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감자 [876798] · MS 2019 · 쪽지

2019-12-10 00:19:12
조회수 10,276

2020학년도 서울대 수시모집 일반전형 후기 및 팁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26086254

하루 일찍 찾아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ㅎㅎ

오늘 12시에 재작년 조기발표가 있었다는 기사를 보고 하루종일 신경 곤두서 있었는데.. 

5시에 똭 하고 합격자 발표가 뜨더군요. 대기자 몇천명을 기다리고 확인한 결과..

합.격.했습니다. (Admitted..영어가 이렇게 간지나보이는 건 처음..)

논술 발표 기다리시는 분들, 정시 모집 지원하시는 분들 모두 좋은 결과 있으실거에요! 화이팅!

(이 글을 보는 바로 당신이 바로 합격생)


각설하고, 포스텍 후기글과 마찬가지로,

내년 수시모집 일반전형에 지원하시는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연세대 특기자 면접 전날 어떤 분이 올려 주신 작년 면접 후기글이 제게 엄청 도움이 되었는데,

(면접 진행 방식 등이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있어서 긴장 푸는데 엄청 좋았고, 자신감도 생기더군요)

제 글이 한 명에게라도 그 글과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네요.


일단, 서울대 일반전형의 평가 방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차에서 서류(자기소개서, 생활기록부) 기반으로 2배수를 선발한 후, 문제풀이인 심층 면접을 통해(2차) 최종 합격자를 선발합니다.

2차에서는 서류 점수와 면접 점수를 1대 1로 합산합니다.


1차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당연 자기소개서의 4번 문항, 감명깊게 읽은 책 3권에 관한 부분이고,

2차는 음.. 평범하게 문제풀이 면접입니다.


포스텍과 달리, 1차에 관해 해드릴 말씀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느낀 몇 가지는,


--------------뇌피셜 100%의 벽. 알아서 걸러 들으셨으면 합니다.----------------------------


1. 결국 첫번째는 내신 성적.

2. 예체능에 B가 있는데 서울대 못 가나요? 아뇨. 가능합니다.

3.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내신 성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활동이 많을 수가 없음. 즉, 대가가 따름.

4. 학교 친구가 나랑 같은 학교, 같은 과 지원? 신중히 생각해야 함.


1. 결국 첫번째는 내신 성적.

-더 말씀드릴 게 없네요. 내신은 높을수록 짱. 당연히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목의 성적이 높을수록 좋음.

 저는 내신이 1.3에서 1.4라 좋은 편은 아니지만(나쁘지만 아니어도 다행이네요) 수과학 성적이 꽤 좋았고, 과학중점학  교였던 터라 이득을 좀 본 것 같습니다.

 내신 성적은 그냥 깡패입니다. 다만, 내신이 좀 낮아도, 대학이 선호하는 1,2,3학년 상승세의 성적으로도 커버할 수 있   다고 봅니다.

 

잠시 과학중점학교에 대한 말씀을 드리자면, 과중은 ㄹㅇ 양날의 검입니다.

2과목을 전부 수업하는 터라(이건 과중에 따라 차이가 좀 있는것 같기도..) 따라가지 못한다면 내신에 치명적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과중의 다양한 활동까지 섭렵한다면 아마 자신에게 날개를 넘어서서 제트팩이 되지 않을까...

이에 대해서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 예체능에 B가 있는데 서울대 못 가나요? 아뇨. 가능합니다.

- 흠.. 이건 ㅋㅋ 제가 2학년 음악 수행평가를 망해서 B가 떴는데, 그 당시 '그 최고들만 모인다는 서울대 입시에서 예체  능 B가 뜬다? 이건 말이 안된다. 난 망했다' 라는 생각을 하며 우울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쓸데없는 걱정이긴 하지만,(이거 말고도 일본어 3등급, 병결 조퇴 등 많이 있었죠) 고등학교를 다

 니는 3년 동안에는 충분히 큰 문제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합격한 이후 생각해보면, 이런 생각할 시간에 내신 1등급이라도 더 올릴 걸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하고싶은 말은(...) 

 사소한 것에 신경쓰지 말자. 내 활동은 결국 숫자가 된다.

