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부호화 [749154]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20-03-17 20:30:30
조회수 17,722

(재미로 보는) 국어, 수학 본좌들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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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공부할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저는 무언가에 도전할 때 지키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1. 메타인지 2. (주변의) 본좌 관찰


칼럼은 절대 아니고 재미 삼아 보시면 될 거 같은데, 

수능 공부하면서 제가 느꼈던 국어, 수학 본좌들의 특징을 소소하게 적어봤습니다. (재미로만 봐달라는 이유: 예외에 해당하는 최상위권도 당연히 있을 것이기 때문...그러나 본인의 경험칙상 높은 확률로 일치함) 


빠르게 읽으라고 음슴체로 씁니다. 


<국어 본좌>


1. 머리로 품 = 펜을 잘 안 씀 = 밑줄, 동그라미, 네모, 세모를 잘 안 함. 


(뇌피셜 분석) 결국 독해를 통해 얻어내는 것은 ‘정보’, ‘문단 별 주제’, ‘글의 주제’인데 이런 것들은 펜으로 파악할 수 있는게 아니라 머리로 파악하는 것이기 때문일 듯. 거의 모든 국어 ‘극상위권’들은 이 특징을 갖고 있음. 요건 요새 하도 유명한 거라 대부분 알고 있을 듯



2. 책을 많이 읽었던 시기가 있음. 따라서 애초에 국어 모의고사를 처음 풀 때부터 본좌급 성적임.


(뇌피셜 분석) 본좌들에게 물어봤을 때, 국어 점수가 ‘유의미하게’ 낮았던 시기가 존재하여 노력으로 점수를 올린 케이스는 거의 없었음. (유의미하게 낮았던 시기는 단순히 몇 번의 모의고사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님)


그렇다고 후천적으로 국어 점수를 올리는 게 불가능하다는 얘기는 아님.



3. 곧 죽어도 대부분이 어렵게 느끼는 비문학 킬러 문제는 안 틀림. 아이러니하게 틀리는 문제는 대부분이 쉽게 맞춘 문제임.


(뇌피셜 분석) 평가원 비문학 문제를 보면, 난이도가 어려울수록 지문의 핵심 정보, 주제에 가까워지고, 난이도가 쉬워질수록 지문의 가장자리 정보에 가까워짐. 그런데 이 본좌들은 간혹 지문의 가장자리 정보를 놓치는 경우는 있어도, 지문을 관통하는 핵심 정보, 주제는 ‘절대로’ 안 놓침. 어떤 지문을 읽더라도 깊이 생각하는 습관이 박혀있는데, 평가원 지문의 ‘핵심 정보와 주제’는 깊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캐치할 수 밖에 없도록 구성되기 때문.


4. 국어 공부 안 함. 


국어 공부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음.


느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국어 공부 어떻게 해?” 라고 물으면 높은 확률로 두 가지 반응 중 하나가 나옴. 

‘국어 공부? 그게 뭐지.. 먹는건가..’라는 표정을 보이거나 

“그냥 기출 공부해”라고 말함. 




 <수학 본좌>


본좌가 아닌 대부분의 특징과 대조하여 쓰겠음. 


1. 킬러 문제를 마주한 상황


(대부분) 일단 조건을 막 쓰고, 일종의 연금술을 시작함. 이 조건과 저 조건을 결합해볼까? 안되네. 이 조건과 저 조건을 결합해볼까? 안되네.. 이러다 하나 얻어걸리면 푸는 거고 아니면 해설 보기 전까지는 절대 못 품. 만약 연금술도 안되는 비주얼 킬러 문제가 나오면 풀이 포기함. 


(본좌) 일단 관찰함. 출제 의도 잡히거나 가장 먼저 취해야 할 필연적인 행동 나오기 전까지는 제시된 식과 그래프의 특징을 관찰하고 머릿속에서 조건을 연결해봄. 


쉽게 말해서, 대부분은 ‘필요 이상의 쓸데없는’ 행동을 하고, 본좌는 딱 ‘필요한 만큼’만 행동함.



2. 문제를 푸는 과정 속에서 계산이 까다로운 식이 나왔을 때


(대부분) 시동이 걸린 이상 nobody can’t stop me. 계속 쓰고 본다. ‘샤프의 움직임이 끝나면 나의 풀이도 끝난다’ 요런 느낌임. 


(본좌) 어림도 없지. 바로 break and think. 


‘혹시 내가 식을 잘 못 쓴건 아닐까?’ 

‘식을 잘못 쓴게 아니라면, 애초에 이 식을 풀어나가는 게 출제 의도가 아닌건가?’

‘식도 제대로 썼고, 이 식을 푸는 게 출제의도라면, 계산을 간소화할 수 있는 성질은 없을까?’ 


결국 습관의 차이.





(대부분) 보는 사람이 더 긴장됨. 말 그대로 ‘손에 땀을 쥐게’하는 자세임. 약간 무호흡의 전력질주..?

 

(본좌) chill and relax. 시험장에서 허겁지겁 푸는 나머지를 재미있게 바라봄(그렇다고 정말 말 그대로 남을 바라본다는 건 아님). 무호흡으로 전력 질주하는 중학생 옆에서 우사인 볼트가 편하게 호흡하며 산책하는 느낌. 


(약간의 농담도 섞자면) 문제 푸는 자세에도 차이가 있는데, 본좌들은 무게중심이 중심 혹은 뒤로 가 있고, 대부분은 심하게 앞으로 쏠려 있음. 


그리고 본좌들이 chill and relax 할 수 있는 이유. 

“저렇게 급하게 풀어봤자 어차피 국어 비문학 풀 때 역전할 거고, 수학 21번 풀 때 역전할 거니까.”


그래서 수능날 긴장도 안됨. 다음의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 

‘해왔던 대로 지문 읽고, 수학 문제풀면 되지 긴장할 게 뭐 있음.’


이런 본좌들을 한데 아우르는 타노스의 대사가 생각나는데,

"나는 필연적인 존재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면 감사합니다. 그럼 저는 작업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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