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플조아 [590817] · MS 2015 · 쪽지

2020-02-14 23: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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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필 5수생 서울대 도전기 – 재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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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xy, ‘미필 5수생 서울대 도전기를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0. 프롤로그 : https://orbi.kr/00027430907

 1. 현역 (1) : https://orbi.kr/00027459173

 2. 현역 (2) : https://orbi.kr/00027548222

 3. 재수 (1) : https://orbi.kr/00027608307


Hoxy,

 윤리와 사상 모의평가검토해 보고 싶다면? : https://orbi.kr/00027634651

 양질의 역사 문제가 풀어보고 싶다면? (한국사도 있다구~) : https://orbi.kr/00027659156


 (전편에서 계속)


  9월 모의평가그리고 수시 상담까지 끝나자 눈 깜짝할 새에 10월이 되었다선생님들은 이제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남김없이 던져 주셨고우리는 그것들을 허덕이면서 풀다가 지쳐 슬슬 풀 수 있는 것과 풀 수 없는 것을 취사선택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도 9월 모의평가에서는 영어 100점을 받고수능에서 크게 말아먹은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지난해와 달리 9월 모의평가가 끝나고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정말 당시에 오르비에 있던 영어책은 다 사서 본 것 같다친구들이 이건 대체 무슨 책이냐고 말할 정도였으니까. *-Solution, *D 모의평가와 같은 스테디셀러는 물론영어 고난도 독해 문제집인 고백서심지어는 듣기 책인 듣보잡도 사서 풀었다아마 이거 말고도 모의고사 한두 개쯤은 더 사서 풀었을 것 같은데너무 오래돼서 기억이 잘 안 난다

  하지만 실력은 많이 올랐는데 점수가 따라 주지 않았다영어는 이미 실력의 영역을 넘어트라우마의 영역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공부를 많이 했지만 시험을 볼 때마다 듣기는 여전히 불안했고 한 문제라도 잘 풀리지 않으면시험 페이스가 완전히 말려 버렸기 때문이다그 덕에 모의고사를 볼 때마다 점수는 들쑥날쑥했다다행인 점은 그런 일의 빈도가 줄고 있다는 점그리고 그 진동 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는 점이었다.


 다른 과목들은 크게 고민할 것이 없었다원래 고인물이었는데, 1년 동안 더 갈고 닦았으니 얼마나 더 고였겠는가국어수학은 기껏해야 하나씩 틀리는 정도였고 사탐은 사문 도표 빼고는 절대 틀리지 않는 경지에 이르렀다이젠 정말 영어를 잘 볼 필요도 없고 정말 평타만 쳐 주면가고 싶었던 서울대를 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자신감은 점점 커져수능 1주일 전에 본 마지막 모의고사에서 정점을 찍었다원래 마지막 모의고사는 학생들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 쉽게 낸다는 이야기가 있지만태어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모의고사 400점을 받았다마지막 시험이라우리의 마음이 흔들릴까 봐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성적표를 안 주셨는데 살짝 아쉽다나중에라도 달라고 할걸

 

  2016년 11월 16아침 일찍 일어나 수험표를 받고영양주사를 맞은 다음집 앞에 있는 도서관에서 유대종 선생님 파이널을 들으면서 한 해의 공부를 마무리했다.


  올해도방에 들어와 시험장에 갈 가방을 쌌다그리고작년과는 달리 내 방 침대에 누워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했다.

 

  몇 개를 틀려도 상관없으니실수만 하지 않고 오게 하소서.’

 

  2016년 11월 17새벽 5시 40분 알람 소리에 칼같이 일어나 시험장으로 향했다시험장에 도착하니 7이른 시간이라 그런지시험장에 도착하니 아무도 없었다조용히 국어 예열 지문과 어려웠던 EBS 영어 지문들을 꺼냈다먼저 영어 지문을 보고국어 예열 지문을 슥슥 풀다 보니 어느덧 8시 10분이 되어 있었다.


  8시 10올해도 수능의 시작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작년의 일도 있고 해서 방송에 신경을 썼는데다행히 작년과는 달리 방송이 울리지는 않았다연분홍색 수능 샤프가 참 예뻤다.


  8시 35답안지에 수험번호와 인적사항을 마킹하고시험지를 스캔했다. 9월 모의평가처럼 독서와 문학 지문 순서를 마구잡이로 섞어 놓은 게 보여서그냥 순서대로 풀다가 막혔을 때 문학 지문을 먼저 풀기로 마음먹었다.


