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개정물2하고파 [962214] · MS 2020 · 쪽지

2020-05-19 08: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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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새벽뻘글)나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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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자마자 친모가 집을 1주일 동안 나가더라도

6살에 친부가 와인병을 깨고 친모가 찍소리 못하고 치우더라도

같은 해 고모집에서 사촌 형과 놀던게 행복했습니다.


8살에 친모가 다시 나가고

친조모가 오셨다가 제가 어디 있는지 몰라 헤매고

저를 찾은 후 3일 뒤에 집으로 가시더라도

친부 말에 속아 고모집에 버려지듯이 얹혀살더라도

학교에선 애미애비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담임마저 실드치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고

친부를 부르겠다니까 무조건 막는 고모의 모습을 보더라도

ㅇㄷㅁㅇ 초등인강을 듣다 웹툰을 봤다고 목검으로 20대 맞더라도 계모를 처음 본 날은 신기했습니다.


친정에서 결혼하지 말라고 해도 정신과 다니고 약 먹으면서까지 친부가 좋다던 계모, 제 인생 고쳐보겠다고 결혼을 하신 후 5월에 저를 데리고 올라오는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자존감이 많이 떨어져 지금은 왜 그랬나 저조차도 이해하지 못하는 행동을 하고, 친구들 이름을 외우지 못했다고 친부가 목검으로 때리더라도, 계모가 내 주신 숙제를 하지 않았다고 목검으로 맞을 것 같다는 생각에 집을 나간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중학교에 진학하고 롤 계정을 만들지 못해 피시방에 갈 용돈도 안 받더라도 아무도 없는 집에서 혼자 스타 립버전으로 빠른무한 pvp에서 털리고 버스타더라도 행복했습니다.


한 친구의 깁스를 저와 친구들이 망가뜨렸는데 제가 덤터기 쓴걸 계모와 친부가 호구라고 질타한 날, 문을 잠그고 16층 집의 방충망을 올렸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노을 지는 저녁이었지만 한발짝 나가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결국 여러번 일이 터졌습니다. 친부는 목제 좌식 식탁을 부수고, 저를 30분마다 똑같은 1가지 잘못으로 부르고 욕하고 때리던 날 주방으로 가 식칼을 들었습니다. 방어적으로 협박하는 그 순간 편했습니다. 1339? 에 전화해 율량동으로 4차례 가고, 하이닉스 옆 공립 상담센터에 가는 날은 기대되고 행복했습니다.


미래에셋에서 어떤 이벤트에 당첨돼 상하이에 여행을 갈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같이 보고 즐기고 먹고 놀고 탐방하는 순간순간이 행복했습니다. 제 폰 번호가 없다는게 아주 서럽고 슬펐습니다.


중3 시작할 때 전학을 가서 난생 처음 수학, 과학 100점을 맞았습니다. 저 혼자 공부해서 성공했다는 성취감을 처음으로 받았습니다. 친부가 공사 나온 자기 머리 덕분이라고 제 노력을 먹칠하는 순간 뭔가를 뺏긴 느낌이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기숙사 고등학교에서 3년간 지내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이상한 신분인 친부의 위치를 이용해 열등한 성적으로 자사고에 들어갔습니다.


고등학교에선 한없이 놀았습니다. 친구들이 공부할 때 재미로 공부하고, 매3비 지문을 읽으며 재밌다는 생각을 갖고 문제를 풀고, 정석 미적분1 급수 5번 연습문제를 1달간 붙잡으며 답을 찾겠다는 오기를 부리고, 매주 치는 단어시험에서 처음으로 기준점을 통과한 순간 울면서 코피를 터뜨렸습니다. 저는 해방되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울방학때 학교에 나왔습니다. 이 날 같이 나온, 저와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저는 책을 많이 읽지 않아 소설 보는걸 좋아했던 친구에게 소설을 빌려 읽고 아무 느낌 안났다고 했던 제가 멍청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도 행복했습니다. 이 친구 닉네임을 알고 있습니다. 이 친구에겐 고맙고 미안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구과학 수업은 나름 열심히 들었습니다. 제 눈엔 예뻐 보였거든요. 내신 8등급 받고 손절했습니다. 2학년에 올라가 확통과 생명과학1에서 3등급을 받았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못했다 , 더 해야되겠다는 얘기를 했지만, 1학년 때는 계속 5678등급을 받았었기에, 제가 한발짝 나아갔다는 생각에 행복했습니다. 주요 과목 내신 등급으로는 저게 최대였어요. 제가 좋아하던 물리랑 화학으로는 3등급컷에서 2자리~3자리 정도에서 정체되었거든요.


내신 공부 하겠다고 하이탑부터 냅다 읽고 3등급 4등급 5등급밖에 못받아 정시하겠다고 2학년 2학기 때부터 공부를 해야하는데 학교수업을 들었습니다. 심지어 1학기때 성적컷으로 잘렸던 실험수업을 재밌어 보여서 과학과 담당 선생님 추천으로 물리실험반에 들어갔습니다. 들어가니 저 빼고 다들 수시에 목숨건 친구들이었습니다. 근데 재밌었어요. 이걸로 버스타서 은상도 받았고요. 


