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종 국어 연구소 [809195]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4-27 23:5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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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종] 운문 대장정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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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국어 강사 유대종입니다.


운문 대장정 잘못 올렸더라고요~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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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정의 <꽃덤불>을 보다가 마침 생각이 납니다.


당신이 헐어진 성터에 헤맨 적은 있냐고 비난의 화살도 있었으나,


실제로는 창씨 개명도 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혼을 지켰던 참 시인 신석정.


자신의 후배 미당 서정주가 친일의 기미가 보이자 그에게 보낸 헌정시. 



흑석고개로 보내는 시


- 정주廷柱에게

 흑석고개는 어늬 두메산골인가
 서울에서도 한강
 한강 건너 산을 넘어가야 한다드고

 좀 착한 키에
 얼굴이 까무잡잡하여
 유달리 희게 드러나는 네 이빨이
 오늘은 선연히 뵈이는구나

 눈오는 겨울밤
 피비린내 나는 네 시를 읽으며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는 청년
 그 청년이 바로 우리 고을에 있다

 정주여
 나 또한 흰 복사꽃 지듯 곱게 죽어갈 수도 없거늘
 이 어둔 하늘을 무릅쓴 채
 너와 같이 살으리라
 나 또한 징글징글하게 살어보리라
 (1943)



밝은 하늘에서 곱게 살기를 거부하고 


어둔 하늘을 무릅쓴 채 너와 같이 살겠다는 것은,

 

어둔 하늘 속에서여야만 한다는 결기이며 독려이고 다짐이었습니다.


잘못된 길을 갈 때 실수를 할 때 사탕발린 소리들이 아닌, 


직언을 해 줄 수 있는 제 사람들을 곁에 둔 오늘이 소중함을 느끼는 날입니다.


Amicus certus in re incerta cernit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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