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an.T(션티) [253967] · MS 2008 (수정됨) · 쪽지

2020-02-29 13:35:59
조회수 6,593

[칼럼] 수능영어는 국어이기도 하면서 국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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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 가이즈,


수업이 없으나 수능영어만 생각하며 사는 션티는

수업이 없으니 여유가 생긴 머리에서 칼럼 소재

샤워를 하다가 번쩍떠올라서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사실 평소에도 계속 생각하는 건데 그냥 정리된 느낌)


제목 그대로입니다.


수능영어는 수능국어이기도 하지만,

수능국어가 아니기도 합니다.


(이제부터 나올 수능국어에 대한 발언은,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수능국어 강사님들의

너그러운 양해 부탁드립니다 ㅎㅎ)


무슨 얘기냐,

수능국어를 볼까요.

독서 한 지문에 4개의 문제가 있다고 칩시다.

그 4개의 문제에는

나름 지문 전반적인 '핵심' '구조'를 물어보는 것도 있을테고,

그보다는 좀 더 세부적인 '원리' '과정'을 

물어보는 것도 있을 겁니다.


그노메 '구조독해'라는것은, 

아마도 우선 저 '핵심' 구조'적인 질문을

먼저 크게 해결하는 데 초점이 있을 겁니다.

근데 재밌는 게 뭐냐면,

그렇게 핵심 구조를 파악하고 큰 질문을 해결하고 나면,

세부적인 부분은 '뒤따라오는' 느낌이 있다는 겁니다.

전체 핵심 구조를 파악했으니 이미 세부적인 부분이

지문의 어디있는지를 알고, 어떤 것을 물어볼지도 대강 알고,

나는 가서 '확인'그리고 '이해'만하면 되는 느낌입니다.


이것은 '통역'도마찬가지입니다.

(필자는 영어통번역학과 4년 장학 졸업,

통역장교 출신입니다.)

요즘 핫하디 핫한 봉준호 감독님의 통역사님이 하시는 것과 같은

일반 회화/연설 같은 통역은 말고요

(물론 이런 통역이 더 어려운 측면도 많은데, 정말 잘하십니다),

좀 더 전문적인 토의 통역(경제,외교,법정,국방...)의 경우에는

통역의 단락 자체가 '비문학 독서 한 단락' 느낌입니다.

실제로 통역스터디를 할 때 

그냥 신문 기사 한 단락을 읽어줍니다.

그걸 '정보 처리'하고 '영어로' 변환해야 하죠.


그럼 이제 통역 연습을 처음 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내가 지금 듣는 TEXT의 모든 정보를 다 잡겠다, 라는 의지로,

'세.부.내.용.혹.은.나.열.'이 나오면

하나도 안 놓치겠다는 생각으로 

통역노트에 이것부터 다 적는 습관입니다.

이 경우 초보 통역사들은, 이것에 집중하느라

'전체 핵심 메시지'도 놓쳐버리고 

통역이 폭발하거나 아예 딴소리를 합니다.

국어 비문학보다 정말 무섭지요.

독서 지문은 내가 혹 정신줄 놓거나 뭔가를 놓쳐도 

다시 돌아가서 보면 되는데,

통역은 원문 TEXT가 휘발성(volatility)이 있으니, 

한 번 놓치면 그대로 게임 끝입니다.


따라서 이런 세부내용을 놓치지 않는 것이 종국에는 중요하지만,

처음에는 해당 TEXT의 '핵심 메시지'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 이 단락은 결국 이것이 원인이 되어서 이것이 결과라는 거군 오키.'

'아 이 단락은 결국 이 둘을 비교하는데 차이점은 이거라는 거군 오키,'

이정도로 말이죠.


근데 또 재밌는 게 뭐냐면,

이런 '전체 맥락'을 따라가면서 놓치지 않고 '잘 이해하면'

세부적인 부분이 뇌 속으로 따라온다는 겁니다.

