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fe!ne [909119]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0-01-11 13:46:40
조회수 6,284

Feedback) 수학 못하는데 서울대를 가고 싶은 문과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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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당일 날 밝고 쓰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일들(이라고 해도 사실 스키나 뭐 노는 것들이지만)이 생겨서 각잡고 쓰기가 어려워져서 이제야 쓰네요.


브금 - 앞으로는 글 쓸 때 듣고 있는 노래를 브금으로 같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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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간호학과를 제외하고 문과 서울대를 가는 데에 목표를 두자면 올해같은 수능 난도가 지속된다고 했을 때 수능에서 틀린 걸 셀 때 한 손이 다 접히면 안 됩니다.


올해 기준

4개 : 문과 서울대 낮은 과

3개 : 문과 서울대 대부분 과

2개 : 폭도 이 정도면 통과

그리고 그 한 손에 접히는 것들도 수학에선 최대 한 개 접으셔야 합니다. 두 개 접으시면 ㅂㅂ


문과 서울대 입시를 대충 설명해주면 중요도가

수>>국>>>탐 순서입니다. 


영어는 빼먹은 게 아님. 수학 한 문제가 영어에서의 100점보다 더 가치 있습니다.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환산식상 실제로 그럼. 영어 0점 맞고 수학 하나 더 맞추는 게 점수상 이득입니다.

물론 0.5점의 중요성도 나중에 느끼게 되므로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니지만 일단 중요도 자체를 비교하자면 그렇습니다.

제2외국어는 아랍어하세요. 이미 타 과목 만점 받을 실력이 되지 않는 한.


그러니까 지금 시점에서 수학 노베가 서울대를 간다?

그건 말도 안 됩니다.

말도 안 된다는 아웃풋은 말도 안 되는 인풋이 만들겠지요.

저는 그 가능성을 말해주지 못합니다.


이 글은 그냥 제 수기입니다. 저는 고1 3모 때 아래와 같은 점수를 받았었습니다.

수학 노베였습니다.

저거 밑에 오답 내역보니까 찍맞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어서 저거보다 실제로는 더 못했겠죠.

수학은 학교석차대로 계산하면 학교 6등급이죠.

지금 보니까 타 과목도 아주 잘한 것 같지는 않고.. 과탐이 눈에 띄긴 하네요.

잡설이긴 하지만 1학년 문이 통합일 때 과학 내신 1등급 받았었는데 저게 전조였나 보네요.

문과왔기에 이제는 아무 쓸 데 없는 얘기겠지만요.





암튼 저는 저렇게 수학을 못했어요.

1학년 때 동네 수학학원도 다녔었는데 딱히 수학에 흥미가 없어서 공부도 별로 안 했었고..

1학년 말에 끊었어요.

제 수학 실력에 가장 큰 변화가 왔던 건 2학년 4월달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뭔 바람이 들렸는지는 몰라도 우리 반에 공부 잘하는 애들이 좀 있어서 그랬는지 밀리기가 싫어서 제 손에 잡히는 내신대비 문제집을 엄청나게 풀어댔습니다. 시험범위가 지금은 기억 나지 않지만 그 범위의 쎈을 5일, 블랙라벨을 4일, 자이스토리를 4일만에 풀었던 거 보면 꽤 열심히 풀었던 것 같네요.


그러니까 전국 모의고사는 계속 1이 나오긴 하더라구요. 1컷이 80점 초반이었던 이유도 있지만..

아무튼 그 때도 30번을 보면 아랍어를 보는 느낌.. 뭔가 기호가 난잡한데 이게 뭘 구하라는 건지도 모르겠고..

어디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 느낌이 2학년 겨울까지 갔습니다.


2학년 겨울방학은 초반에 정말 암울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학교 자습실이 연중3휴라 겨울방학 내내 살았었는데 초반 열흘 동안은 진짜 아무도 없고 나 혼자 공부하는데 외롭고 억울하고.. 그 이후에는 고맙게도 친한 친구 한둘이 같이 공부하겠다고 와줘서 이후는 그럭저럭 잘 보낸 것 같아요.


1월달에 했던 건 너기출이랑 뉴런 + 사탐강의였던 것 같아요.

당초에 뉴런을 제때제때 하겠다는 결의와 달리, 왜 개강을 이리 늦게 하냐며 투덜대던 것과 달리,

엄청 밀렸었는데 개학하기 전에 겨우겨우 끝내놨네요.


2월달 말에 되게 좌절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 이유가 제가 너기출에서 30번을 봐도봐도 뉴런에서 해설을 들어도 감탄만 나오고 내가 이걸 200일 이후에 할 수 있을까 싶어서 한 일주일을 징징댔던 기억이 나네요.


혹시 나중에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이 있다면 믿으십쇼. 존버하고 꾸역꾸역 하다보면 됩니다. 저는 10월 학평에서야 30번을 현장에서 풀어냈고 수능때는 편-안하게 풀었습니다.


사실 3~6월달은 비슷했어요.

아직도 3알파, 변곡점정도 기억하고 그래서 그걸 어디다가 써먹지? 이러고 있다가 6평 30번에서 쳐맞고 와가지고 아 여기서 쓰는 거구나 이러다가.. 계속 존버했습니다. 문제 풀라는 거 풀고 드릴 주워먹고..


9월에서는 제가 국어 원점수가 100이 나오고 수학이 88이 나왔었는데 그 때 저는 객관적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수학을 못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데(사고력이나 공식은 꽤 잘 쓰는데 뭔가 현장에서만 안 풀리는 것 같은?) 점수가 계속 그따구로 나오자 수학때문에 서울대를 못 가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날 바로 실모를 30회분 샀습니다. 그 일주일 동안 수학 실모만 50회분 넘게 샀고, 하루에 2회분씩 풀어재꼈습니다. 그리고 이때까지 접어 놓은 오답을 엄청나게 많이 풀었구요.

그 때 풀었던 모의고사들 링크


당연히 제대로 된 복기는 11월 되서야 좀 돌아보면서 했어요. 양치기라고 하죠? 그걸 9월 이후에 극단적으로 시행했고, 사실 수학 실모만 하루 3회 본 적도 있었으니... 제 경우에는 엄청나게 유용했습니다. 덕분에 10월에 30번을 풀어냈고, 수능때도 풀어냈죠.


뭐 이렇게 했었는데

현역 문과에게 가장 유용한 체크포인트는

1. 뉴런의 실제 종강과 너의 종강이 일주일의 격차가 나지 않는가

2. 드릴의 실제 종강과 너의 종강이 일주일의 격차가 나지 않는가

3. 69모, 콘크리트 즈음 실모 양치기 타이밍, 오답 점검 타이밍


저는 원래 뭔가를 폭발적으로 하는 성향의 사람이라서(안할 때는 더럽게 안함)

되었는지는 몰라도 수학을 원래 잘하지 않았던 저같은 학생들에게는 유용할 수 있어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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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쓰지는 않았는데 좋아요 눌러주세요 많이들 보게 ㅋㅋㅋ

또 궁금한 거 있으시면 적어놓으셔요. 짧게 답할 수 있으면 댓글로 달고 길어질 것 같으면 글로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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