  8시 40두 번째 수능 시험의 막이 올랐다화법하고 작문은 10분 컷을 했는데문법 12번 문제가 이상했다분명 답이 5번인데 1번이 안 되는 이유를 못 찾았다음운 변동 내용은 정말 자다가 물어봐도 달달 외울 만큼 자신 있던 부분이라 멘붕도 두 배였다그래도 문법 나머지 세 문제는 꽤 쉽게 풀려서, 12번 하나만 아리까리한 채로 9시를 조금 넘겨 독서 지문에 돌입할 수 있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만난 독서 첫 지문. ‘포퍼라는 이름을 보자 기출 독서 지문이 생각나 괜히 반가워졌다근데 반가운 마음은 거기까지였다시작부터 금속 M이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가설만으로는 열을 받은 M이 팽창할 것이라는 예측을 이끌어낼 수 없다.’는 멍멍이 소리로 내 기분을 나쁘게 하더니, ‘총각은 총각인데.. 어쩌구.. 해서 순환론에 빠진다는 부분에서 내 멘탈을 박살내 버렸다담임 선생님의 인자한 얼굴과 목소리와 1년 더 함께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멘탈을 부여잡고 다시 읽었는데도한 문제의 정답이 죽어도 보이지 않았다벌써 이 지문에만 10분을 넘게 써버린 상황선택이 필요했다여기서 시간을 조금 더 쓸 것인가아니면 다른 걸 풀 것인가결국 한 문제를 남겨둔 채문학부터 풀고 돌아오기로 결정했다스캔할 때 고전시가가 마지막 페이지에 있었던 것이 생각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쳐본 순간웃음이 절로 났다시험 일주일 전쯤에 친구가 나한테 물어봤던 연행가가 수능에 나왔기 때문이다맨날 이상한 거 물어봐서 내가 이상한 거 좀 물어보지 마 ㅋㅋ 수능엔 그렇게 안 나와~’라고 핀잔을 주곤 했던 친구였는데, ‘네가 인생에 도움이 되는 날도 오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는 지문이 나온 덕에 멘탈을 살짝 회복해서 고전 시가 문제를 가볍게 풀어냈다하지만 나머지 문제들이 문제였다현대소설하고 고전소설 문제는 의외로 디테일한 부분을 물어봐서 꽤 고전했고현대시+극 문제는 정답을 고를 순 있는데 오답을 모두 걸러낼 순 없었다걸 손가락이 없어 슬슬 발가락을 걸기 시작해야 할 것 같았다.


  9시 40이제 내 앞에는 마지막 한 지문이 남았고나는 또 선택을 해야 했다먼저 풀자니 검토할 시간이 없을 것 같고검토를 하자니 이 흉악한 길이의 지문을 다 못 읽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그래도 문제를 다 풀긴 해야 하니지문을 먼저 읽기로 했다지문이 엄청 길기는 했지만다행히 한 문제 빼고는 지문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근데 그 한 문제가 문제였다국어 문제에서 이런 짜증나는 수학 계산을 시키다니. 9월 모의평가 콘크리트 문제를 다시 보는 느낌이었다지문의 내용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식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아무리 봐도 답이 안 나왔다.


  9시 57여전히 12번은 미궁에 빠져 있는 채로허겁지겁 마킹을 하고 가채점표를 쓴 뒤에 본 시계가 가르쳐준 시간이었다그리고 내 앞에는 고뇌 끝에 남겨진 39번 문제의 선택지 두 개가 아직도 놓여 있었다. 4? 5? 4? 5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안 나와서그냥 4번으로 찍고 어쨌든 12번의 5번이 왜 맞는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국어 시험을 마쳤다걸어 놓은 손가락 중에 몇 개나 잘릴까..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역시 모든 체력이 빠진 상태로 시작한 수학 시험시작부터 페레로로쉐 도핑을 하지 않으면 한 문제도 풀 수 없을 것 같아서두 알 먹고 시작했다다행히 초콜릿과 아몬드의 힘이었는지문제가 슥슥 풀렸다. 20번까지의 답 개수가 44444임을 확인하고주관식 여덟 문제를 모두 풀고 나니 시계는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21번 문제를 보는 순간머리가 멍했다. ‘그래프 위에 원을 그리고 그래프 위아래에 있는 격자점 개수를 각각 세는 거를 20번 하라고이걸 한 시간 안에 다 할 수 있어?’ 그 순간 양승진 선생님의 말씀이 스쳐 지나갔다. ‘평가원은 선해~’ 평가원은 선하다는 마음을 갖고 문제를 다시 천천히 읽자머리가 반짝였다. ‘일단 n이 1부터 7까지는, f(x)가 직선이니까 An-Bn=0이겠네.. 그리고 뭐 나중에도 언젠가부터는 An-Bn=0이지 않을까아 그리고원을 움직이지 말고 그래프를 움직이면 되겠구나!’ 

