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블레미시경제학 [953655]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0-04-19 03: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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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고려대 붙은 썰.ss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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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어죽지 않을 정도 집안에서 장남으로 출생.

초딩때 받아쓰기 100점받은 뒤로 공부 놨음.


중학교때 일진 옆에서 아가리로 광대짓하던 광대출신. 

본인 사실 개찐따인데 애들이 말하는거 웃기다고 같이 놀아줬음. 

덕분에 노페 패딩 입고 다니기 ㄱㄴ했음.

그 당시 우리학교  비 일진들이 노페 입으면 애들한테 잡혀서 화장실 가서 다구리 당했었음. 그때 500명중에 한 400등 한듯?


친구들따라 실업계 가고싶었는데

서울대 출신이던 아빠가 실업계 갈꺼면 그냥 학교 때려치라면서 

내 휴대폰 던짐. 엄마한테 애관리 어떻게한거냐고 사자후 시전.

내 첫 터치폰이었던 쿠키폰 그대로 박살.

아빠가 새폰 안사줄까봐 무서웠음.

폰 못쓰면 애들이 안놀아줄거같아서...

집안의 평화를 위해 인문계고 지원함


집에서 먼 똥통 일반 인문계고 턱걸이로 진학.

담임이 내 내신으로 인문계 간거 기적이라고 함.

같이 놀던 양아치들 다 실업계로 빠져서 자연스럽게 연락 두절


'너 OOO알어?' 라며 중학교때 친구들 팔아서 새 학교 양아치들이랑 가까워짐. 


그러다 고1때 거실에 누워서 TV보다가

우연히 본 드라마에서 나온 검사가 너무 멋져보였음.

그리고 아빠 사시 준비하다 실패하고 금융권 취직하셨는데

내가 검사되면 아빠가 더이상 나 개무시 안할거같았음.

장래희망 검사로 결정.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으로 공부시작. 말 한마디도 안섞어본 범생이들한테 학원이랑 교재 자발적으로 물어보고, 학원도 보내달라고 말함.


엄마 드디어 나 정신차렸다고 눈물흘리심.

어쩌다보니

첫 시험 전교 23등 찍음.

게임 개못해서 피씨방에 돈 그렇게 꼴아박아도 안늘던데 공부는 하면 되는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었음


그때부터 목표 서울대로 잡고 내신공부 개빡공 시전. 

1학기 내신 1.3으로 마침.

담임이랑 상담했는데 내 내신이면 숭실대정도 갈 수 있다고 함.

개똥통학교에서 1.3해봤자 숭실대 밖에 못가는구나 싶어서 울었음.

친구중에 유일하게 공부잘해서 외고간 친구한테 서울대는 어떻게가냐그러니까 

너네 학교에서 1등해서 학교장 추천받거나 정시로 가라고 함.


그때 정시의 존재를 처음 알게됨. 

고1 11월 모의고사 13111나왔었는데, 숭실대보단 좋은대학 갈 수 있는 성적이란것도 알게됨.

방학때 외고친구가 추천한 학원들로 싹다 바꾸고 모의고사 대비 문제집 미친듯이 풀고 공부함. 하루에 13시간정도 한듯?


고2땐 문과선택함. 꿈이 검산데 이과가면 뭔가 가오가 안살거같았음. 수학을 못하기도 했고.

개학하자마자 선생님들 수업 다 씹고 학원숙제랑 인강복습에 몰두함.

선생들 '저새끼저거 정신차린줄 알았더니 똑같네" 이러면서 혀 끌끌 참


고2 3월 사설 모의고사 완전히 말아먹음. 다들 방학때 안놀았나봄. 지원가능 대학 나오는 칸에는 광운대 명지대 이런거나옴.


한달간 공부 때려침. 애들이랑 술먹고 놀러다니고 그러는데, 이미 내 몸은 공부를 하는 몸이 되어버렸는지, 전에 없던 죄책감도 들고 그냥 막 신나진 않았음.


그래사 다시 책펴고 공부시적함. 내신시험 다 ㅈ까고 오로지 수능만 공부함. 우리학교 수시로 4년제보내는게 목표인 학교라서, 선생들한테 천하의 개쌍놈 취급받았지먼, 원래 중학교때부터 선생들 나 싫어했어서 상관없었음.


고2 11월 모의고사 12111나옴. 사탐은 공부한건 아니고, 내신 가르치던 쌤들이 좋아서 예의상 공부한게 도움됨.

난 이정도면 연대나 고대정돈 될 줄 알았는데 대충 찾아보니까 외대나 경희대밖에 못간대서 충격받음.


