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찬우 [677168] · MS 2016 (수정됨) · 쪽지

2020-06-26 02:39:06
조회수 7,465

6월 평가원, 심찬우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30834908

안녕하세요

국어강사 심찬우입니다.


예전 수강생들의 요청이 있어 회사와 상의 후

6월 모의평가 해설강의를 전체 공개로 전환합니다.

필요하신 수험생들은 아래의 경로를 통해 수강하세요.


전 지문, 전 문항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촬영해두었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이야기를 들으셨겠지만, 그래도 몇 말씀만 드리려고 합니다.



1. 내가 읽고 이해하는 힘을 길러야만 합니다.


수능은 사고력을 측정하는 시험입니다. 내신처럼 암기한 내용이 그대로 시험에 나오고, 그에 따라 수직적인 결과 상승이 담보되는 시험이 아닙니다. 부디 기출문제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읽고 생각하는 훈련을 해주세요. 특히 수능 국어는 다른 과목들과 다르게 '감'적인 부분이 많은 영향을 미치고, 그에 따라 점수의 급등락이 쉽게 일어날 수 있는 과목입니다. 수학이나 탐구처럼 인풋 그대로 아웃풋이 나오는 과목이 절대 아닙니다. 


절대적인 피지컬을 키우고, 정확하게 문제를 읽고 반응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반복적인 훈련을 해주세요.


→ 잡다한 도구들이 동원된 글 읽기는 의미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문장과 단락을 읽고 이해하려고 애쓰세요.

→ 상위권의 변수는 '문학'입니다. EBS에 대한 맹목적 신봉이 아닌, 지문을 감상하고 선택지를 닦아내는 훈련을 해주세요.



2. 원칙이 통용되고 있는지 확인하세요.


내가 수업을 듣는 선생님 또는 강사에게서 배운 방법 내지는 개념들이 정확하게 시험에 통용되는지를 확인하세요. 수업을 들을 때는 잘 알지 못합니다. 긴장감이 수반되는 이런 큰 시험에서는 결국 뼛속까지 축적된 나만의 농밀한 방식이 시험장에서 발휘되기 마련입니다. 원칙을 지키면서 시험을 보았는지 냉철하고 정직한 분석과 성찰이 필요합니다. 수업을 들을 때와 혼자서 문제를 풀 때가 다르다면 수업을 듣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내가 수업 때 배운대로 정확하게 시험장에서 써먹고 있는지 점검하세요.



3. 더블 커리, 강사 이동, 커리 건너 뛰기, 적중 현황, 인강 중독 등을 경계하세요.


시험을 치기 전부터 끊임없이 강조해왔던 내용이라 한 번 더 씁니다. 여러 강사분들의 수업을 듣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나와 잘 맞는 강사 한 명을 정하고(그게 학교 선생님이면 학교 수업에 충실하세요), 그에 따라 배운 것을 계속 체화하는 식으로 공부를 하세요. 대개 평가원 시험이 끝나면 한티역을 중심으로 강사 갈아타기 운동(?)이 일어나곤 하는데, 헬스 장에서 트레이너 바꾼다고 없던 식스팩이 대번에 생기는게 아님을 명심하세요. 내게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는 것에 더 주목하세요. 말빨 좋은 새로운 강사의 놀랍고 신비한 문제 풀이가 당신의 성적을 올리는게 아닙니다.


특히 지방 학생들은 주변 친구들에 휩쓸려 이 사이트, 저 사이트 패스를 사면서 강사 쇼핑을 통한 인강 중독 현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큰 시험이 끝날 때면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강사들의 적중 현황들이 시장에 판을 치는데, 마치 내가 그 교재만, 그 모의고사만 풀면, 그 강사의 수업만 들으면 성적이 오르겠지라는 착각하지마세요. 현실판 스카이캐슬이 비교과는 몰라도, 수능에서는 절대 통용되지 않습니다. 지금의 수능은 구한말의 과거제 시험이 아닙니다.


절차탁마의 자세로 꾸준하게 내 실력을 다듬어가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입니다.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내가' 읽고 이해하지 못하면 현장에서 반드시 틀리게 되어있습니다. 원점수 기준 95점 이하는 여러 잡다한 컨텐츠들에 손대는 것이 아니라, 기출로 다시 돌아와 시간 구애 없이 정확하게 읽고 이해하는 연습부터 해나가시기를 정말 정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조금은 의미없는 이야기.


9월 평가원 해설강의는 정규 수업 때 진행 예정이니, 이제 오르비에서의 사실상 마지막 공개 해설강의가 되겠네요. 처음에 들어왔을 땐 막내 강사였는데 어느덧 클래스 런칭 강사 중에는 가장 오래된 강사가 되었습니다. 16년 9월부터 시작된 10시간의 긴 해설강의를 하겠다고 마음 먹었던 가장 큰 이유는, 실제로 매년 6, 9월은 이렇게 해설강의를 진행해왔습니다. 아이들이 이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방향성을 잡고 공부를 해나가기를 바라는 순수한 마음 때문이었습니다. 또 이렇게 수업을 하는 것이 저에게 있어 너무나도 재밌는 놀이였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제가 수험생 때 가졌던 문제의식과도 괴리되어있지 않습니다. 그 목적이 달성된 시간들이었어 행복했고, 이제는 그게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다소 아쉬움도 있습니다.



수험생 여러분.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 더 살아본 사람의 입장에서 그간 경험해본 것을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입시라는 것이, 1년 동안 특정 강사 붙잡고 엄청난 공을 들인다고 해서 그 결과가 반드시 아름답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정도'를 걸으신다면 살아가시는 과정, 그 어느 지점에선가 반드시 그 결과가 정직하게 돌아오는 것은 분명합니다. 실패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닌, 올바르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스스로를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되길 소원합니다. 넘어지더라도 일어나는 법을 배우고, 남들에게 이기는 것만이 아닌, 스스로에게 지지 않는 법을 이번 입시에서 배우시길 소원합니다.


이제부터 힘들어지실 겁니다. 몸과 마음이 병들어가면서도 어쩔 수 없이 입시에 끌려가는 나날들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조금은 쉬어가도 괜찮으니, 대학보다 '나'라는 존재의 건강함에 좀 더 초점을 맞춰주셨으면 합니다. 대학은 지금 당장 가지 않아도 되지만, '나'라는 사람은 지금 당장 챙겨야할 만큼 그 무엇보다 중요한 존재니까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이겨낼 수 있을거라 확신합니다.


건투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폭 넓고 깊은 이해

국어강사 심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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