 

   한 번만 머리가 반짝여도 천운이었을 텐데두 번이나 머리가 반짝인 덕에 10분 만에 21번 문제를 풀어낼 수 있었다이제 남은 시간은 한 시간남은 문제는 단 한 문제였다고생했다며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면서수학은 다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21번하고 30번은 격자점 한 문제다항함수 개형 추론 한 문제라는 형식으로 자그마치 5년간 나오고 있었으므로, 30번은 다항함수 개형 추론 문제일 거고다항함수 개형 추론 문제는 누구보다 잘 풀 자신이 있었으니까.


  하지만수능은 우리의 기대를 늘 산산이 부숴버리지 않던가. 30번 문제는 단 네 줄짜리 방정식 문제였고남은 한 시간을 모두 썼지만 나는 그 네 줄짜리 방정식을 풀어내지 못했다


  점심시간에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절반 정도 먹고차분히 EBS 지문을 읽으면서 영어 시험을 준비했다국어가 불안하긴 했지만딱히 못 봤다는 생각이 들진 않았기에 영어 시험만 잘 보면 서울대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녕하십니까.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영어 듣기평가 안내방송입니다.’

  낭랑한 성우분의 목소리에 이어익숙한 현악기의 선율이 내 귀에 들려왔다마음을 편안히 하라는 안내방송에도긴장되는 마음은 어쩔 수 없었다.

 

  “1대화를 듣고여자의 마지막 말에 대한 남자의 응답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쏼라쏼라” “쏼라쏼라” “..me..help..resume?”

  띵동

 

  조졌다. 1년 동안 한 듣기 공부가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모의고사에서 수많은 듣기 문제를 틀렸던 나였기에 정신적 타격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다자랑이다 그냥 98점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면서마음을 비우고 듣보잡에서 배웠던 내용을 총동원해서 답을 찍었다.


  다행히 나머지 듣기 문제에서는 긴장이 풀려서 그런지 문제가 없었다. 1년간의 영어 공부가 헛되지 않았는지 독해 앞부분은 정말 쉽게 풀렸고시간을 꽤 잡아먹을 수 있는 문법 문제랑 지칭 추론은 학원 선생님이 찍어 주신 지문에서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이어서 장문 독해 다섯 문제를 풀고빈칸 문제가 있는 5페이지로 다시 향했다.


  긴장한 마음으로 맞이한 31나는 또 한 번 환호성을 질렀다시험 1주일 전에 end가 목적’ 이라는 뜻으로 쓰여서 되게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지문이 있었는데그 단어가 빈칸 문제 답이었다정말 올해로 수능을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그 생각은 32번을 보자마자 싹 사라졌다첫 문장을 봤는데 모르는 문장이었다. EBS 연계 문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 모르는 지문이라니. EBS를 거의 통째로 외웠는데도 모르는 지문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멘탈에 살짝 금이 가기 시작했다


  33번 문제는 ‘Paraphrasing. 고난도 빈칸모르면 A, B로 놓으라는 이명학 선생님의 말씀을 그대로 따라 쉽게 풀렸지만, 34번 문제가 문제였다한 번 읽었는데 무슨 소린지 몰라서 우선 다른 문제들을 먼저 풀고 오기로 했다.


  무관한 문장글의 순서문장 삽입 연계 문제를 풀고 40번 요약문 문제를 보자 어이가 없었다. 32번에 모르는 지문이 있었던 이유를 그제서야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보통 요약문을 비연계 문제로빈칸 두 문제를 연계 문제로 출제하는데 이 시험에서는 빈칸을 하나만 연계로 내고 요약문을 연계 문제로 낸 것이었다왜 대체 내가 보는 수능 시험날에만 이렇게 형식실험을 해 대는지짜증이 났다.


  2시 10내 앞에는 빈칸 두 문제순서 한 문제가 남아 있었다아직 마킹을 하지 않았기에 먼저 30번까지 마킹을 하고 세 문제를 풀었다세 문제 다 풀긴 풀었는데 죄다 하나씩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순서 문제는 A로 시작하는 게, 32번은 대충만 아는 게, 34번은 거의 찍은 게 문제였다.


  A로 시작하는 순서 문제는 이미 6평에 나왔으므로 오늘도 평가원이 낚시를 하는군’ 이라고 생각해서 괜찮았는데, 32번과 34번의 정답을 결정하는 게 문제였다지금까지 수능 빈칸에 답이 같은 게 없었는데 32번과 34번의 답이 같았기 때문이었다시험이 끝나기 30초 전결국 거의 못 푼 문제였던 34번 정답을 고쳤다


  영어 시험이 끝나자 이제 다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남은 건 한국사랑 사탐뿐이니까.


  한국사는 3분 만에 풀고수학 27번 문제를 다시 풀어 봤다시험이 끝나고 질문 세례를 받던 어떤 친구가 자신 있게 27번 답이 30이라고 말하길래 조금 불안했는데다시 풀어 봐도 32가 나와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리고 그 친구를 향해 애도의 마음을 표현했다.