그리고 학원친구가 서울대 갈려면 한국사 선택해야한대서 서울대 바로 포기함. 


또 겨울방학이 됐고,  학원친구들따라 논술학원도 다님. 

솔직히 논술 합격 경쟁률 60대 1인데 차라리 논술 학원 다닐 돈으로 복권이나 사는게 나을 것 같긴 했는데, 12111갖고도 연고대 못가는거 찾아보고 쫄려서  일단 다님. 


논술 수업 4시간동안 선생님 인문학적 지식 자랑 듣고, 뜬구름잡는 소리 듣다가 범생이들이랑 관심도없는 주제로 토론시키는거 너무 토나왔지만, 뭐 그래도 다들 다니니까 일단 다님.


고3 3모 12122

6모 21222 (이때 시험이 개쉬워서 하나틀려도 2등급이었음)

9모 11111 (6모보고 개빡쳐서 돌다리도 서른번 두들겨보자 메타로 공부했음. 9평도 개쉬웠고 하나틀림)

10 사설모 11111에 지원가능대학에 드디어 고려대 연세대 뜸


9모 10모 잘보고 자신감 하늘찔러버림. 솔직히 그때 내 마인드는

 이미 연고대 다니는 학생이었음. 

9모 끝나고 담임이랑 논술쌤한테 서성한 수시 안쓴다고 원서비 아깝다고 개 ㅈㄹ하다가 논술쌤한테 아가리배틀 발리고 설득당해서 

연경제

고경제

서강경제

성균글경제

외대 LT

이렇게 논술원서 냄. 

왜 경제만 썼냐면, 어차피 로스쿨 갈꺼라도, 가오떨어지게 인문대가긴 싫은데, 경영학과는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경쟁률 더 낮은 경제학과씀.


그리고 수능 터짐. 최저만 간신히 맞춤. 대충 돌랴보니 중앙대 경영도 간당간당했음. 나름 학교에서 공부 잘하는애 취급 받던거 즐겼는데, 수능 터지니까 학교도 가기싫고 논술도 보러가기 싫었음.

( 내가 울학교 수능으로 전교2등이었던건 나중에 알게됐지만)


아빠가 돈아까우니까 시험은 보러갔다오라고

 어차피 떨어질꺼 아는데 어쩌겠냐고 츤츤대놓고 자기가 직접 차로 데려다줌. 시험 끝날때까지 교문앞에서 차대고 기다림


논술도 대충쓰고 애들이랑 답도 안맞춰보고 나왔음.

논술 끝내고는 해방감에 고등학교 친구중에 집이 편의점 하던 친구 집앞에서 맨날 술먹고 퍼질러자고 학교째고 당구치고 그렇게 살았음.


엄마한텐 재수시켜달라고 졸랐는데, 아빠가 해도 똑같을꺼라고 대충 성적맞춰서 가라고 하심. 진짜 안그래도 서러운데 아빠말 들으니까 울컥해서 집나와서 다시 그 편의점친구집에서 술당구잠 반복함

(엄마가 말하길 아빠가 말은 저렇게 해놀고 자기 대학 친구중에 대형입시학원 직원하는 분한테 나 최대한 잘갈 방법 물어보러 다니고 그랬다던데 팩트체크는 아직 못해봄)


그렇게 대충살다가 오르비에 논술 발표됐다그러길래 술먹다 친구집 컴퓨터로 확인했는데





고대 서강대 성대 합격했더라


합격 글자보는데 말도 안나오고 같이 놀던 친구들 갑자기 얼음됐다가 스턴 풀리자마자 소리지르고 환호해주고 친구 어머님도 막 축하해주시는데 난 그냥 너무 꿈같았음.


3년 개고생한거 주마등처럼 떠올랐고 현실 파악되니까 갑자기 울음이나옴. 계집애처럼 즙짜고 펑펑울었음. 가오떨어지는데도 그런거 상관없이 소리지르면서 울었음. 


바로 엄마한테 전화해서 재수안해도 된다고 아빠설득하지 말라하고 아빠한테도 전화해서 나 스카이붙었다고 소리침.



뭐 그렇게 어쩌다보니 현역으로 고려대 합격



후기) 입학하자마자 노느라 바빠서 축제썰/클럽썰/감주썰/연애썰/미팅썰/헌팅썰과 학점을 등가교환해서 1학년때 2.1찍어봄 학고는 면함. 학교에서 법수업 듣고 토할뻔함. 로스쿨 진학 포기 선언. 그거 

C+ 나옴. 지금은 군대갔다와서 착실하게 학점 복구하는 아조씨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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