전체 맥락/구조를 이해하면 머릿속에 마치 

다이어그램이 하나 생겨서

세부적인 부분을 뇌에서 알아서 

해당 도형에 집어 넣는단 얘기죠.


그래서 문제를 풀 때는 그냥 꺼내서 

세부적으로 좀 더 확인만 하면 되는,

뭐 그런 얘기입니다.


수능영어로 돌아와 봅시다.

수능영어는 수능국어와 같습니다.

이 '핵심 구조 파악'이 중요하다는 점에서요.

허나 수능국어와 다릅니다.

'세.부.적.인.걸.전.혀.물.어.보.지.않.는.다'는 점에서요.


문제들을 한 번 잘~ 살펴보세요.

뭐 세부적인 과정/원리를 물어보는 게 있나요?

다 하나만 물어보고, 그 하나는 핵심이어야만 합니다.

'쌤 장문 2문제는요?'

마찬가지입니다. 

장문 2문제는, 어휘, 혹은 빈칸이 풀리는 시점에,

'제목'도풀려야 합니다. 핵심 구조만 물어보거든요.


즉 나의 독해 목표는,

어떻게 핵심 구조만 끌어내어 답을 내느냐 하는 겁니다.

그럼 중간에 세부적인 내용은?

skimming하거나 껑충 뛰어야지요.

이렇게 '시간을 줄이면서' '정확히' 푸는 겁니다.


이걸 자아아아아알 이해해보세요.

수능영어를 보는 눈이 달라질 겁니다.

훨씬 더, 쉬워질 겁니다.


아, 다만,

또 다른 측면에서 수능영어는 수능국어와 다릅니다.

수능국어는 우리가 원어민이기 때문에 따로 국어 공부를..

(물론 사람에 따라 많이 필요한 사람도 있지만)

많이 할 필요는 없겠지만,

수능영어는 우리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영어 공부' 그 자체,

를 하셔서 '일정 수준' 도달해야지만이,

그래야 이 '핵심 구조 파악'이라도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평가원 기출'을 풀었을 때

80점은 나오는 단어/해석력은 되어야

이러한 문풀의 본질을 깨닫고 90점 이상으로 갈 수 있습니다.

정말 80점은 나와야 합니다 현재 수능영어는 그런 시험이에요.

듣기 다 맞고, 도표/광고/내용일치 다 맞고, 3문제 장문 다 맞고

정답 1번은 잘 되지도 않는 순서/흐름/문삽에다가

EBS 지문까지 7개가 그대로 나와...

정말...... 제발...... 그냥 아무 생각없이 풀어도 80점은,

열심히 단어/해석 노력해서 나와주어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 한 번 제가 말씀드린 이 수능영어의 본질

자아아아알 생각하면서 문제를 풀어보세요.


깨닫는바가 있을 것이고,

그 깨달음으로 점수 앞자리가 바뀔 겁니다.


오랜만에 의식의 흐름이지만 칼럼 하나 썼습니다.

도움이 되었다면, '좋아요' 하나 주시면,

이 애기 강사는 좋아라 합니다.


감사합니다.

모두 건강하자요.

션티 드림.


P.S. 제 통역장교 한 기수 후배 중에는,

'수능만점자'가 있습니다. 통역 잘할까요?

네, 졸라 잘하겠지요. 

어느 정도의 한국어/영어 fluency가 되고 나면

결국 '들리는' TEXT에 대한 이해도/분석력/기억력이 핵심인데,

수능만점자인만큼 이것이 쩔겠지요?

(참고로, '이해'가 제대로 되어야 '기억'이 따라옵니다)


수능국어를 거의 만점까지 받고 

의치한/스카이를 노리시는 분들은,

거의 이런 친구들과의 경쟁임을, 잊지 마세요.

이해력, 

그리고 이 이해에 따른 텍스트 기억력이 넘사벽일 겁니다.

그만큼, 정말 엄청난 양의 훈련을 부단히 하시라는 얘기입니다.

천재 통역사를 따라잡기 위해 범인 통역사가 수도 없이 통역스터디를 하듯이..

 

rare-띵작, 마스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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