로 모자라 집에 있는 돈 모두를 끌어가, 집 형편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인, 친척, 은행에서 몇 억의 빚을 지게된 것이었습니다.


이에 관한 글은 제 글 중, 삶의 막장(3)을 보시면 이해하실 것입니다.

삶의 막장 (3) : https://orbi.kr/00028510037  


그 해 겨울 당장에 집세를 낼 수 없었고, 기말고사 즈음에 제 계좌에 남은 돈은 20만원뿐이었습니다. 책을 낸다는 생각보다 저는 살아야했습니다. 모든 멘토링을 중단하고 평소에는 구하지도 않는 과외를 구했었습니다. 그때에는 심지어 기말고사때 과외를 구했었던 것 같네요. 그 당시에 겨울방학 모두 투자하고 형에게 빌려준 본과 3~4학년 학비에 해당하는 돈을 바로 복구하였습니다. 이것은 다행인 일이었습니다. 그저 제가 그동안 써왔던 글들과 주장했던 방식들을 공감해주신 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초쯤에 오르비 쪽지로 교과서를 잘 안다고 하시는 강사님을 만나게 되었고, 몇 번 문답을 하면서 믿을만하다고 느껴져 공동저자를 부탁드렸습니다. 그에 따라 만들어지는 시리즈가 [질문하고 생각하는 수학] 시리즈입니다. 물론 질문과 답변만을 책으로 내는 것이 아닌, 책의 구성을 어느 정도 갖추기 위한 시간이 더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가 제가 입학 후에 살아온 삶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이제, 제가 앞으로 생각하는 삶의 모습에 대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공부하면서 먹고살자라는 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하루하루 발전하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만들 수 있다면, 꽤 멋있고 괜찮게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즉, 제가 여러분께 학생여러분에게 조언을 드리는 것은, 그 어떤 형태의 사람이 되시건 하루하루 소중하게 발전하시고 그 삶을 나누시는 삶을 살아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저는 역시 저와 같은 이야기를 가진 학생들의 모습을 보기 싫습니다.

형편을 문제로, 상황을 문제로 지금 좌절하고 있는 학생들이 분명 있으신 것으로 압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러한 좌절을 정말.. 심하게 많이 해보았습니다.

오죽했으면 어머니께서 그 당시의 제 모습으로는 그렇게 쭉 폐인으로 살 것 같았다고 말씀하셨을까요.

(그리고 그걸 가만히 두고 믿고 계셨던 어머니도 참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 한 분야도 전문가라고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심지어 아직 면허도 따지 않은 학생의 신분으로 치과적 지식도 전문가라고 말씀드릴 수 없겠습니다.

그러나 이제 제가 말씀드릴 목표는 제 삶과 제 삶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신 여러 스승님의 덕분으로, 적어도 이러한 빈곤에 의한 좌절들이 빈번한 이야기가 아니기를 바라며 그것을 위한 답을 찾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제가 노력하고 여럿 고민하셨지만 그에 대한 성과는 저 개인적으로는 없었던 것 같고,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본 바는 없습니다.

이제 제가 해야할 일은, 적은 재료로도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질문들을 던져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서 궁금증과 질문과 고민으로 학생이 학습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와 더불어 학생들의 교육으로의 요구가 더욱 커지고, 학생 스스로의 의문과 고민과 생각들을 해결해줄 수 있는 좀 더 개인적인, 세부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때 세상은 더 다른 방식으로 바뀌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 역할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그러한 빈곤에 대한 문제, 막막함에 대한 문제가 제 삶과 제가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에 녹아있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습니다. 그런 방법이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지만요.


또한, 저는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전문가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할 분야가 하나도 없을만큼 많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그저 운이 좋아 여러 스승들의 가르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저를 가르쳐주신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와 존경을 보낸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러므로 아직 더 배울 것이 있음을 당연히 이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위치에 있건, 제 위치에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앞으로도 학생의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p.s.1) 수학책 링크

https://atom.ac/books/7378/ 


p.s.2) 다른 책 링크는 여기에 올릴 수 없으므로

대충 네이버 검색해서 찾으십시오.


p.s.3) 힘들면 언제든 쪽지 ㄱㄱ

아 그리고 저번에 쪽지 답변 못해드린분 있는데

저 그 쪽지 지워짐 다시 보내주세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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