3학년에 올라 가서는 학교 수업 듣다가 재밌는 수업만 듣고 나머지때는 맨 앞자리에서 자습했습니다. 근데 귀에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문제는 기숙학원에서 몇번 보던 기출 문제라 지루해 졸았던 적이 많았습니다. 끝나면 교무실 가려던 선생님 붙잡고 중간고사 출제기간이든, 중간고사를 치고 난 오후든 바짓가랑이 붙잡는 심정으로 질문했습니다.


제가 물리2 화학2를 선택했어요. 물리1 화학1 문제를 보니까 제가 아무리 용을 써도 만점을 못받을 것 같았어요. 생지는 외울 게 너무 많아 외우는 방법을 잘 몰랐던 저에게는 거부감이 들었었습니다. 제가 물2화2를 선택하는건 좋아요, 뭐 제가 수능점수 잡고 책임지면 되는거니까요. 문제는 제 친구 1명을 물2화2로 꼬셔버리고 재수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진짜 천하의 개썅놈이에요.


물리가 좋아서 생기부에 들어가던 말던 물리에 시간 투자를 고등학생동안 제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수학보다 과학이 좋아서 화학에도 많은 시간 부었고요. 교내 물리 경시 대회에선 머리가 그닥 좋지 않고, 그저 하이탑만 보던 저에게도 6등으로 문닫고 2개 학기동안 상을 받는 좋은 기억도 있습니다.


수능 성적표에는 3331435 등급이 찍혀 있었습니다.

1등급은 한국사, 4등급은 물2, 5등급은 한문입니다. 이 성적표를 받고 집으로 올라가니 친부가 서울대 못갔다고 인생 망했니, 스카이 못가니, 걔네랑 갭차이 못지운다니 안좋은 소리만 찍찍 싸댔습니다. 겨울방학동안 계모와 저는 친부와 싸우고, 옆동네에 있는 외갓집으로 피신가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어느 날, 친부와 계모가 싸우다가 계모가 저보고 같이 집을 나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그 순간 바로 제 짐을 싸고 나갔습니다. 이후 1달간 친부 얼굴 안보고 지내다 제 치아의 충치 치료와 대학 정시지원과 관련해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3군데 사이트에 정시지원 서비스를 결제했고, 치과치료를 위해 29만원을 받았습니다. 가나다 순으로 충북대 상명대 가천대를 썼습니다. 충북대는 최초합, 상명대 가천대는 최종추합이었습니다. 친조모는 제가 대학 들어간다고 200만원을 모아 친부에게 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친조모에게 전화해 저에게 달라고 했고 2월 3일 계모에게 보냈습니다. 저는 200만원을 그대로 받았고요. 그대로 친조모 연락에는 버로우탔습니다.


친모는 그동안 이혼소송 준비를 했고, 저는 친부와 2차례 만나면서 충북대 등록금을 결제하는 것을 눈으로 봤습니다. 그뒤로 친부와도 버로우탔고요. 전화번호를 바꾸고,기종도 바꾼 날 행복했습니다.


3월 중순 어느 날, 계모는 친부와 만나고 설득당해 이혼소송을 취소하겠다고 했습니다. 외조모는 계모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다 바닥에 내치고, 외조부는 저와 계모를 쫓아냈습니다. 계모는 친부에게 돌아갔고, 저는 서울대입구역에서 2시간 정도 뻐기다가 외조모에게 전화해 다음날 나가겠다고 연락했습니다. 그날 밤 외조부는 오늘만 자고 내일 새벽에 나가라고 하였습니다. 남은 재산은 사회에 환원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슬프고 감사했습니다. 이 날 밤 계모가 저에게 미안했는지 친부 돈 100만원을 보내겠다고 하더라고요.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100만원이 더 들어와 있었습니다.


다음 날 새벽, 저는 새벽에 청주로 내려갔습니다. 충북대 에타와 제 페북에 글을 올리니 제가 친하게 지냈던 중학교 친구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이 친구와 만나고 성안길, 육거리의 구경거리를 같이 보고, 친구의 도움으로 저 혼자 사직사거리의 한 모텔에서 1주일간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날은 정말 피곤했어요. 5시에 자고 0시에 일어났다 다시 잤어요.


모텔에서 알바자리를 찾던 도중, 중학교 때 다녔던 교회 형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교회에서 운영하는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겠냐고 묻는 내용이었습니다. 입주 조건은 술 담배 약물 여자 들이지 않기와 교회 봉사였습니다. 저는 모텔 체크아웃 하는 날에 입주하겠다고 했습니다. 교회 목사님과 만나고, 신청서를 쓰고, 여러 이야기를 나눈 후, 며칠 뒤 입주해도 좋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인생 살면서 돈을 번 적이 없어 알바자리를 찾다가 cj 신탄진 상하차를 하루 나갔습니다. 무릎이 3일간 아프더라고요. 상하차 다음 날이 교회 기숙사 입주일이었습니다. 아픈 무릎을 쓰면서 가더라도 그 날 매 시간 매 초 행복했습니다.


