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비히 [783567] · MS 2017 (수정됨) · 쪽지

2019-11-16 01: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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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분컷 100 국어칼럼 - 국어방법론에 대한 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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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드비히 국어칼럼 - 65분컷 100 국어칼럼


국어공부. 솔직히 말도 많고 논란도 굉장히 많습니다


저는 고3에 들어와 김동욱으로 공부 방향을 서서히 잡아나가다, 4월에 들어가 단순히 그읽그풀만으로는 문제의 패턴과 형태를 익히는데에 부족함이 있다 느껴 김승리 커리를 타기 시작해, 당해년도 19학년도 수능을 89점(백분위 98, 표점 138)로 마무리 했습니다


이는 당시 9월에 100점을 맞고 사설에서도 굉장히 높은 점수를 맞아오던 저에게는 굉장히 불만족스런 결과였고, 논리학에 대한 어설픈 지식이 있었던 제게는 42번은 명백한 오류처럼 보여 점수를 납득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오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문제로서는 하자가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재수를 하게되면서 고정 백분위 98에 머물렀던 국어 성적을 올릴 올바른 공부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수능이 끝나 저와 같이 오르지 않는 국어 성적으로 고통받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먼저 제가 국어 공부에 대해 체크해본 팩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a. 기출 없이 사설만으로도 매우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실제 제 친구는 리트하고 상상만 풀고 19수능 94점을 받아왔습니다


이 친구의 어록 중에 어차피 기출은 한 번 나왔던 거니 다시 안나오는데 왜 공부하냐 가 기억에 남네요)



 b. 기출만으로도 매우 높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c. 국어 공부를 아예 하지 않고도 높은 성적을 거두는 아이가 있다.


 d. 국어 성적은 공부에 의해 극단적으로 빨리 성적이 오르기도, 3~4년을 때려박아도 안오르기도 한다.


 e. 성적 변동이 모의고사에 따라 급변하기도 한다.


이런 팩트들을 체크하면, 이런 결론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A+B. 컨텐츠는 사설이든, 기출이든 도움이 된다. 


C. 국어 실력은 누적된 지식에 의한 결과물이 아니라 마치 근육과 같이 타고날 수 있는 것이다.


D. 국어 공부는 공부량보다 중요한 무언가가 존재한다.


E. 모의고사의 형태에 성적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 결국 평가원이 일정한 출제 경향을 유지한다는 가정하에, 모의고사의 흐름과 패턴을 익히기 위한 기출 공부의 중요성은 충분히 그 가치가 입증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결론을 검토함으로써 국어 공부방향에 대한 유의미한 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선, 국어 공부가 단순히 공부량에 의해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면 중요한 무언가는 대체 뭔가...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이를 독해력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또다른 의문이 생깁니다. 독해력이란 무엇인가? 읽고 이해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해란 무엇인가? 무엇을 안다는 것에 대한 필요충분적인 온전한 정의가 있을 수 있는가? 지식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양합니다. 막연히 글을 이해하는 것이 독해력이라 하고, 치열하게 독해하라고 하는 선생들, 그리고 기출 공부가 답이라고 애들을 끝없는 회독 속으로만 몰아넣는 사람들... 등등


그러나 분명 내적 논리나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고 해서 단순히 치열하게 독해하라고 말하는 선생들이 근거없는 주장을 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중력의 근원이 무엇인지 명확히 모른다고 해서 중력을 이용하여 다양한 현상을 설명하고, 또 이를 응용하는 과정이 무의미하고 말도 안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확실히 그 명확한 근거를 알고 길을 제시함과 숱한 실제 사례들과 반례의 존재 등으로 온전치 못한 귀납적 결론으로 답을 제시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독해력이 뭔지 말하지 않으면서 독해력을 늘려라! 혹은 단순히 읽고 이해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지 않으며 독해력을 늘리라고 하는건 말이 안된다는 거죠.


아무튼 얘기가 잠깐 샜지만 돌아와서, 저는 독해력의 대강 엄밀한 정의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읽는 과정은 정보를 머리속으로 넣는 과정, 이해하는 과정은 그 정보를 머릿속에서 특정한 논리 관계를 바탕으로 기억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원준T가 우리는 정보처리기계라고 말하고 정보처리를 중시하듯, 저는 독해력이란 결국엔 특정한 정보를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지에 관한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존 공부법들은 무의미하지 않습니다.


