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탕빌런chupachups [823239] · MS 2018 (수정됨) · 쪽지

2019-12-19 21:52:22
조회수 6,764

故 법과 정치 (762906) 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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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습니다.

법과 정치 입니다.

갑자기 사나되어 적잖이 당황하였는데

많은 옯창분들께서 옾챗으로 조문 와주신점 정말 감사합니다.


원래 계획은 1월 말쯤, 또는 그 전으로 탈르비를 하려 했습니다.

예상보다 빨리, 강제적으로 탈르비 당하게 되었는데

솔직히 왜 당했는지 모르겠습니다.

25->75->195점으로 벌점이 누적되었는데

50점 오른건 숙훌한테 필터링 꺼서 그럴수 있다 치는데

신고 이유 받아보니 도무지 이해가 안가네요

사실적시 명예훼손인가요?


뭐 어찌되었든 떠날 계획이었으니 오늘은 썰을 풀고자 합니다.

대충 입시 실패한 내용입니다.

n+1하실분들은 여기에서 굇수들 성공후기만큼이나

저같이 현실의 벽에 순응하는 후기 역시 쓸모가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대충 본인처럼 살면 안된다는 내용입니다.


고등학교 모의고사 내내 나름 괜찬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아무 의미없는 고1 모의고사부터 고3 9평까지 왠만하면 1등급 이상이었고,

2등급이 뜨면 담임이 정신 안차리냐고 혼낼 정도였으니 나쁘지는 않은 머리라 생각합니다.


근데 내신은 도무지 해도 어떻게 공부하는건지 모르겠고, 시발 이딴걸 왜 외우지 싶어 설렁설렁 하다보니 3점대가 떴고, 당연히 정시길만 파게 됩니다.

사실 정시를 하게된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선택한거죠.


재수생한테 썰릴거라던 6평에서 올1을 찍고, 반수생한테 썰릴거라던 9평에서 문과 1퍼를 찍습니다.

모두가 당연히 못해도 서성한은 갈거라 생각했고, 저 역시도 기고만장해서 노빠꾸로 살았습니다.

기존 데이터를 토대로, 매번 하던것처럼 하면 문제없을거라 생각했으니까요.


그러나 현역 수능때 산수를 좃박습니다.

살면서 처음받아보는 백분위였습니다.

집안은 당연히 초상집 분위기였고,

다음날 집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는데 그렇다고 죽는건 무섭더라구요 아ㅋㅋ


문과 입시 특성상 국수 중 하나라도 좃박으면 그해 입시는 끝입니다.

3년+a를 입시 하나만 보고 달려왔는데 물거품이 되니까 진짜 폐인 되더라구요

그때 집에 있으면 아버지 눈치보여서 10to10으로 pc방에서 오버워치 했습니다

그시기에 아마 오르비 똥글을 제일많이쌌을듯


집에서는 강대와 군대중에 고르라 해서 일단 상경계 아무거나 붙고 재수한다고 쇼부를 봤습니다.

수능에서 커리어로우를 찍고 정시로 입학하면 도무지 애교심이 안생깁니다.

등교부터 하교까디 다 좆같고 어휴 무슨일이 있어도 떠난다 이런 마인드가 지배적일수밬에 없음

반수해보신분들은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뭐 그렇게 심리적 배수진을 치고 한번 더 봤는데

현역땐 산수만 압도적으로 조지더니

재수때는 전과목을 고루 적당히 아쉽게 봤습니다.

백분위가 지난번보단 당연히 올랐지만, 원하던 레벨에는 어림도 없더라구요.

윗라인을 붙긴 했는데 도무지 적성에 안맞을거라 생각되서 돌아갔습니다.


그렇게 욕하던 학교로 돌아가니 현역때보다 더 멘탈이 망가지더라구요

그래도 올해는 정상적으로 학교 다니니까 그래도 여기서 기회를 찾을수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은 보입디다.


솔직히 입시생각이 안나는건 아닙니다.

현역때부터 썼던 책들 아직 많이 남겨놨는데 볼때마다 한번더ㄱ? 뽐뿌오긴 합니다.

근데 군대가 잡혀있으니 어림도 없을겁니다.


가슴한켠이 많이 아픕니다.

제가 술을 잘 못하는데 이번 수능 끝나고 집에서 혼자 회세트 시키고 술을 진탕 마셨습니다.

살면서 처음으로 필름 끊겼는데 유일하게 기억나는게 옛날에 풀었던 실모들 껴안고 대성통곡하는 장면이더라구요.


자의반 타의반으로 입시판을 뜨게되는데 많이 아쉽습니다.

올 초에 검사 받아보니까 우울증 위험이다 그래갖고 진짜로 입시판 떠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6월쯤 떠나려 했는데 법정토가 갱장히 재밌어서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덕코 77ㅓ억


오르비에서 좋은 분들 많이 만났습니다

입시판에서 하고싶은것 그래도 상당수 해봤습니다.

대치동 현강 수강부터 조교일, 실모 제작 참여 등등 나름 버켓리스트는 채웟네요

원하는 대학 합격증을 인증하지 못한게 유일한 후회입니다.


마무리 멘트 생각하는데

작년에 디어유 설명회갔을때 Fighting to the Top 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르네요

옯창들 중에 입시 성공한 사람 없다고 하셨는데

반례가 되고 싶었지만 어림도 없네요.


그동안 즐거웠습니다.

저는 패배했지만 여러분들은 꼭 승리하세요.

법과 정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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