  사회탐구선생님들의 수업 내용이 머릿속에서 재생되는 순간이었다윤리와 사상 19(정답률 23%)은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엄청 강조한 내용이었고사회·문화 도표 문제 또한 선생님이 도표 특강에서 말씀해 주신 그대로 나왔다선생님들의 이름을 한분 한분 불러가며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근데 시간 없어서 사문 20번 못 푼건 함정


  2외국어기도메타였다딱 20점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도의 공부만 해 갔기에그 정도만 풀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겼다.


  시험이 끝나자올해도 엄마가 교문 앞에 있었다올해도 영어가 문제라면서영어만 채점해보면 된다고 이야기하면서 전날 꺼 두었던 핸드폰을 켜자 친구들이 보낸 응원 문자들이 도착해 있었다시험 끝나고 봐서 망정이지시험 전에 봤으면 한번 울 뻔했다.


 집에 오는 길지하철에서 국어부터 채점했다. 92충격적인 결과였다. 39번 빼고는 틀릴 게 12번밖에 없는데 이상한 문제를 두 개나 틀린 것이었다깜짝 놀라 시험지를 봤는데 분명 기억으로는 맞게 풀었는데 가채점표랑 달랐다행복회로를 돌리긴 했지만제로부터 시작하는 삼수 인생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다행히 수학에서는 실수 없이 96점을 받았고문제의 영어 채점을 시작했다.


  채점을 시작하자마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1번 문제를 맞은 것이었다듣보잡 저자님 이름은 모르고 오르비 닉네임만 알아서 바나나좌.. 저를 살리셨습니다를 속으로 백 번쯤 외쳤다.


  하지만 빈칸 정답을 확인하는 순간기쁨은 후회로 바뀌었다. 34번은 맞게 풀었는데 고쳐서 틀렸고, 32번은 그냥 틀렸기 때문이다내버려 뒀으면 하나는 맞는 건데공연히 하나 더 맞겠다고 이상하게 설치다가 하나 더 틀린 것이었다설상가상, A로 시작하던 순서까지 틀려 모르는 문제 세 문제를 다 틀렸다. 2점짜리가 하나쯤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지만 얄짤 없었다. 91.


  윤리와 사상은 친구가 19번은 하도 자기가 맞았다고 해서 살짝 불안했는데내가 맞은 것을 확인하고 친구에게 전화해서 ~ 19번 3번이야~’를 전했다. 친구는 '생활과 윤리면 맞는다'는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런 게 어딨어. 사회·문화는 역시나 마지막 계층도표 한 문제를 틀려서 48아랍어는 의외로 31. 1등급도 노려볼 만한 점수가 나왔다


  국어가 정상적으로 나오면 수시로 쓴 고대 과는 안정이고서울대도 한번 스나를 해 볼 만한 것 같아서 논술 응시는 안 하기로 했다친구들이 논술 보러 가는 시즌논술 안 보러 가는 친구들끼리 하루 날 잡고 펜션에서 고기 구워 먹고 재밌게 놀았다.


  저 날 하루를 제외하고는 20일 동안 아침에 일어나 마킹을 실수하지 않았을까 하는 불안에 떨다가메이플 하다가자기 연대 갈 수 있냐면서 귀찮게 하는 친구의 전화를 받다 자는 일상의 반복이었다행복회로와 절망회로를 하루에도 몇 번씩 돌리니 미쳐 버릴 것만 같았다.


  수능을 본 지 19일 후. Rainbow Table이 나왔다원점수 97점 표준점수 135백분위 99. 내일 나올 성적표 국어 영역에 적혀있어야 할 점수를 확인했다.


  성적 발표 당일느지막하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어림없었다. 8시 반쯤 눈이 떠졌고한 시간 반 동안 ‘130점이면 나는 진짜 미국 갈 거야라느니 내가 마킹실수 한 적이 없긴 해라느니.. 하면서 친구들을 엄청 괴롭혔다.


  10성적표가 메일로 도착했다성적표가 열리는 순간거기에는 내가 20일 동안 그렇게 원하던 숫자 두 개가 써 있었다.


  국어 영역표준점수 135백분위 99.


  134/99. 129/94. 66/99. 65/98. 76/96.


  나머지 과목들 점수에도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나는기분 좋게 주황버섯 아이콘을 더블클릭했다


   (다음 편에 계속)



작가의 말

0) 이거 한 편 쓰는 데 세 시간 정도 걸려요 ㅠㅠ Like와 댓글은 많은 힘이 되니.. 많이 부탁드리겠습니다궁금한 거 있으시면 스포가 될 수 있는 댓글 빼고는 답변 다 해드리려고 노력하니까 댓글로 물어보셔도 돼요~

1) 분량 조절 실패원래 이번 편에서 대학 합격했어야 했는데.. 워낙 재수 수능 또한 레전드라할 얘기가 많네요 ㅠㅠㅠㅠ

10 XD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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