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Per 'x' [606828] · MS 2015 · 쪽지

2020-02-22 00:5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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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있었던 신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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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한시간 전쯤에 9호선에서 내려서 출구로 나가는데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가방을 맨 어떤 여학생이 손에 KISS 영단어? 라고 적힌 작은 책을 들고 올라가는걸 봤다.


시간이 늦은 밤이고 9호선은 노량진과 연결이 되어있기에 아 재수생인가보다 했다. 책이 낡아있기도 했고.


그리고 올라가서 핸드폰을 보며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앞에서 사람 두명이 부딪치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앞을 보니


어떤 여성분이 우산을 가지고 오지 않아 흠뻑 젖고있는 다른 여성분에게 우산을 씌워주시는 것이었다.


최근 코로나19때문에 난리도 아닌데 아무리 비를 그대로 맞고 있다고 해도 모르는 사람에게 우산을 씌워주는 것을 보니 뭔가 굉장히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이었다.


흔히 말하는 '아직 세상은 살만하구나'라고 생각도 들었고.



횡단보도를 건너 버스를 기다리고 타서 들어갔는데 뒤를 돌아보니 아까 그 학생이 카드를 찍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카드를 핸드폰이랑 같이 두었는지 RFID가 먹히지 않았던 모양인데


만원짜리를 내려고 하니 기사님이 거스름돈을 내일 회사로 찾아와야된다고하니 계속 카드만 찍으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나는 재수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비 오는 밤 버스를 카드가 고장나 못 타고 멘탈이 터질 것이 너무 안쓰러워 제가 낼께요 하고 버스비를 대신 대주었다.


앞에서 우산을 씌워준 여성분을 보지 못했다면 이러한 선의를 베풀지 않았으리라 생각했고


역시 베푸는 삶이 가장 뿌듯하고 의미있는 삶이라고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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