 교수님들이 음악B를 보시고 점수를 깎으신다? 이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말 그대로 사소하기에 그걸 눈치 못

 채시는 경우가 더 많지 않을까요..


3. 서울대에 지원할 수 있을 만큼의 내신 성적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활동이 많을 수가 없음. 즉, 대가가 따름.

- 이것도 딱히 할 말이 없습니다. 내가 성적 챙기느라 활동이 많이 없다? 교수님께서 다 아실거라 저는 믿습니다.

  활동이 많이 없다고 주눅들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4. 학교 친구가 나랑 같은 학교, 같은 과 지원? 신중히 생각해야 함.

- 이건 진짜 중요하다고 느낀 건데,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 같은 대학교에 지원하는 거라면 비교당할 수 있다..

 이건 아무리 학과가 다르고, 전형이 다르더라도 조심해야 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내신이 1.4인데, 같은 과 같은 전형으로 1.0인 친구 두명이 더 

  넣는다? 아니면, 내가 내신이 1.4인데, 같은 과 같은 전형으로 1.7인 친구 두명이 더 넣는다?

  이 둘의 차이는 생각보다 클 수 있습니다. 내신이 결국 상대적인 수치이기에, 비교당하는 건 필연적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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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소서 4번 문항, 책 3권은 전공 분야와 관련된 책(하나는 꼭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교양서적(없어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것도 하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내가 진심으로 뭔가 느낀 책, 순수 교과 서적 등으로 자유롭게 채우면 된다고 생각해요.


결국 2차 면접은 심층 면접이기 때문에, 책 내용에 관한 질문은 없으니까, 

충분히 시간을 들여서 쓰기만 하면 문제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여기보단 오히려 3년동안 책 골고루 읽어서 기록하는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러면 이제 2차, 심층면접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포스텍 면접이 끝나고, 조금 우울해 있었습니다(자세한 면접 내용은 제 포스텍 후기글에 있습니당)

포스텍 면접이 11월 16일(토)이었고, 서울대 면접이 22일(금)이었기에, 

'아직 본 게임은 시작도 안 했다. 지나간 일은 잊고 빡세게 준비하자' 

이를 악물고 일월화수목, 5일동안 꽤 열심히 면접 준비를 했죠.


저는 1차 통과를 거의 확신하고 있었기에(제 확실한 진로와 괜찮은 수과 내신에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께서도 이정도면 붙을 거라 많이들 이야기해주셔서..)

10월 중순부터, 수능 공부를 거의 접고 기출 문제 풀이에 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11월 2일에 있던 연세대학교 특기자 면접 기출문제랑 함께 6~7개년 정도를 뽑아서 하루에 3~4문제씩 풀었고, 불안해서 수1,2,미적1,2,확통,기벡 교과서를 정독했습니다.


이건 여담이지만, 제가 수1만 딱 안보고 연대 면접을 갔는데, 연대 2번 문제가 수1에 있던 나머지정리를 쓰는 문제였더라구요;; 너무 오랜만에 접했던 개념이었던 터라 어버버하다 못풀고 그냥 나왔습니다;;

너무 빡쳐서 서울대 면접날까지 교과서 6권 빡세게 정독하고 갔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1월 2일까지 (교과서1회 정독+ 서울대 일반전형,연대 특기자 6~7개년 1회독)

2일부터 22일까지 위에거 한번 더 해서 총 2회독 하고 갔습니다.


21일 되니까 평균값정리 이런게 술술 나오더라고요..ㅋㅋ


그래서 교과서 읽은 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냐? 라고 물으신다면 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간접적으로 사고 방식에 도움이 되었다고는 생각합니다.

다만, 18년도 연대 특기자 기출이나 서울대 공대의 개미 이동경로 적분 문제(몇년도였는지는 기억이..)를 보면,

교과서 정독은 꼭 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뭔가 비유를 하자면, 영어에서 '단어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가?'라는 유형이 몇년동안 안 나오다가 최근 다시 출제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하기에는 좀 아까운데 안 하기에는 불안한? 하지만 걸리면 대박인..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여유가 되신다면 꼭 한번쯤은 증명 확실히 알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기출은 정말 강추합니다.