기출을 반복함으로써 기존의 많은 정보들을 받아들이는 훈련을 할 수 있고, 치열하게 하나하나 이해하면서 나아가다 보면 생각의 근육이 단단해질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구조적으로 독해를 하다보면 뇌의 기하학적, 시각적 추상화 능력을 이용한 효율적인 독해가 가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이 각각의 방법에 약간씩의 흠결이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ㄱ. 단순한 기출 반복은 결국 반복된 정보의 학습만으로 이루어져 어느 순간부터 정보 처리 훈련이 아니라 기억 연상 훈련이나 틀린그림 찾기나 하게될 확률이 높습니다. 우리의 뇌와 무의식은 생각보다 더 기억력이 뛰어납니다.


ㄴ. 치열하게 이해한다고 해서 그것이 필연적으로 사고력의 강화로 이어진다고 담보할 수 없으며, 설령 이어지더라도 현재 수능 시험은 복잡한 정보의 이해보단 적당한 수준의 정보의 빠른 처리를 더 요구하고 있기에 적합하다고 볼 수만은 없습니다.


ㄷ. 구조 독해는 비트겐슈타인의 논리와 명제들은 결국 기하학적 관계로 나타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말과 같이 특정한 관계를 도식화하고 시각화하는 과정에서 효율적인 정보 처리를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 독해는 매우 높은 인지적 자원과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에 수능 현장에서 온전히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저는 이들을 절충하여 올바른 1년 커리는


기출을 통한 유형 학습 / 기초 정보 처리 (3회독 권장) -> 리트 학습 (2회독 권장) -> 봉바상한 모두 풀며 자신의 일관된 방법에 근거한 정보처리에 집중하여 1일최소1실모 실행 -> 수능 1~2 주 전 기출로 회귀


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필요한 글을 읽는 태도는 기존 기출의 서술방식에 근거한 독해방식 (EX - 은는만도 주의, 한정사 주의, 필요조건, 충분조건 체크 등등)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조 독해는 독해 연습이나 사후 분석용으로 매우 좋고요.


저의 경우에는 혼자 설정놀음 하기를 좋아해서 12원칙을 세워서 매번 지문을 체크해나갔습니다.


그리고, 정보를 처리함에 있어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선 정보를 먼저 집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정보를 머리에 남기며 처리하는 능력과, 정보를 머리 속으로 들어오게 하는, 즉 정보 처리의 선반 위에 올려주는 힘은 별개라는 것입니다.


간단히 말해, 정보의 온전한 처리를 위해서 저는 안긴문장의 엄밀한 독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송영준T의 칼럼들에 큰 영향을 받았었는데 저는 기출이나 실모등 모든 문제를 물때 화작까지도 모두 안긴문장을 엄밀하게 분석했고, 이러한 안긴문장의 숨겨진 역할과 순간적인 처리를 혼자서 연습했습니다


봉바상한이나 기출을 풀며 안긴문장이 예술적으로 담겨 있어나 표현된 문장은 수집해서 제 노트에 적어놓고 가끔 읽으며 연습하기도 했고요. 제가 푼 실모 수만 120개가 넘어가네요. 다 따져보면 150개 넘을수도


말이 굉장히 주저리 주저리 길었지만 3줄 요약을 해드리자면...


1. 일관된 원칙으로 글을 분석하되, 그 기준과 유형학습은 반드시 기출이 원천이 되야된다.

2. 정보처리는 마치 근육과 같아서 많이 해볼수록 유리하다. 기출, 리트, 봉바상한, 가리지마라.

3. 안긴문장을 엄밀하게 분석해서 정보를 온전히 받아들이기위한 예행연습을 철저히 해둬라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다리는 때로는 걷어찰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위와 같은 방법으로 언어 능력을 충분히 향상시키고 났을 때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 떠나는게 어떤가 싶습니다.


뭔가 어그로성 글이지만, 그래도 저는 나름 이 방법으로 지난 6개월간 국어 독학으로 고정백분위98에서 올해 65분컷 100점으로 올렸으니 근거가 없지는 않다고 생각돼요...

 

밤에 정신이 혼미한 상태서 써서 문장오류가 꽤 있을 듯한데 덧글 달아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좋아요 20개 넘게 박히면 더 써볼게요 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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