성안길을 같이 돌아봐준 친구가 1달 뒤 습격했습니다. 제게 반찬을 주었습니다. 정말 고맙다고 얘기하고 2번 더 받아먹었습니다. 그저께 3번째 반찬통을 갖다 주면서 비타500 2병을 같이 넣었습니다.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고 싶었어요.


학사(교회기숙사)에 들어오고 나서 충북대 학력으로 물리2 내신과외를 1건 땄습니다. 매 달 25만원씩 받는 저렴한 과외지만 저만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책임지고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과외 딴 날부터 과외를 가는 날은 일어날때부터 잘 때까지 행복했습니다.


4월 30일, 저는 교회 20살 친구들과 함께 목사님 차를 타고 저녁을 먹으러 이동하던 도중 계모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내용은 현재 친부와 청주로 이동하고 있으니 얼굴 좀 보면 안되겠냐는 것입니다. 저는 선약이 있어 볼 수 없다 했고, 친부의 요구로 내려오는 것이라면 시간이 남아 돌더라도 더더욱 가족을 보지 않을거라고 했습니다. 이날 친구들을 보게 된다는 행복한 기분을 이 전화 한 통으로 잡쳐버렸습니다. 그날 핸드폰 전원을 껐습니다. 다행히 부모라고 하기도 힘든 두 사람이 교회로 찾아오는 일은 없었습니다.


저는 토요일 야간 편돌이에 수습으로 붙었지만 일요일에 교회를 나가지 못하는 걸 몸으로 3주간 체험하고 그만뒀습니다. 다행히 사장님이 펀하고 쿨하고 중년미 넘치셔서 후임 교육 1주일 더 나오고 그만뒀습니다. 그제는 편의점알바 그만둔 기념으로 십일조 헌금 5만원을 넣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저는 행복합니다.

18년간 제 힘으로 어떤 걸 이루어 본 적은 단 두차례였습니다.

중학교 시험에서 100점 맞아본 것과 자사고 입학 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지도 못했던 많은 사람들이 응원해주고 도와주었습니다. 주소이전도 했지만 지원금은 못받아서 서운합니다. 하지만 2개월간 제가 이룬 것들이 더 많습니다. 목살 한근 사서 그날 바로 뿌시고, 지난 주 금요일 아침엔 고등어 1마리를 처음 구워 먹으며 행복했습니다. 제가 경제 관념이 거의 없어 생활비 아끼는게 힘듭니다. 먹는데 안 아끼니 돈이 훅훅 나가더군요. 월급 들어오는 날 직장인이 왜 행복해했는지 알 것 같습니다. 


저는 미안합니다.

선량한 친조모의 돈 200만원을 받고 연락을 받지 않는 배은망덕한 태도를 보이고, 전교 3등이나 하던 친구의 취미에 발을 들이면서 재수하게 만들어 버린 것 같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던 친구에게 물2화2를 치게 만들어 재수하게 만들었습니다. 제가 진짜 개썅놈인것 같아요.


저는 미안하지 않습니다.

18년간 경제적 지원을 해준 친부, 저를 나름대로 소중히 했었던 두분에게는 미안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저를 잊고 살아가셨으면 합니다. 계모는 7년 결혼 생활동안 정신과 약을 계속 먹었습니다. 제가 청주에 내려온 날, 술과 담배는 절대 입에 올리지 말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담배는 이미 안피웠고, 술은 고3때 좋아했었지만 저 날 이후로는 한번도 입에 대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만족합니다.

제 목표는 20살에 독립하는 것과 지거국 공대 입학이었습니다.

경제적으로 강제로 독립했고, 충북대에 최초합격으로 들어왔습니다. 돈도 벌고 있고, 7월에 군대갈 예정입니다. 걱정은 열심히 사는게 힘들다 정도입니다. 공무원 준비하려고 psat 기출문제 2019년도 2회분을 뽑아놓고 연필 한 번 대지 않았습니다. 저는 공무원시험 준비하면 파산할 것 같군요.


5시에 글쓰기 시작했는데 8시에 올리게 되네요.

재수생 분들은 이거 읽지 마세요. 고3때 겪은 일 또 겪기 싫으면 탈르비부터 합시다...




















알겠지?























맨 밑으로 스크롤한 당신에게)

이거 보고 "나는 쟤보단 확실히 좋은데 간다" 자위해도 되는데 그런 분들은 대학가셔도 저처럼 남는 시간에 놀 것 같군요. 대학가서 장학금이나 따십쇼.


2021 수능 꽃길의 주인공은 당신입니다!

파이팅~


+) 그 원서사이트도 필터링 되나보네요. 인터페이스가 뭣같아서 다른 2군데만 보고 지원하기 직전에만 확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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