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가자 [800487]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20-03-18 21:06:23
조회수 20,611

지방 일반고 출신 노베의 현역&재수 수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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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ㅎㅎ 2년동안 거의 눈팅만 하다가 개강도 밀리고 해서 처음으로 글같은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한양대가 무슨 수기냐! 하실 수도 있지만 이 글은 대치현강이라는 것도 모르던 비수도권 일반고 출신의 ‘노베’ 수기이기때문에 유베이스,상위권 대학생 또는 서울거주하시는 분들은 이런 학생도 있구나~ 하면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역:41233 명지~한서삼/GS식 11%


재수:21211 서성한/GS식 1.0%


2학년 2학기 중간고사 결과 국수영과 3.8

이 결과는 나에게 정시파이터라는 결심을 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기말고사가 끝난 당일날부터 정시공부를 시작했다.


목표:서울대 체육교육과

마지노선:연대 체육교육과



D-339

정시로 돌리면서 다니던 동네학원들을 모두 그만두고,

신승범의 너기출로 독서실에서 시작했다.

가형풀다가 나형푸니깐 웃음이 절로 나오자너~ 하며 아무생각없이 풀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음 날, 여느 때처럼 등교를 하여 정시 공부를 시작하려했으나 시험 다 끝난 지방 ㅈ반고의 반 분위기가 어떻겠는가? 그냥 억지로 참아가며 꾸덕꾸덕 너기출을 풀었다.


2주 후, 한 체대입시학원에 등록을 하고 10개월간 주 2회로 다니게 되었다.

 “야 갑자기 체대준비는 왜하냐?”

 “그냥.. 대학 잘 가고 싶어서..”(체대라고 쉽게 간판따는거 아닙니다 오해마셔요)



뒷골목 공사현장보다 더 시끄러운 교실에서 벗어나게 해줄 겨울방학이 찾아왔고, 정말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마음에 친구들과 단톡방을 만들어 공부시간도 인증하곤 했다.

 ‘수학-신승범 탐구-이기상 이지영 이 정도면 되겠지..?’

하다가 친구의 현우진T 추천을 받아 메가패스와 이지영T패스를 끊으며 정보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오르비를 가입했다(이거땜에 재수했나)


3월 교육청. 31221


이것은 교육청 시험이다 평가원 시험이 아니다.


이 결과를 받고 겨울방학에 한 공부가 부족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4시반까지는 학교에 있어야 하고 남은 시간에 공부를 하기에는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서 학교 수업시간과 쉬는시간에도 공부하기로 했다.

옆 반에서는 수업시간에도 동물원소리, 티익스프레스 하강하는소리 등등이 들려왔으나 정말 고맙게도 우리반 애들은 내가 조용히 해달라하면 다들 조용히 해줬고, 몇몇 선생님께서는수업 중 자습을 암묵적으로 허락해주셨다.


하지만 ㅈ반고에서는 절대로 정시파이터에게 이런 고마운 분들만이 있지는 않다.

 “너 지금 딴거하지?”

 “아 네.. 죄송합니다..”

 “너 정시파이터야?”

 “네..”

 “내신 몇인데?”

 “2.8입니다”

 “풉! 2.8을 버려? 잘 해봐~”

수업시간에 다른 과목 공부를 한 것은 내 잘못임이 분명하지만 고3 학년부장이신 선생님께서 너가 정시로 갈 수 있을거같아~?라는 어조로 나를 비웃는것에 너무나도 화가 났고, 반드시 좋은 대학에 합격하여 결과를 증명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를 다지게 되었다.


5월이 되니 운동이 너무 하기 싫어졌다. 체대 가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으나 되돌리기엔 이미 늦었다. 이렇게 된거 운동은계속 하되 최근에 관심을 갖게된 통계학과가 있는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줄여서 중경경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6평. 41213


성적은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고 날은 덥고 운동은 하기 싫고 월드컵은 코 앞이고 그냥 총체적 난국이었다.

같이 정시파이터를 외치며 시작한 반 친구들도 점점 나사가 풀려 롤과 축구에 눈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나는 어떻게든 버텨보겠다며 뉴런에서 배운 삼차함수의 비율관계는 1:2! 를 활용하여 문제푸는 나 자신에게 감탄하고 갓기상의 재밌는 강의에 의존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러나 그 해 여름은 역대 최악의 폭염으로 기록될 정도로 더웠다. 대구 쪽도 아닌데 낮기온이 37~8도 였던거로 기억한다.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집 근처 독재학원을 한 달동안 다녔다. 친구들이 고딩도 재수학원 다닐 수 있냐면서 신기하게 보기도 했다.


다니는 도중에 사관학교 시험을 보름정도 준비하여 봤다. 2학년때 종로 사관 모의시험? 보기도 할 정도로 관심이 꽤 있었다.


국어 76 검토때 6문제 고친 수학 100 영어 80

합 256


친구들과 체대입시 동기들이 축하한다고 반겨줬으나 결과는 광탈. 예상치 못한 탈락의 충격으로 재수학원 뒷골목가서 2시간동안 울었지만 대학은 수능으로 가는거라며 다시 펜을 잡았다.



9평. 41211

탐구 50 50 만점이 나왔다. 아마 전교에서 내가 유일했던거로 기억한다. 이게 소문이 퍼져 다른 반 애들에게도 축하를 받았다 ㅋㅋㅋㅋ ㅋㅋㅋㅋ

그러나 국어 백분위는 62. 수학은 3점짜리 실수. 찾아보니 국숭 일반과도 힘든 성적이었다.

국어만 빼놓고 등급만 보면 괜찮은데..라는 아쉬움, 실망감이 밀려오기도 했고, 전문대 지원한 친구들이 하나 둘 합격하는 모습을 보며 참 많이 부럽기도 했다.



D-6

수능 전 마지막 금요일

담임쌤 말대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다음 주 금요일엔 웃고 있어야지. 조금만 더 참자.


하지만 점심시간부터 가슴에 통증이 점점 느껴지기 시작했다.

공부보다는 컨디션 관리가 우선이라 생각하여 결국 조퇴를 했다.

동네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다행히 아무 이상이 없다했고 통증도 심하지 않아 독서실에 가서 마무리 공부를했다.



D-5

어제보다 가슴이 더 아프다. 누가 나를 눕혀놓고 뒷꿈치로 짓밟는거같다.


학교 가서 마지막으로 실모를 풀려 했던 계획은 다음 날로 미뤄 두고 좀 더 큰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뭔가 이상이 있으니 큰 병원을 가보라면서 모 대학병원과 연결을 시켜주었다.

가서 서류를 제출하고 검사를 받은 뒤 좋지 않은 표정을 한 의사가 엄마로부터 애가 고3이라는 말을 듣고는 나에게 왔다.

그러고는 입원은 확정이고 혹시 수술을 하게 되면 수능을 볼 수도 없을거라는 청천벽력같은 말을 해주었다..




반응이 괜찮다면 2편 이어서 쓸게요!


재밌게 읽으셨다면 좋아요 부탁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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