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sturz [891393] · MS 2019 · 쪽지

2020-02-12 23: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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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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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뭔가 탈르비 할때 수기같은 걸 남기시는 것 같아서 저도 하나 남기고 떠나려 합니다.




 현역때 수시는 이미 던진지 오래고 적당히 정시공부를 해서 6월 9월에 서울대 중상위과 점수가 나왔습니다. 

그러다 수능장에서 국어를 조졌다는 생각에 수학에서 피똥을 쌌고 (2점 틀림..) 결국 재수를 하게됩니다. 

재밌는건 그때 국어 점수는 95점 이었다는... 

지금 시기에 말씀드려도 별 소용 없겠지만, 올해 수능을 보시는 분들은 꼭! 끝까지 멘탈 터지지 않고 우직하게 시험을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수능을 그렇게 조지고, 12 1 2월 중순까지 여행도 많이 다니고 게임도 열심히 하다가 강남역에 있는 커다란 재종 6층에 가게됩니다. 

초반엔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는 집이 멀어서 집에서 5시 20분에 일어나야 씻고 밥먹고 갈 수 있었습니다. 

10시에 수업이 끝나면 11시 30분에 집에 와서 간단히 정리하면 아무리 빨리자도 12시가 넘었습니다. 

그동안 하루에 10시간씩 자면서 1시 2시에 일어나던 사람이 그렇게 살려니 죽을 것 같더군요.


그래도 한달 정도 고생하니 생활 패턴이 잡혔습니다. 그 이후에는 정말 수능까지 야채처럼 살았네요. 맨날 일정한 수면패턴 유지하고 먹던것만 먹고 가던곳만 가고. 제가 현강을 7월정도부터 다녔는데 맨날 메뉴가 거의 비슷했습니다. (어 왜그랬지..) 지금 생각해보면 다시는 못할 짓거리지만 그때는 친구들이랑 같이 씨~ㅂ ㅆ~발 하면서 어떻게 잘 버텼네요. 


그렇게 간 안된 배추처럼 살다보니 수능날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정말 아무 생각없이 가서 아무생각 없이 풀었습니다. 끝까지 야채같이 수능을 마무리하고 정문을 나왔습니다. 

집에와서 채점을 시작했습니다. 국어 100점. 오 기분이 좋았습니다. 수학 87점. 처음에는 채점을 잘못한 줄 알았습니다. 2점을 또 틀려? 3점도? ㅋㅋㅋ. 실소가 나왔습니다. 영어 93점. 와 개꿀 마지막 100일 하루에 30분씩 했는데. 

수학 때문에 개 조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저녁을 맛있게 먹는 척하고 들어와서 멍하니 있었습니다. 

탐구가 나왔습니다. 지1 47 물2 47. 오 개꿀 연고대는 가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탐구와 국어 표점이 높았습니다. 의대는 인제, 서울대는 적당한과가 가능. 그렇게 서울대 연대 동국의 카이를 쓰고 4승을 했네요. 


뭔가 아무 내용도 없고 감동도 없고 교훈도 없네요. 

그래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사람 생각보다 잘 안 변한다. (작년에 틀린 3번 올해 또 틀린다.)

2. 수험생활 할때는 간안된 야채처럼 살자. 자극적으로 살면 수능보고 고혈압으로 쓰러진다. 

2-1. 흥분하지 말자. 혼란한 현대사회의 일원이 되면 안된다. 

3. 주기적으로 (모의고사 보고나서) 학습 태도와 방향을 점검하고 수정하자.


긴 뻘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혹시 재수생활 질문이나 큰 학원에 대한 질문이 있으면 편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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