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하지 못한 삼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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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늘 보아가며 배워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해가며 마침내 자신의 꿈을 이루는 감동적인 미담들
우리는 늘 생각하며 배워왔다
학벌이 얼마나 중요하고, 앞으로의 삶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언들
우리는 늘 느껴가며 배워왔다
실패했다는 것이 어떤 의미이고, 사회에서 어떤 말을 들을 수 있는가, 비난들
부모님께서 격려하기 위해 하신 말씀이시든
앞선 선배들께서 들려주신 인생 이야기이든
친구들이 그냥 큰 의미없이 내뱉은 생각이든
우리는 그러한 말씀, 이야기, 생각에 대해
크게 반발하지 않았고 동조하거나 받아들였다.
그야 그렇다
하면 할 수있다!
꿈을 꾸면, 그 꿈이 나를 만들어 간다.
절대, 절대, 절대, 절대 포기하지말라.
당장 올해의 플래너를 열면,
이런 감동적인 글귀가 적혀있는 것이 수험생이니까
우리는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미래를 위해 2년을 기꺼이 버릴 수 있다!
하며 걸어왔었고
대학을 이미 간 친구들을 보면서는
난 더 좋은 곳을 가서 놀라게 해주겠어!
모의고사들의 점수가 오를 때는
거봐! 내가 옳았잖아!
사흘에 한 번, 새벽공부 도중에는
차라리 일년 전에 내가 이렇게 공부했다면...
하며 걸어왔었다
이렇게 계속 묵묵히 걸어가는 도중
괜히 속이 시큰거리고 울적할 때, 어쩌면 기쁠 때
늘 드는 생각들, 결국 한 문장으로 말해보자면
작년의 나는 틀렸었고, 올해의 나는 옳다.
때문에 내 자신이 3수하면서의 가장 큰 적이자 분노의 대상은
‘작년의 나‘이었으며,
작년에는 노력을 하지 않았구나...
만약 작년에 이랬다면...
작년에 나는....
이렇듯 나를 비난하며, 나를 치켜세우고
나의 실패를 당연시 여기며, 나의 성공을 당연히 여기기 시작했다
나는 지금 두렵다
만약 내가 설마 다시 결국 1년을
나 자신을 위해서든,
미래를 위해서든,
꿈을 위해서든,
투자하든,
도전하게 된다면
나는 올해에 마주했던
미담, 조언, 비난
말씀, 이야기, 생각
들을 다시 듣게 될 것이고
내가 작년의 나를 미워했듯이
가장 사랑스러웠던 올해의 나를
코피도 흘리며
눈물도 흘리고
약간씩 베었던
가장 자랑스러웠던 나를
내년의 내가 비난하고 혐오할 것이다
2번 해봐서 안다
노력을 했었으면 했었을수록
나에대한 더욱 비난의 강도는 강해지고
최선의 기대치는 높아지며
주변사람들의 나에대한 조소는 더 심해질 것이라는 것을
누군가 분명 내게 전해준적이 없는데도
마음 속에 어째서인지 남아있는 생각
포기는 실패자의 전유물이다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하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결국 나의 잘못이다
누군가
긴 인생에 있어 대학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해주더라도
열심히 도전해왔던 과정을 칭찬해주더라도
정말 좋은 의미로 위로해고자 하더라도
내가 보며, 생각하며, 느껴가며 배워온 것이 너무 많다
나에게서 결정화된 새로운 가치관들이 이를 절대 받아들이지를 않는다
오히려
그 누군가가 말은 이렇게 하더라도
속으로는 얼마나 울고있을지, 무덤덤할지, 웃고있을지
계속 상상이 된다
계속 나를 갉아먹는다
실패한 자를 비웃을 생각은 없었다
능력 탓이라 그를 비난 할 생각도 없었다
인생에는 더 나은 가치관이 있다고 상상해왔다
다만 그 대상이 내가 되었을 때
나는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형언할 수 없는 모순과 절망감이 나를 덮쳐온다
옛 감정들을 토로하기에는, 우리는 너무나도 많이 걸어와버렸다
내 주변 사람들이 슬퍼하지 않았으면 해서
울 수도 없다
내 주변 사람들이 비웃지 않았으면 해서
웃을 수도 없다
동정받기도 싫고
조롱받기도 싫은
이기적인 나 자신일 뿐이다
미운 것은 주변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이니까
당신이 내년을 고민하는 수험생이고, 내 주변 사람이라면,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은 없다
해주고 싶은 조언도 없다
아니 해줄 수가 없다
만약 당신이 N+1수를 결심하는 중이라면
나는 당신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내가 잘 알기 때문이다
내 이야기였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는
당신의 앞길만은 밝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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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ㅋㅋㅋㅋ뜬금 팩폭
ㅋㅋㅋㅋ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개웃기네
오수를 하면 오리^0^가 된다
ㅈㄹ마라
팡팡 울었다
합격길만 걸어요^^
저도 실패한 삼수생인데 너무 공감되네요
이제 전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아...
사수생 엄마입니다
글보구 무슨 슬픈 드라마 본것처럼 눈기에 눈물이 고이네요
울아이가 작년에 한말이랑 자기 자신이 넘 싫타고 얼마나 그말듣고 힘들었는지
고생했어요 위로하고 싶은데
이글보고 있는 N수생들 혹 원하는 점수는 혹 못얻어더라 당신은 그어떤 20대초반을 잘견디어서 지금은 자기자신이 싫구 밉겠지만
훗날 이 아줌마 나이됨 내가 후회업이 했구 자랑스러워 집니다 수능보느라 고생했어요
와ㅠㅜㅜ진짜 공감돼서 눈물나네요ㅠ
나를 갉아먹는다는 그 말 정말 와닿아요
나아가면 나아갈 수록 갉아먹는 모순적인 상황,,
나도 삼수하고 글 하나 길게썼는데 역시삼수는 사람 성찰을깊게하게만든다
응 삼수실패했어
재수를 마음속으로 다짐했습니다. 지난 1년간 아니 3년간의 노력이 실패가 되어 결과로 돌아오니 제 자신에게 너무나 큰 상심과 좌절감이 저를 깍아내리더군요. 지금 이시기에 하고 싶은 거 해보고 싶었던 것들 자유롭게 즐기라는데, 마음이 불편하고 먹먹합니다. 아버지께서 어머니가 제 수능성적 때문에 밤에 속이 쓰리셔서 잠을 못주무신다고 합니다. 정말 불효자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힘든내색 보이면 부모님이 더 상심이 깊으실까봐 그냥 바보같이 웃음으로 괜찮은척만 했습니다. 주변에서 어떤위로도 저에게 도움이 되질 않더군요. 글 내용이 공감되어 어디 토로할 때가 없어 그저 적습니다.
눈물나노..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