시간 맞춰서 몇번 풀어 보시면, 시간 관리에 대한 감도 잡히고, 문제 유형에 대한 감도 잡히실 겁니다. 

이건 2회독 하기를 정말 잘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네. 그래서 면접 전날이 되었습니다.

일단 공부는 다 마무리 되었고, 가서 간식은 뭘 먹을지, 면접 순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문제가 나오면 어떻게 할지..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일찍 잠에 들었습니다.


2020 서울대 일반전형 공대 수시 모집의 소집 장소는 관악산의 꼭대기, 신공학관 302동이었습니다. 그것도 7시 반까지 입실...

공대에 소속된 모든 학과가 전부 저시간, 저 장소였던 것 같습니다.

이걸 수요일인가? 확인한 저희 학교 친구들은 서울대 쌍욕을 했습니다.

서울대 1등 학교라고 이렇게 시간 갑질해도 되는 거냐, 수험생에 대한 배려가 없다, 걍 가지 말까, 등...

(뭐 어쩌겠어요 까라면 까야죠.. 저만 힘든 것도 아니고..)

뒤늦게 호암 교수회관에 전화를 했는데..! 어림도 없지 바로 만석 ㅋㅋ

친구 한명은 근처 숙박 잡아서 간다고 하고, 저랑 나머지 몇명은 아버지가 데려다 준다고 하셔서, 6시 조금 전에 집에서 나와 갔습니다.

출근시간에 잘못 걸리면 큰일날 거 같아서, 일부로 좀 일찍 갔죠. 정문에 도착하니까 6시 40분 즈음, 신공학관까지 올라가니까 6시 50분 즈음 되었습니다.


신공학관 근처 가니까, 막 북소리가 들리고, 서울대 깃발이 휘날리는 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농생대 근처 지나올 땐 조용했는데.. 공대만의 관습 이런건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북소리에 맞춰 제 심장도 둥둥 뛰었습니다. '와, 이제 면접이구나..' 확 실감이 났죠 이때..

하필 차에서 내리면서 가방이 쏟아져가지고 급하게 짐 챙기느라 컴공 선배님들도 못 만나고... 입구 근처에서 전기전자 응원 소리만 7시부터 30분 들었습니다.. 진짜 에너지 넘치시더라구요 ㅋㅋㅋ


7시즈음 공대 시험보는 친구들과 합류한 뒤, 한손에 핫팩 들고 계속 줄 서 있었습니다.

(선배님들이 자기네 학과 수험생 찾아서 핫팩이랑 먹을 거 주시더라구요! 저희 학교 친구들 저 빼고 다 받았습니다..)

학부모님들이 학생들과 같이 서 계셔서, 입장이 매우 불원활했습니다. 20분 즘 되니까, 어른 한 분이 학부모님들께 좀 비켜달라고 크게 얘기하시더라구요.. 

입장이 7시부터 7시 반까지였는데, 사람이 많아서 한 50분까지 입장시간을 늘린 거 같았습니다.

입장이 끝날 때까지 계속 지정 좌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초조하게 숨을 쉬며 아무것도 안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앉자마자 개념을 보는 친구들도 있었습니다.


지정 좌석이 학과별로 정해져 있는 거 같았습니다. 앞뒤로 같은 과였습니다.


그렇게 8시 반 즈음이 되자, 면접 번호를 안내해주시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위라고 하셨습니다.

앞자리부터 전자기기를 걷어가는 동시에, 면접순서를 안내해주셨습니다.

(정확히는, 수험번호에 따른 새로운 번호를 주시고, 그 번호를 칠판에서 찾아, 자신의 면접 번호를 알 수 있는 방식이었습니다.)

컴공은 5조까지 있었습니다. 1차 결과 발표에서, 자신이 몇 조인지는 알려주었습니다. ex)오전 2조

저는 '일단 오후조가 없으니 개별 귀가일테고, 2조면 일찍 귀가하겠네~'하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갔는데, 알고 보니 이 '조'가 면접 순서가 아니라, '어떤 교수님께 면접을 보냐'에 관한 거였더라구요..

(물론 어떤 교수님이신지 사전에 알 수는 없었습니다.)


