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an.T(션티) [25396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20-05-15 18:58:02
조회수 8,562

뭔가 바뀌었네.. 했더니 옯북스 역대 1위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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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감사합니다. 쟁쟁한 오르비북스의 역사 속 책들 사이에서 역대 매출 1위라는 건 참 값진 것 같네요. 책은 감사히도 참 잘 되고 있는데, 강의는... 아직 부족하기도 하고, 코로나........ 힘드네요. 다 잘 되는 건 아직 욕심이겠지요. 


이런 기쁜 성과에도 불구하고, 오늘 참 학생들에게 죄송한 일도 있고 비도 오고 그래서 싱숭생숭 날이니 좀 길게 써보면, 이렇게 많이 얻은 만큼 잃은 것이 참 많은 지난 날 이었던 것 같네요. 애초에 특성이 히키코모리라, 사회성도 없고, 놀 줄도 모르고, 사람이 재미도 없고... 헌데 유복지 못한 가정환경과 성공에 대한 열망이 어우러져 더욱 더 좁디 좁은 인간관계 속에서 성찰과 일만 집중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이제는 누구 사람을 만나도 목적 있는 얘기가 아니면 잡담 같은 건 할 얘기도 없고, 할 줄도 모르고 하는 시간도 아까운 노잼의 사람이 되어버린 느낌. 특히 여러명이 있는 자리면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는 정도. 재미라는 건 인생에 있어서 참으로 중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글쓰는 재미는 좋아해서 이렇게 끄적끄적할 뿐이네요. 그렇다고 글쓰는 재미만을 찾아 떠나기엔 강사로서 '이제 시작'이어서 쉽지 않은 것 같네요. 30 초중반까지는 이 워커홀릭 특성을 이어가지 않을지.. 30 중반에 하나의 변곡점이 생길지는 두고봐야겠고.


아무튼, 극심한 경쟁 사회라고 일컬어지는 이 한국에서, 남들 놀 때 '놀 줄을 몰라서' 놀지 못하고 일만 파고들었더니 정말 뭔가를 가져다 주기는 하네요(아 물론, 아이유 가사에 나오듯, 곰처럼 일만 해서는 안 되고 여우가 되기도 해야..). 이것이 정답이라는 건 절대 아니고. 인생에 정답은 없고, 우리 사회도 이 '경쟁'이 답이 아니구나,를 깨닫고 좀 더 워라밸을 추구하려는 쪽으로 많이 기울고 있으니까요. 그저 자신의 '선택'일 뿐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내가 '사회적' 성공을 해보기로 선택했다면(which is completely different from happiness), 분명 많은 것을 내주고, 모든 인간관계와 생활을 최소화하고, 하나에만 온전히 집중해야 함을 믿습니다. 믿음이 현실로 이어졌고. 김연아, 서장훈이 현역 시절 '난 다양한 경험을 할거야 ㅎㅎ'해서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성공한 건 아니니까요. 은퇴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할 뿐이지. 그게 아니고 난 '균형'을 맞추며 살면서 많은 것을 얻기를 바라면, 그것은 참 욕심이겠지요. 이미 '여유로운 시간'이라는 소중한 것을 얻고 계시기에.


균형 없이 일만 한 지난 날들을 돌아보며, 그리고 금전적인 불안함은 많이 없어진 현 시점에 이르러서야 '재미'라는 바람이 거의 없는, 쪼그라든 풍선 같은 나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이대로 더 가다간 많이 심각해질 거 같아서, 조금씩이라도 재미를 찾아가야 또 30대에 활기차게 비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in pursuit of fun, 끄적끄적을 마칩니다.


모두 그저 감사합니다.


션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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