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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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시작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환경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중학생때까지는 그래도 주변기대와 상위권 성적을 받아왔고 그러나 사춘기가 온건지 고등학교는 정말 집에서 나가 기숙사에 들어가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시를 바꿔 1시간 거리 옆동네 기숙사가 있는 비평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첫 시험에서부터 처음보는 점수와 등수.. 친구들은 잘 본것같은 불안감... 성적으로 기숙사를 뽑지만 턱도없는 점수... 이때부터 제가 계획한 제 인생에 균열이 조금씩 갔던거 같습니다.
부모님께는 말씀드릴 수도 없고 고등학교 1학년은 일년내내 야자끝나고 집에와 밥먹으며 울고 잠들기 전에 울고... 그랬던거같습니다.
2학년쯤 되니까 수시는 물건너간거같고 그럼에도 수행과 지필평가를 손놓지 못하겠더라고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고 밤새며 공부한 적도 많았습니다. 이대로 위축되면 나를 망치겠구나 싶어 여자축구부도 들어가고 석식시간에는 배드민턴도 치고 탁구도 치고 친구들과 활동적인 시간들을 보냈어요.
2학년 2학기에는 기숙사에 들어갈수있더라고요.
기숙사에서는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친한친구와 사감몰래 내려와 자습실에서 새벽까지도 하기도 하고 서로 포스트잇 붙여가며 응원도 해주고 그랬습니다.
3학년이 올라가는 겨울, 기숙사에 떨어졌습니다. 물론 제 친구들은 신청한 애들 모두 들어갔고요. 고등학교 내내 실패에 대한 두려움, 떨어짐... 소속되지 못한 느낌. 많이 느꼈습니다.
3학년이 되었을때 경기도 야자가 금지되었나 그래서 야자실을 더이상 못쓰게 되었고 석식도 기숙사생만 신청할수 있었기에 저는 집에서 무조건 안하게 될것같아 밖에서 저녁을 빨리 먹고 들어와 교실에서 거의 홀로 (혹은 한두명정도 같이) 야자를 마치고 집에왔습니다. 정말 춥고 힘들었습니다. 사교육이라고는 논술학원과 인터넷 강의 뿐이어서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방법도 잘 몰랐고 그저 친구들 푸는 문제집, 인강 보면서 공부했습니다. 집에서는 돈없다고 더 미안해하지... 친구들은 돈많다고 인터넷강의 두세개 끊고 학원에 과외에... 더 격차가 벌어진거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철이 없었지만 차도 보이기 싫어 아빠한테도 데리러 오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수시를 쓸 때쯤 담임은 자기 아이가 아파 거의 매일 조퇴를 했고 상담 그런거 한번정도 했는데 그것마저도 5분,10분이 다였습니다. 저희 학교 특성상 내신을 받기 어려워 애들 대부분이 6논술이었는데 담임이 했던말이 "내 돈 나가는거 아니니까 너희 쓰고싶은 데 써." 아직도 기억납니다. 그렇게 6논술 모두 상향이었고 최저는 물론 정시로도 갈 수 없는 성적을 받게됩니다.
사실 고3말쯤에는 재수를 해야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현역 입시는 어영부영 끝나고 남은건 가족끼리 서로 누가누가 더 상처 많이주나밖에 없었던거같습니다. 저는 불평을 할 사람이 가족이 되었고 가족들도 안타까운마음에 제게 상처를 참 많이 주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내내 참아왔던 불만과 울분을 토해냈고 가족들은 내가 제대로 공부하지 않아서 스스로를 망쳐버렸구나 하며 벼랑끝으로 몰아갔습니다. "중학생때는 잘만 하던 애가 왜 스스로를 망치니..." 아직도, 그리고 평생 잊혀지지 않을거같은 말입니다. 정시는 결국 써보지도 못하고 끝이 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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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겠지만 화이팅하시고
원래 가족도 내 곁에 있어주긴 힘들어요
저도 지금 비슷한 상황 겪어봣고 겪는중이라 참 힘드네요
이것도 결국 다 지나갑니다.
몇년 후에 지금을 다시 돌이켜보면 그렇게 큰일이 아니었구나 생각하게 될겁니다.
힘들더라도 지금 중심을 잡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노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