이 사실을 앉자마자 파악한 저는 1차 ㅈ됐음을 느꼈습니다.


시험 순서를 보니까, 1,2조는 12명, 3,4,5,조는 11명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2배수 선발이니까, 29x2=58. 딱맞쥬?

아마 결시자가 한명도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ㅎㄷㄷ 충원률 거의 0% 서울대 클라스)

일단 저는 2조였고, 면접 순서를 칠판을 보며 확인하는데...

띠용 2조 12번.


면접 마지막 순서였던 것이에요... 하와와..


2차 ㅈ됐음과 함께 멘탈이 터져나갔습니다.

서울대에 거는 기대가 워낙 컸었고, 포항공대 면접을 불확실하게 봤었던 터라, 16부터 21일까지 거의 매일 '면접날만 포텐 잘 터지면 된다' 조상신께 계속 기도했었습니다...

그런데 면접 순서가 하필 마지막...12번..


확인하는 그 순간 눈물이 핑 나오더니 마음이 확 놓이더라구요..

'아.. 하늘이 나를 버린건가..'


물론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기는 하지만, 그 당시에는 진짜.. 큰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 면접 순서로 인해 긴장이 확 풀리더라구요..

'어차피 오늘 운수 말아먹은 거 같은데, 맘편히 보고 걍 가자..' 마인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긴장이 풀리니까 잠이오더라구요 ㅋㅋㅋ

그래서 2시간 자고, 교과서 개념 정리한거 한 1시간 보다가,

11시 반쯤 면접 준비실로 향했던 것 같습니다...


7시 반부터 11시 반... 제가 아침을 안 먹어서 굉장히 배가 고팠습니다.

서울대 측에서는 물 한병만 제공했던 터라..

아마 많은 분들이 아침 못 먹고 가셨을 것 같네요. 초콜릿 이런거 든든히 챙겨 가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면접 순서를 가 봐야 알게 되니까요.. 혹 버리게 되더라도 아까워 하지 마세요. 


그렇게 큰 면접 준비실(문제풀이실) 앞에서 잠깐 대기한 뒤, 11시 50분인가 45분인가부터 문제 풀이를 시작했습니다.

연필이랑 아인 지우개를 제공해주고, 2장의 연습지를 주었습니다.(연두색 A4였던 기억이 나네요.)


연대와 달리 문제지를 퇴실 시 같이 들고 갈수있고, 문제지에 필기할 수 있었습니다.

45분 열심히 문제를 풀고, 이동시간, 면접실 앞의 잠깐 대기시간동안 계속 풀이를 보면서 어떻게 설명드릴까 머리속으로 정리했습니다.


문제는 너무 길어서.. 딱히 첨부하지 않겠습니다.

1번에 소문제 4개, 2번에 소문제 2개였습니다.

1번은 좌표평면, 입체도형, 구, 부피, 존재성에 관한 문제였고

2번은 합성함수, 방정식의 근에 관한 문제였습니다.


저는 45분동안 1-1,2,3을 풀고, 4번의 존재성을 증명한 뒤,(평면은 못 찾았어요)

2-1을 거의 다 해결하고, 2-2는 문제는 읽었는데, 안풀려서 그냥 놔두고 들어갔습니다.


면접은 15분이라고 하셨습니다.

들어가자마자 컴퓨터공학과 교수님 두분(집에 와서 찾아보고 알았습니다.)이 반겨주셨습니다.

연대 특기자 면접이랑 비슷하게 기다리느라 힘들었죠라고 얘기하시더라구요..

마지막 순서여서 그런지 교수님들도 많이 피곤해 보이셨습니다. 웃프더라구요


잡소리지만, 뒷번호라 교수님이 지치셔서 힌트를 더 빨리, 많이 주셨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앞번호는 앞번호만의 장점이 있으니(정신이 빠릿빠릿) 순서는 크게 신경 안 쓰셔도 될 것 같습니다.


