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공 오리비 [892986] · MS 2019 · 쪽지

2020-01-23 03:07:40
조회수 3,127

그리 원했던 서울대에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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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죽도록 원했던 서울대학교에 왔는데 자꾸만 마음이 허해지네요 ,,,


초, 중학생 때는 정말 막연하게 '아 서울대학교 가고 싶다.' 이 정도였지만

고등학생이 되고 나서는 연구원이라는 명확한 꿈이 생김으로써 더더욱 간절했던 대학교가 되버렸어요.


근데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나름 잘했다고 생각했었는데 고교 첫학기 성적을 받아보니 수학이 4등급이더라구요. 엎친데 덮진격으로 집안사정도 안좋아지기 시작하니까 정말 절망스러웠습니다. 그래도 서울대 하나만을 바라보고 저기 아니면 안간다는 마인드로 달려왔어요. 거짓말 안보태고 평일주말 안가리고 학교에 나와서 자정까지 공부했고, 그런 저를 위해 새벽마다 차로 데리러와주셨던 아버지를 봐서라도 샤프를 더더욱 놓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노력하니 2학기 때는 수학 1등급을 받았고, 2학년때부터는 전교 1등이라는 걸 해볼 수 있었습니다. 살면서 반 1등은 몰라도 전교 1등은 처음이었습니다. 정말 기뻤어요. 그렇게라도 부모님께 보답할 수 있는게 보람 찼습니다.


'저흰요 죄다 샤대생들인데요.'

2학년 하반기 쯤이었어요. 그때 한창 수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분명 한양대 디스곡인데 뎀지는 우리가 받는 거 있죠...ㅎ 저 한 줄의 가사가 뇌리에 박혔습니다. 학교수업을 들을 때도, 야자시간에도, 밤에 잘 때도 계속 맴도는 거 있죠. 그때 정말로 결심했어요.

'서울대 꼭 가야겠다.'


그래서 결국엔 왔습니다. 수시로. 정시로 의대를 가고도 남을 성적을 받았지만 제가 처음에 꿨던 꿈을 위해 공대를 왔습니다.


근데 뭔가 이상해요. 물론 꿈이 있지만, 평생에서 가장 큰 목표였던 걸 성취한 뒤로 방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수험생활 때는 해이해지더라도 다시 결심하면 금방 공부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아무리 다짐해도 놀음으로부터 벗어나질 못하네요.. 텝스 공부부터 시작해서 헬스, 전공과목 예습 등 모든 걸 한달도 못가서 포기해버렸습니다. 


대학에 입학하면 다시 예전처럼 돌아오려나요?

여러분들은 대학 합격하고 이시기쯤에 어떠셨는지, 혹시 저와 비슷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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