놀랐던 점은, 칠판이 없고,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았습니다. 그리고 면접 대기실과 마찬가지로 연필이랑 아인 지우개가 있었습니다.(연필은 잘 생각해보니 스테들러였습니다)


일단 푼거 답을 다 얘기하라고 하셔서,

'음? 뭐지? 설명하면서 다 얘기해야되나?' 생각이 들었는데,

'맞으면 설명하라고 하시고 틀리면 고치라고 얘기해 주시겠지'해서

그냥 1-1,2,3 답만 말했습니다. 4번은 존재성을 보여서 해결 중이라고 했고,

2-1은 범위 두개 중에 하나만 말했습니다. 사실 면접실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범위가 하나 더 있다는 걸 깨달아서

'일단 여기는 구했고, 더 있는거 같은데 아직 구하지는 못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2-2는 그냥 아직 못 풀었습니다 라고 했어요


그러더니, 1-1,2,3은 맞았다. 4번은 두고 2-1을 해 봐라 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서 크게 놀랐던 게, 45분 동안 마지막 10분은 풀이를 마무리하고 설명을 어떻게 할지 정리했던 터라

10분을 내가 낭비한건가 하고 많이 당황했습니다.

맞은 문제는 풀이를 아예 안 물어보시더라구요..

(조심! 개인차가 있을 수 있고, 내년엔 바뀔수도 있습니다)


2-1을 종이에 그려서 푸는데, 그림을 그리는 동안 교수님이 합성함수를 그려서 풀어보라고 살짝 힌트? 를 주셨습니다

확신이 안 드네요.. 사실 저는 합성 함수로 안 풀고 걍 그림을 그려서 풀었던 터라 힌트로 느꼈는데, 교수님께서는 제가 애초에 풀 때 함성함수로 생각하고 풀었다고 인지하고 계셨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2-1은 합성함수로 금방 풀었습니다.


그렇게 2-2를 풀라고 하셨습니다. 함성함수로 풀려고 하는데, 경계값이 하도 많아서 ㅋㅋ 되게 오래 걸렸습니다. 

펜을 고쳐 잡고,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10분의 문제풀이가 될 것이다..' 마음을 먹고 풀기 시작했습니다.

안 헷갈리게 경계값 입으로 중얼거리며.. 합성함수 그래프를 완성했습니다.

그렇게 한개 범위를 구했고, 한개는 아무리 생각해도 안 나오길래 고민을 했습니다. 입으로 중얼중얼 거리며 ㅋㅋ

교수님이 좀 답답하셨는지, 연필을 들고서 그림을 그려주시더라구요

'이렇게 가면, 이렇게 겹쳐서 되지 않겠느냐..' 여기서 재빨리 힌트를 캐치해 이차방정식 근의 공식을 써서 다른 범위를 하나 구해냈습니다. 


이렇게 다 푸니까, 교수님이 1분 남짓 남았는데, 1-4 아이디어라고 얘기를 해 보라고 하시길래,

존재성을 증명했습니다. 그런데 말하는 동안 평면이 하나 보이더라구요.

근데 이걸 내가 말해도 되나, 너무 즉흥적으로 구한 값인데, 맞는 건가, 틀리면 어떻게 하나..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결국 머뭇거리다 말을 못 했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나왔습니다. 마지막에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최선을 다한 거 같아 다른 어떤 면접보다 미련이 없었습니다. 한 치의 후회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생각보다 면접 결과 확인을 할 때 담담했던 거 같습니다..(물론 환호성은 질렀습니다)



합격 원인을 몇가지 생각해 보았는데, 가장 크게 떠오르는 건..

면접 15분동안 내 역량을 최대한 보여주고 나온 것.


교수님이 주시는 힌트도 잘 받았고, 문제에 대한 열정도 보여줬으며, 교수님이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도 리액션을 엄청 열심히 했습니다. 이런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습니다.




서울대는 다른 학교에 비해 면접 비중이 50%로 높기에, 면접을 잘 준비하는 게 중요한 거 같습니다.

문제를 45분 내에 해결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교수님이 힌트를 잘 주시기 때문에, 그 힌트를 생각하여 문제 풀이를 연습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문제를 올인해서 풀고, 1문제에 대해서는 가볍게 생각해본 뒤 힌트를 받아서 푸는 형태로 시간 배분을 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결국 이번 글도 제 문제풀이 후기가 되어버린 것만 같은 느낌이 드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년 후배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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